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정원이야기/가을

송정섭 2012. 11. 4. 17:56

가을 끝자락 같은 일욜 오전,

각시가 사무실 안나가면 용주사나 한번 가보란다.

오늘 단풍이 피크일 것이라며...

 

애들 4-5세때 가을단풍잎이 너무 아름답던 기억도 있고 카메라 챙겨 용주사를 향했다. 

엊그제 바람이 불어선지 은행잎들은 많이 떨어져 버렸다.

느티나무도 한 두 나무만 잎들이 남아있고

빨간 단풍나무 잎은 아직 붙어있는 것들이 있다.

 

용주사, 효심 많은 정조대왕이 불쌍한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만든 절,

여기서 매년 봄이면 융건릉까지 행차하는 정조대왕의 효행 실천행사도 성대히 치른다.

스님들이 모여 진리를 탐구하기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가득한 곳으로 사람들에게 효를 가르치는 도량이다.

 

대웅전이 있는 경내에는 나무들이 많지 않지만 그런데로 잎들이 색을 자랑한다.

바닥엔 낙엽들이 그대로 쌓여 있어도 좋을 듯 한데 부지런한 스님들이 깨끗이 비질을 했다.

 

오늘 법회가 있는 날인지 나처럼 단풍 보러온 사람보다는 불공드리러 온 신도들이 훨씬 더 많다.

경내 법회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 사진 찍느라 왔다갔다 하기가 쑥스러울 정도다.

불심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몇군데 가을 단풍나무들을 잡아 보았다.

 

10시 법회시작 직전, 한 스님이 바삐 대웅전 앞을 지나신다.

 

이미 대웅전 안에 신도들이 가득하고 멀리 경내로 들어오는 천보루에도 신도들이 합장하고 있다.

 

가장 잘 생긴 단풍나무가 오늘 신도들의 불심을 더 깊게 해 주는 듯... 

 

대웅전 밖에 느티나무가 황금색을 띠며 오는 신도나 우리 같은 초짜불심들을 맞는다.  

 

이 마저 없었으면 경내가 너무 황량했을 뻔... 

 

 은행나무 잎들도 거의 반은 떨어졌다.

 

자유롭게 떨어지는 잎파리들도 가을의 한 모습이다.

  

검은 기와와 노란색 잎파리가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뒷켠에 가자, 소나무들도 한창 잎갈이를 하고 있다. 

 

 노란 잎들은 스님들 거처하는 작은 기와담에도 쌓이고 고추장 단지위에도 쌓였다.

 

햇볕을 많이 못받아서인지 이제 하엽부터 단풍이 들고 있다. 수형이 좋다. 

 

관음전?, 학생들 수업도 하는 건물인데, 뒤에 2-300년은 되었을법한 은행나무랑 잘 어울린다. 

 

경내에 나무가 몇 그루 안되지만 낙엽수든 상록수든 가을을 제대로 타고 있다.   

 

대웅전 오르다보면 왼편에 큼지막한 범종각이...

 

안쪽 약수터? 지붕을 지탱하는 돌기둥이 이체롭다. 천만년은 끄덕없을 듯... 

 

뒷켠엔 가우라가 아직도 꽃을 활짝 피우며 부처님 미소로 관음전을 바라보고 있다.  

 

탬플스테이에 온 건지, 교육에 참석하러 왔는지 머뭇거리는 착한 학생 하나^^

학생은 머뭇거리고, 스님은 괜찮다고 빨리 오라 하시고, 아빠는 앞장서시고..., 정겨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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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의 단풍도 도시에서는
보지못하는 조용하고 회사한
느낌의 단풍이 참으로 곱습니다~~
며칠 빨랐으면 단풍이 훨씬 고왔을텐데, 조금 아쉽긴 하네요. 그래도 더 늦지 않았으니 저만큼이라도 보여준거겠지요.
기분이 좋아서~~~모든사물은 내 기분에 따라 다~~다르게 보이니..용주사 계셨던 정락스님의법문...기분이 좋아서~~이 기분만 잘 컨트롤 할수 있으면 만사 오 케이~참 그립습니다..가을이 내려 앉은 용주사...정겹습니다.
영남님도 용주사를 잘 아시나 봅니다.

