꽃,정원이야기/가을

송정섭 2013. 9. 1. 11:45

9월 첫날, 덥지 않아 오랜만에 카메라 들고 정원을 둘러봅니다.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는 꽃들은 여전히 피고지고를 반복합니다.

배롱나무, 옥잠화, 범부채, 부채붓꽃, 뻐꾹나리, 꽃범의꼬리, 골무꽃, 분꽃, 세이지, 독말풀, 백일홍, 천일홍, 칸나, 벌개미취, 맨드라미, 무늬수국, 채송화, 봉선화, 붉은인동...

계절 전쟁으로 보면 아직은 여름꽃 부대들이 더 우세합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열매들은 점차 색이 진해져 갑니다.

감, 꽈리, 좀작살나무, 노린재나무, 생강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쪽동백나무, 당매자나무, 피라칸사, 천남성...

아침 저녁 일교차가 커지며 곧 우리 세상이 올거리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자연의 향기는 우리가 책임진다는 듯 가을꽃들도 하나 둘 꽃눈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둥근잎꿩의비름, 구절초, 감국, 층꽃나무, 개똥쑥도 거들 기세입니다. 

진한 국화향들이 여기저기... 그새 10월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늘 푸른 상록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소나무, 사철, 구상, 주목, 반솔, 맥문동, 수호초, 측백...

꽃이 안피는 것들이 많아 꽃이야기에서 종종 소외되어 늘 미안한 친구들입니다.

그래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 가족에게 위안을 줍니다.

 

꽃이 백일간 핀다는 배롱나무가 입구에서 한 품 합니다.

 

범부채가 사랑릉 나누더니 훨씬 아름다운 피부색을 가진 2세를 낳았습니다(강현근샘 작품). 

 

꽃범의꼬리(핏소스테키아), 어린이가 입 크게 벌리고 우는 모습도 그려집니다.^^  

 

백일홍이 쓰러진줄 알았더니 끝에서 꽃을 잘 피웁니다. 유연한 허리, 놀랍습니다.   

 

맨드라미랑 공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이죠?^^ 

 

옥잠화, 옥비녀 같은 꽃봉오리가 열리면 강한 향을 발산합니다. 그것도 주로 밤에...ㅎ 

 

붉은인동, 옥잠화에 뒤질세라 고혹적인 향으로 유인합니다. 참 부지런한 꽃입니다.  

 

배롱나무꽃, 꽃잎들을 보면 캉캉춤 추는 현란한 무희들의 치마자락 같습니다.  

 

피라칸사 열매인데 깜놀!, 위장술이 기막힙니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이 경이롭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게 많습니다. 귀농을 하면 도시의 자신의 모든 걸 비우고 그 마을에 적응해야 하는 이치랑 같습니다.  

 

골무꽃도 봄부터 참 오랫동안 핍니다. 지난 5월하순 몽골의 초원에서도 만났으니 생존범위가 굉장히 넓은 것 같습니다.

 

둥근잎꿩의비름, 지금부터 11월까지 현관앞에서 기쁨을 줄 것입니다. 연분홍에서 붉은 색, 커피색으로 화장도 해가며... 

 

좀작살나무, 제법 보라색이 들었죠? 주차장 주변 생울타리로 심었더니 출퇴근 때마다 웃습니다. 

 

 분꽃, 들여다 볼수록 속과 꽃잎이 곱습니다. 몇포기 심었는데 금방 식구들을 늘립니다.

 

꽈리, 이 아가씨가 진한 감색으로 변하면 가을은 한없이 깊어진 것입니다. 

 

무늬수국, 꽃보다 잎이 정원 한자리를 차지하고 묵묵히 아름다움을 주고 있습니다.  

 

노린재나무, 전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수형을 잘 잡는데 열매색도 근사합니다.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꼴뚜기소리까지 들었는데 요새도 꽃을 막 펴 댑니다. ^^

 

셀비아, 쭉 뽑아 빨면 꿀이 쏙! 입안으로... 사실 곤충들이 먹어야 하는데...ㅎ

 

족두리꽃(클레오메), 꽃이 줄기보다 크고 무거워 '가분수' 라는 꽃말이... 머리에 들은 게 많나 봅니다.  

