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정원이야기/봄

송정섭 2015. 3. 28. 18:22

아직은 봄꽃들이 본격적이진 않지만 정원에 봄기운은 이미 가득하다.

달력에 입춘이라 봄이 온게 아니라 정원에 산수유가 피어야 봄이 온거라 했다.

이제 산수유가 확 피고 있는 걸 보니 우리 마을에 진정 봄은 온 것 같다.

 

봄과 함게 내블로그 포스팅도 참 오랜만이다.

그동안 페이스북과 밴드에 밀려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맨먼저 기쁨을 줬던 복수초, 노루귀는 이제 역할을 끝냈는지 내년을 준비하고 있고,

당매자나무 열매는 지난 가을부터 빨간색을 잃지 않고 여전히 한쪽에서 정원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은 산수유가 주인공 같다. 금년 211세되신 고목인데 여전히 꽃들을 무수히 펴대는 걸 보면 우리 사람들은 게임이 안된다. 이래저래 우린 나무로부터 배워야 할 게 참 많다. 며칠 먼저 피던 생강나무는 그새 탄력을 잃어가는 듯 힘이 없어 보인다.

 

소녀처럼 한창 피어나는 봄 새아씨들은 몇 안된다.

영춘화, 개별꽃, 점나도나물, 제비꽃, 개암나무, 길마가지나무 정도...

이제 첫 꽃을 피기 시작한 깽깽이풀, 히어리, 프리뮬라는 한동안 기쁨을 줄 것 같다.

 

목련, 홍매화, 진달래, 앵두나무, 이스라지, 조팝나무, 돌단풍은 여전히 언제 필 건지 가늠만 하고 있다. 그래도 라일락이나 찔레, 작약, 백당나무, 미치광이풀 보다는 훨씬 노골적으로 꽃대나 꽃눈을 드러내고 있다.

 

수선화도 그렇다. 시집 간 우리 작은 애의 예쁜 아랫배를 닮아선지 곧 터질 산고를 견디려는지 비장한 모습도 엿보인다. 쟤도 우리 지선이처럼 태몽을 꾸고 있을까, 곧 건강하게 피어 겸손한 모습으로 고개숙이며 우리에게 기쁨을 주겠지. 내리사랑의 진수를 보는 듯 하다.   

 

 

올해 211년된 산수유, 몸 여기저기서 꽃대를 내밀고 꽃을 펴대는 걸 보면 힘이 넘친다.

 

여전히 붉은 색으로 탄력을 잃지않고 정원을 지켜주는 당매자나무, 꼭 있어야 할 정원수~^^

 

봄을 환영하는 영춘화는 이제 한창 때를 지나고 있는 듯...

 

히어리, 특유의 몸짓으로 기쁨을 주고 있다. 조금 지나면 예쁜 잎들도 나오겠지...

 

언제 피었는지 오늘 보니 짠! 하고 피어 있다.

 

심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왔는지 자기도 꽃이라며 바닥에 낮은 자세로 바짝 힘을 낸다.

 

깽깽이풀 첫꽃이, 한동안 계속 들여다볼 것 같다. 꽃도 크고 예쁘며 잎도 한련화처럼 멋지니...

 

개암나무의 암꽃과 숫꽃, 여성 상위체형,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아시는지...

 

할미꽃, 씨앗이 떨어져 2년이 지나면 이렇게 꽃을 피운다. 뿌리가 직근성이라 이식을 참 싫어한다. 우리 할머니들도 이사를 싫어했는지...

 

제비꽃들도 여기저기 피어난다. 종종 잡초로 취급되기도 하지만 초화류 팬지이 조상이니 웬만큼 대접을 받아야 하는데...

 

돌단풍, 힘이 느껴진다. 원래 자생지가 물가인데도 돌틈이면 어디서든 잘 사니 참 좋은 정원용 소재다.

 

며칠만 지나면 내밀 수선화 꽃눈이 완벽한 몸을 만든 듯...

 

작약, 시작은 여리지만 초여름에 그 큰 꽃들을 펴댈 힘을 느낄 수 있다.

 

미치광이풀, 얼마나 독성이 강하면... 우리 집 식물들 함부로 손대면 클나요 다쳐요. ^^

 

미선나무, 꽃이 핀곳도 많던데 우리 집은 아직이다. 며칠 있으면 펴댈 것 같다.

 

진달래도 S라인 몸매를 드러내며 I am ready 라고 외치고 있다.

 

여름에 필 백당나무도 먼길을 힘차게 시작하고 있다.

 

앵도나무, 올해도 앵두나 무수히 달릴 것 같다. 위치가 바로 현관앞이라 꽃으로 열매로 봄부터 여름까지 우리 가족들을 기쁘게 할 듯...

 

조팝나무도 잎을 내미는 가 했더니 안에 꽃눈도 같이 머금고 있는 듯...