 
 
 

꽃,정원이야기/겨울

송정섭 2011. 1. 23. 15:33

불암산 소나무나 경쟁력이나 조금씩 조금씩 커간다.

 

불암산, 불심가득한 바위들이 많은 산인가 보다.

지난 토욜 친구들과 4시간정도 산행하는 동안 모양잡힌 소나무들을 곳곳에서 만났다.

불암산은 전에 삼육대 강의 다니며 한번씩 오르던 곳이라 낯설진 않다.

 

소나무, 다른 계절도 아름답지만 특히 겨울에 아름답다.

겨울동안 중부 이북 산에서 볼 수 있는 상록수는 소나무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추운 겨울, 수락산도 불암산도 저 소나무들이 없다면 생명력이 한층 꺾여 보일 것이다.

 

소나무에게도 겨울은 내공을 쌓아가는 시기다.

혹독한 추위를 극도의 인내로 그저 묵묵히 견뎌내야 한다.

겨울동안 낙엽수들은 잎과 줄기는 쉬며 뿌리만 잘 살아내면 되지만

소나무는 뿌리는 물론 늘 푸른 잎들까지 생명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겨울은 너무 추워 그냥 좋은 흙에서 자라기도 어려울텐데...

반질반질한 바위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굳건하게 버티고 서 있다.

그래서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소나무들은 더 멋지다.

 

불암산 소나무나 경쟁력이나 조금씩 조금씩 커간다.

치밀하게 양보다는 질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소리없이 키우며 자란다.

이 자연의, 겨울 산의 주인공은 그렇게 자란다.

 

 

나라사랑하는 사명대사님의 마음이 여기저기 서려있는 불암정, 포토존이 될만한 곳이다.

 

통바위 여기저기 틈새를 비집고 들어섰지만 천년세월을 인고하며 견딜 소나무들...

 

불암산, 억만년 마들을 품어왔다는...  원래 남산이 되고싶어 금강산에서 왔다는 전설이~^^

 

불암산은 수락산과 연결되어 있다. 꽃피는 봄날 맘 먹고 한번 걸어보고 싶은 길~ 

 

북서울의 허파, 쩌어기 아래쯤 시멘트 콘크리트 숲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 가치를 알른지...

 

고난을 알기에 결코 쉽게 웃자라지 않는다. 그 삶속에서 모양이 잡혀진다.

 

사람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생존력이다. 경쟁력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요즘 어디든 둘레길 없는 곳이 없을 정도...

 

그래도 함께 무리지어 더불어 살면 역경을 견디기 쉽다.

 

어떻게 살아야 고난을 이겨내는지... 최대한 옆으로 넓게 퍼지면서 가는 뿌리들을 멀리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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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환경이 좋다고, 실험조건이 좋다고 늘 우수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삶에서 역경은 무수히 생긴다. 포기하면 끝이지만 지혜롭게 극복하면 결국 세상을 끌어간다.

경쟁력은 악조건에서 역경 속에서 고난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커진다.

 

불암산 소나무를 보며 새삼 경쟁력을 생각해본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나무를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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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오면 배울 것이 가득한 곳, 모처럼 왔더니 역시나군요.
가까이 있지만 한번도 오르지 못한 불암산을 오르시고
이렇게 많고 깊은 사연을 소개해주시니 아주 좋습니다.
안면춘풍처럼 언제나 우리들마음속엔 봄바람이 불고 있지요.
다가오는 봄을 설레는 맘으로 기다리면서 건강하시고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시면서 지내시길 빕니다.
반가운 분이 오셨네요.
그래요. 저도 꿈이 많습니다. ㅎㅎ...
나무님께서 제가 하고싶은 말을 다 하셔서 저는 그냥 좋다고만하고 말렵니다.
설 잘 보내세요...
오랫만이세요. 잘 계시죠? 저도 구정을 쇠야 한 살 더 먹는 느낌이어요. 설 연휴 가족이랑 행복한 시간 되시길...