 

더덕꽃, 식사를 마친 개미가 만족한 표정으로... 그래도 허리는 잘록~^^ 

 

만지지 않아도 향기가 진동하는 개똥쑥도 슬슬 열매를, 요즘 항암효과가 크다며 인기 급상승~ ^^

 

큰애의 허브밭에서 빨간 얼굴로 주시하는 세이지, 커플이 참 보기 좋습니다.  

 

얼마나 오래가면 천일홍이라고... 

 

이질풀도 본격적으로 펴 대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꼬투리가 왕실 촛대를 닮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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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백여 야생화 친구들과 대화하는 휴일 아침이 참 좋습니다.

우리에게 사계절이 있다는 것, 꽃과 야생화를 다루다 보니 너무 좋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제 가을 시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내내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면 알토란 같은 결과물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풍요, 정서, 편안함, 즐거움, 감성, 웃음, 독서... 를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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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글 모두 다 정겹고 포근합니다. ^^ 참 좋아요.
잘 보고 갑니다 . *^^*
부지런한 민영씨가 그새 다녀갔네요.^^

 
 
 

꽃,정원이야기/가을

송정섭 2012. 11. 10. 21:40

금욜 정읍에서 일을 보고 하루 더 묵어 토욜 아침 내장산을 향했다.

예보에 비소식이 있어 좀 걱정했는데 날씨가 너무 쾌청하다. 

친구랑 서래매표소에서 불출봉으로 오르고 원적암, 대웅전, 일주문을 지나 다시 저수지까지...

차 세워둔 곳까지 오느라 아스팔트도 좀 걷고 한 네시간 남짓 걸은 것 같다.

 

내장산은 원래 안으로 들어갈수록 단풍들이 고왔는데,

세월이 흐르며 다른 나무들의 위세에 눌려선지 드문드문 보이고 산속에서는 군락을 찾기 어렵다.

매표소 지나 입구부터 우화정까지, 전망대 오르는 광장,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숲길이나 광장...

그러니까 옛날에 조성해 둔 큰 나무들과 최근 심은 것들이 내장단풍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자연과 하나되고 싶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옷색도 단풍색들이다.

단풍잎 앞에서 옆에서 사이에서 속에서 사진들 찍느라 정겨운 모습이다.

서로 찍고 찍히는 커플도 예쁘고, 카우보이 복장을 한 멋쟁이 중년커플로 잘 어울린다.

한 스님은 어딜 다녀오시는지 바삐 오시다 딱 카메라에 걸렸다. 

 

올해 팔순인 어머님, 좋아하시는 풍천장어로 살짝 효도도 하고 배 꺼쳐야 하니 좀 걷자고 하니 좋아하신다.

작은 아들과 같이 다니면 참 좋아하시는데, 머가 그리 바쁘다고 한달에 한번도 못가니 그저 죄스럽기만...

5학년7반인데도 엄니께는 어린 아들로만 보이시는지 밥 한그릇 다 비우라고 자꾸 채근하신다.

그래서 나중에 소화제 먹더라도 밥은 고봉으로 한그릇, 반찬도 국도 많이 먹어야 한다.^^

    

단풍들이 절정은 지났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노랑, 빨간색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당단풍, 신나무, 고로쇠단풍, 애기단풍... 등 단풍나무도 종류가 많기도 하지만

고목들은 이미 잎파리를 떨궜고 어린 나무들은 아직도 한창 잎들을 달고 있다.

맞다, 나무들도 젊은 게 잎들도 더 반듯하고 싱싱하고 좋은 것 같다. 

 

정상에 올라서 보면 모든 게 내려다 보인다.

옆에서 보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전체 모습들을 그룹별로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저수지도 예쁘고 서래봉 밑의 솔티마을도 포근해 보인다.