 

라일락 잎눈, 사랑을 하려거든 먼저 이 잎을 씹어봐야 한다. 사랑의 맛이 얼마나 쓴지...

 

어린 싹들이 나오는 찔레아래서 튜립과 시호가 하모니 이룰 준비를 하고 있다. 

 

땅속에 많은 생명체들이 가을까지 각축전을 벌일 화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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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조하지만 이 산수유가 꽃을 활짝 피워야 우리 마을에 봄이 온것이다. 자연이 계절을 만들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 손도 바빠졌다. 옆집 손사장네도 전 가족이 나와 텃밭에 거름주고 삽질하고 잡풀제거한다. 난 이 글을 쓰는동안 아내는 정원에서 묵묵히 낙엽을 제거하면서 남편이 언제 나오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 한 소리 들을 것 같다.ㅋ, 후환이 두려우니 올해 첫 포스팅은 이쯤 맺고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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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꽃,정원이야기/봄

송정섭 2014. 3. 30. 10:33

봄비가 예상보다 적었지만 새생명들에게 보약이 되었습니다.

비온 뒤라 아침 햇살이 너무 좋아 모처럼 카메라 들고 정원에 나갔습니다. 

우리 집 가장 어른인 올 210세 산수유 꽃들이 작년보다 10일이상 빠른 것 같습니다.

작년, 재작년엔 벚꽃들과 비슷하게 피더니 아무래도 지난 겨울이 너무 따뜻했고 이렇다 할 꽃샘추위도 없이 날이 따뜻해 져 버린 탓 같습니다.

 

생강나무, 스노드롭, 노루귀 등 부지런한 아가씨들은 꽃이 이미 다 지고 잎들 나오느라 분주하고,

히어리, 산수유, 개나리, 회양목, 개암나무, 수호초, 돌단풍, 제비꽃, 영춘화, 미선나무, 개별꽃, 남산제비꽃, 깽깽이풀, 진달래, 홍매화는 한창 만개하고 있습니다.

목련, 수선화, 매화, 무스카리, 앵두도 금방 꽃눈을 터트릴 기세로 속을 드러냅니다.  

그런가 하면 잎부터 나오는 라일락, 매자나무도 바쁘긴 매 한가지입니다.

 

어제 마을 반상회 때 집집마다 올 봄 심을 꽃도 얘기하고 마을 공동화단 가꾸기도 의논하였습니다.

마을입구가 우리 동네 얼굴인데 공동쓰레기장이 있어 좀 그랬는데 아예 없애자고도 하였고...

오늘은 오후 2시에 모여 마을진입로 봄맞이 청소도 하고 공동화단도 정리할 것입니다. 

이런 전원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면 자주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진해 벚꽃, 거제 수선화는 만개했을 것이고 남녘 매화는 이미 다 져가고 있을텐데,

여기 화성엔 아직 싱싱한 봄, 이제 목련이 피기 시작하려고 있으니...

작은 나라지만 남과 북이 큰 차이가 납니다.

 

산수유 건너로 아침해가 빨갛게 떠오릅니다.

  

올 210 세 되신 어르신 산수유인데 꽃은 18세 소녀처럼 탐스럽습니다.

 

돌단풍도 기세 좋게 올라옵니다. 

 

약하지만 향기도 있지요? 회양나무도 아직 꽃이 한창입니다. 

 

 

며칠 뒤 다닥다닥 펴댈 앵두꽃들을 생각하면 그새 가슴이 뜁니다. 

 

히어리, 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아름다움을 줍니다. 

 

히아신스가 이제사 영차영차 꽃대를 밀고 나옵니다. 

 

개암나무, 위에 빨간 꽃이 암술이니 여성 상위체형입니다. 

암꽃이 왜 위로 올라간건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잎이 상록인 것도 고마운데 요즘 이렇게 근사한 꽃을 보여주네요. 수호초. 

 

가운데 길게 홀로 나온 것이 주두(암술머리, 여성), 주변에 둘러싼 것이 꽃가루(화분, 남성)니 일처다부체,

남성여러분,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감사히...^^ 

 

무스카리, 무스도 안발랐는데 칼라 자랑하며 쑥쑥 내미는 힘이 대단하다.

 

올핸 영춘화도 개나리랑 같이 사이좋게 핍니다. 

 

제비꽃들이 왜 저기 바글바글 모여 있는지 아시겠지요? 

 

쉬땅나무, 여린 잎들이 자기만의 케릭터를 그새 드러내네요.

사람도 어렸을 때 빨리 자기만의 칼라를 드러내면 좋은데... 

 

전 세계 1속1종이라 귀한 대접 받는 우리나라 특산 미선나무 아가씨, 향기도 그윽하지요.  

 

남산제비꽃도 한 향기 하는데 아주 대가족이네요.