 
 
 

꽃,정원이야기/겨울

송정섭 2010. 12. 29. 15:44

겨울에 식물이 죽는 것은 추워서가 아니다.
많은 경우 목말라 죽는다.

 

눈이 대지를 덮으면

외기의 영향을 적게하여 보온효과도 크지만

눈이 녹으면서 공급되는 물 덕분에 겨울을 거뜬이 난다.
줄기 전체가 차디찬 얼음에 감싸여 곧 동해를 받을거 같아도 끄덕없이 견디는 것도 비슷한 효과이다. 

 

오늘 밤도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한 해 내릴 눈은 그 량이 정해져 있어 어떤 식으로든 다 내려야 하나 보다.  

 

눈을 뒤집어 쓴 식물 모습을 찬찬이 살펴보는 것도 재밌다.
당매자나무의 빨간 열매는 눈설탕을 살짝 뿌린 샤베트 같고
덩치가 좀 있는 큰꿩의비름 꼬투리는 하얀 털모자를 눌러쓴 것 같다.


작년 가을 원주에서 입양해 온 만병초 잎은 눈모자 눌러쓰니 안추운지 잎을 활짝 폈고
(만병초는 추우면 잎을 완전히 뒤로 제껴 표면적을 최소화하여 추위를 견디는 영리한 나무)  
트리역할 다하는 구상나무는 눈모자를 쓰고도 과묵하게 가만이 앉아 조용히 추위를 즐기고(견디는건지?) 있다.

 

눈은 주로 밤에 온다. 사람들 놀라게 하려고... 

 

당매자나무도 이젠 탄력을 잃어가고 있다. 눈 덕분에 다시 얼짱이 되었다. 

 

남천이 은근히 멋있다.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빨간 잎들을 보여주더니 여전히 아름답다. 

 

씨앗을 다 떨궈버린 큰꿩의비름, 할머니들도 멋내기 좋아하는 것은 젊은이 못지 않다. 

 

10월에 입양해 온 만병초, 날이 추우면 입을 뒤로 오무렸다 폈다 하면서 체온을 조절한다. 

 

반송이 슬슬 폼이 나온다. 입구 좌우에 커플로 있는데 아침저녁으로 살펴보는 것도 큰 기쁨이다. 

 

구상나무 트리, 쟤는 요즘 물 만났다. 원래 추운 곳을 좋아하는 한대성이기 때문이다.  

 

징글벨인지, 그냥 벨인지 매달고 있어도 끄덕없다. 한결같은 모습이다.  

 

제 역할 다한 꽈리를 국기봉에 꽂아 두었더니 하얀 눈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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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설계해야 할 시간이다.
항상 의욕이 앞서고 막상 실행단계에서는 좀 더 철저하지 못한 걸 종종 후회하게 된다.
소심파라 할 일이 남아있으면 늘 불안하고, 얼른얼른 끝내야 속이 편하고, 주위사람들 덩덜아 바쁘게 만들고...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이젠 좀 더 느긋해지고, 서둘지 않고, 주위를 사랑하면서,
주연보다는 주연을 빛낼 줄 아는 조연으로써 역할을 더 잘하며 살아야 하는데...
새해에는 자생식물, 도시농업을 사랑하며 좀 더 여유를 갖고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해 본다 .

내년은 토끼해, 토끼를 위해 조용히 물러갈 줄 아는 호랑이에게 배울게 참 많을텐데...

 

제 부족한 꽃이야기에 올 한 해도 귀기울여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며칠 남은 연말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에도 님들의 가슴에 가슴벅찬 감동이 물밀듯이 들어오길 기원합니다.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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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진이 넘 좋습니다....정말...정말....
눈이 참 아름다워서인가 봅니다. 올핸 넘 많이 와서 힘들게 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