주차장에는 단풍행렬 차량들이 질서정연하게 쉬고 있다.  

예전 같으면 모든 주차장이 꽉꽉 차서 저수지 아래서부터 걸어 올라가곤 했는데...  

 

내장산은 단풍도 유명하지만 비자림과 굴거리나무도 유명하다.

둘 다 상록으로 내장에서 문제없이 월동하는 자랑스런 나무들이다.

노산 이은상 선생님의 '내장산시'라는 싯귀가 떠오른다.^^

'... 불타는 가을단풍 자랑 말아라, 신선봉 등너머로 눈 퍼붓는날, 비자림 푸른 숲이 더 좋더구나...'

내장산, 노령의 중심줄기, 정읍 사람들의 혼과 기가 서린 산이다. 

 

지난 3개의 태풍으로 거의 박살나버린 편백나무 숲이 아직도 손도 못대고 있어 가슴아프다.

산행길 여기저기 큰나무들의 태풍 상처가 여전히 깊게 남아있기도...

정말 자연의 힘앞엔 사람들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자연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조화롭게 사는 게 최고의 삶일텐데....

좀 늦은 가을 산행이었지만 하루종일 행복했다.^^

 

올 단풍은 넉넉한 가을비 덕분에 쭈그러지지 않고 쭉쭉 펴져 있어서 어느 해보다 얼짱이다.

 

올 팔순인 어머님, 맛난 것도 잘 드시고... 약간 안들리는 걸 빼면 건강하신 편이다. 엄니 멋져!

 

내장저수지 둘레길인데... 불출봉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단풍은 역시 역으로 봐 주어야 끝선까지 선명하게 들어낸다. 

 

내장저수지 안쪽에 매운탕집, 꽤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불출봉에서 바라본 내장저수지, 자연의 선, 모양들이 인위적인 것들과 어우러져 조화롭다.   

 

은퇴하면 살고싶은 솔티마을, 서래봉 아래 마을, 최근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정읍사람들의 휴식처, 전봉준 장군 기념탑도 있고 작은 수목원, 꽃무릇 대군락도 있다.

 

단풍객들의 주차장, 피크가 지나서인지 한산한 편이다. 

 

내장사는 8개?의 봉이 감싸고 있다. 저기 망해봉, 연자봉, 까치봉, 신선봉...  

 

 가을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 행복해 보인다.

 

 

 

 

대웅전 바깥마당도 온통 붉다. 

 

매표소 지나 진입로 단풍들이 제대로 자릴 지키고 있다.

 

생존을 위한 극단의 선택, 볼라벤에 대응하여 중간을 과감히 잘라 뿌리를 살리는 놀라운 결단력!   

 

대웅전이 화재로 소실, 다시 원형으로 복원을 꿈꾸는 불심들, 희망들... 

 

감나무도 단풍잎 못지않게 붉게 물들어 있다. 화려하지만 결코 튀지않는 자연의 색~

 

햇볕과 공간을 찾아 마음데로 느러진 가지들... 사람도 자연이다.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피크 때라면 아마 가장 아름다운 코스가 아닐까 싶다.

 

 자연색을 잘 차려입은 꼬마아가씨, 너무 잘 어울린다며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그새 다녀오고, 이제 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카우보이 복장?인지 아주 근사한 중년의 커플... 총까지 차야 하는데...

 

피크가 지나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역시 가을은 단풍의 계절인가 보다. 

 

꽃속에 사랑하는 사람을 넣어 찰칵! 

 

이쁘다. 나도 한번 찍어 줘~ㅎㅎ, 행복한 커플이다. 

 

다린 좀 아프지만 눈은 호강하고 마음도 편안하고 심호흡도 많이 하고, 충분히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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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정원이야기/가을

송정섭 2012. 11. 4. 17:56

가을 끝자락 같은 일욜 오전,

각시가 사무실 안나가면 용주사나 한번 가보란다.

오늘 단풍이 피크일 것이라며...

 

애들 4-5세때 가을단풍잎이 너무 아름답던 기억도 있고 카메라 챙겨 용주사를 향했다. 

엊그제 바람이 불어선지 은행잎들은 많이 떨어져 버렸다.

느티나무도 한 두 나무만 잎들이 남아있고

빨간 단풍나무 잎은 아직 붙어있는 것들이 있다.

 

용주사, 효심 많은 정조대왕이 불쌍한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만든 절,

여기서 매년 봄이면 융건릉까지 행차하는 정조대왕의 효행 실천행사도 성대히 치른다.

스님들이 모여 진리를 탐구하기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가득한 곳으로 사람들에게 효를 가르치는 도량이다.

 

대웅전이 있는 경내에는 나무들이 많지 않지만 그런데로 잎들이 색을 자랑한다.

바닥엔 낙엽들이 그대로 쌓여 있어도 좋을 듯 한데 부지런한 스님들이 깨끗이 비질을 했다.

 

오늘 법회가 있는 날인지 나처럼 단풍 보러온 사람보다는 불공드리러 온 신도들이 훨씬 더 많다.

경내 법회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 사진 찍느라 왔다갔다 하기가 쑥스러울 정도다.

불심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몇군데 가을 단풍나무들을 잡아 보았다.

 

10시 법회시작 직전, 한 스님이 바삐 대웅전 앞을 지나신다.

 

이미 대웅전 안에 신도들이 가득하고 멀리 경내로 들어오는 천보루에도 신도들이 합장하고 있다.

 

가장 잘 생긴 단풍나무가 오늘 신도들의 불심을 더 깊게 해 주는 듯... 

 

대웅전 밖에 느티나무가 황금색을 띠며 오는 신도나 우리 같은 초짜불심들을 맞는다.  

 

이 마저 없었으면 경내가 너무 황량했을 뻔... 

 

 은행나무 잎들도 거의 반은 떨어졌다.

 

자유롭게 떨어지는 잎파리들도 가을의 한 모습이다.

  

검은 기와와 노란색 잎파리가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뒷켠에 가자, 소나무들도 한창 잎갈이를 하고 있다. 

 

 노란 잎들은 스님들 거처하는 작은 기와담에도 쌓이고 고추장 단지위에도 쌓였다.

 

햇볕을 많이 못받아서인지 이제 하엽부터 단풍이 들고 있다. 수형이 좋다. 

 

관음전?, 학생들 수업도 하는 건물인데, 뒤에 2-300년은 되었을법한 은행나무랑 잘 어울린다. 

 

경내에 나무가 몇 그루 안되지만 낙엽수든 상록수든 가을을 제대로 타고 있다.   

 

대웅전 오르다보면 왼편에 큼지막한 범종각이...

 

안쪽 약수터? 지붕을 지탱하는 돌기둥이 이체롭다. 천만년은 끄덕없을 듯... 

 

뒷켠엔 가우라가 아직도 꽃을 활짝 피우며 부처님 미소로 관음전을 바라보고 있다.  

 

탬플스테이에 온 건지, 교육에 참석하러 왔는지 머뭇거리는 착한 학생 하나^^

학생은 머뭇거리고, 스님은 괜찮다고 빨리 오라 하시고, 아빠는 앞장서시고..., 정겨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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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의 단풍도 도시에서는
보지못하는 조용하고 회사한
느낌의 단풍이 참으로 곱습니다~~
며칠 빨랐으면 단풍이 훨씬 고왔을텐데, 조금 아쉽긴 하네요. 그래도 더 늦지 않았으니 저만큼이라도 보여준거겠지요.
기분이 좋아서~~~모든사물은 내 기분에 따라 다~~다르게 보이니..용주사 계셨던 정락스님의법문...기분이 좋아서~~이 기분만 잘 컨트롤 할수 있으면 만사 오 케이~참 그립습니다..가을이 내려 앉은 용주사...정겹습니다.
영남님도 용주사를 잘 아시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