 

그 앞에 개별꽃이 자기도 봐달라며... 

 

현호색은 좀 피곤한 듯 쉬고 있습니다.  

 

깽깽이풀도 우리 특산식물이죠. 꽃도 잎도 예쁜 아가씨입니다.

 

꽃이 이쁜 눈송이처럼 생긴 스노드롭은 이미 후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분홍색 노루귀도 이제 왜 내가 노루귀인지 알겠냐며 귀여운 노루의 귀같은 잎을 보여줍니다. 

 

황금매자나무, 매자가 꽃과 열매로 한 몫하는데 이 아가씨는 잎으로 한 몫 단단히 하네요. 

 

배나무 꽃은 아직 속에서 내공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매화는 아직도 18세 꽃봉오리 소녀인데... 

 

홍매화는 그새 성숙한 아가씨가 되어 벌들을 유혹합니다. 

 

화살 날개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는 화살나무, 가을에 빨간 단풍이 최고지요.  

 

진달래들도 전체적으로 아직 터지기 전예요. 

 

좀 지쳐보이는 할미꽃 하나가 구석에서 허릴 구부리고 있네요. 

 

지난 가을 심은 튜립들도 화려하게 장식할 날들이 금방이겠죠?(김시복대표님 감사) 

 

옆집의 개나리 울타리는 우리 정원이다.

우린 저 다리를 통해 이웃과 교감하며 소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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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꽃은 현호색, 꽃말은 희소식입니다.

만물이 되살아나는 봄, 꿈과 희망이 가득한 봄날에

그윽한 향기와 함께 활짝 피는 꽃들이 최고의 희소식이 아닐런지요.

봄을 맞아 가슴과 가슴에 희소식 가득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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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정원이야기/겨울

송정섭 2013. 12. 15. 11:07

그새 12월 중순, 한해를 마감해가고 있다.

우린 한해의 성과를 극대화하려고 다양한 방식으로 정리하고 있지만

정원의 식물들은 월동 모드에 들어간지 이미 오래다.

 

여름내내 만들어진 꽃눈은 겨울동안 점차 내실을 더해간다.

대부분 봄에 피는 온대성 식물들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꽃눈의 분화는 알맞은 온도와 햇볕이 필요하지만 꽃눈의 발달과 성숙은 충분한 저온이 필요하다. 

그러니 겨울이 혹독한 만큼 내년 봄 피는 꽃이 아름답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셈이다.

 

가만이 보면 그걸 우리 사람들만 잘 모른다.

많은 사람들의 자식사랑하는 방식을 보면 그렇다.

애지중지를 넘어 결혼 후에도 팍팍 도와주어야 하는 게 자식사랑이라고 믿는 거 같다.

그만큼 자녀들의 자생력은 나약해져 갈텐데...

 

자연계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충실하게 만들어 세상에 내보내면 그걸로 끝이다.

 

대신 살아가는 방식을 유전적으로 잘 전달해준다.

너무 추우면 얼어죽으니 싹을 내지마라, 너무 더우면 녹아버리니 잠자고 있어라.

여름엔 비 바람을 맞고 겨울엔 추위도 견뎌내야 한다고...

우리 사람들도 타고날텐데, 그래서 20세가 되면 자식과 정을 끊어야 한다고 법륜스님이...  

얼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선생님의 시를 표절해본다. ^^

 

정원의 산수유, 당매자나무, 피라칸다, 꽈리, 층꽃나무, 범부채....

후대를 이어갈 씨앗들이 겨울 추위와 눈 속에서 내공을 다지고 있다. 

땅속의 노루귀, 할미꽃, 매발톱꽃, 금낭화, 복수초, 수선화...

뿌리의 상단부 생장점에 이미 만들어진 꽃눈이 점차 야물어지고 있다.

 

그러니 사람이나 자연이나

겨울은 따뜻한 곳에서 그냥 살찌우는 계절이 아니다.

내년 봄 화려한 재생을 위해 하나하나 내공을 다져가는 계절이다. 

근데 난 요즘 모든 게 너무 맛있기만 하니...ㅜㅜ...  

 

올해 210세 되신 산수유도 내년 봄 피울 꽃을 위해 추위를 인내하며 견단다.

 

꽃양배추, 겨울동안 우리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참 고마운 꽃이다. 

 

주목의 솜같은 눈송이는 아기 곰이 엄마 등에 오르는 듯... 

 

범부채는 엄마 몸에 오래도 붙어있다.

 

주목 잎은 '이쯤이야' 하며 하얀 눈을 즐긴다. 

 

층꽃나무도 층층이 하얀 눈꽃모자를 쓰고 있다.  

 

당매자나무, 내년 4월까지 저대로 붙어있다. 겨울 정원엔 빨간 열매가 최고다. 

 

구상나무도 추위를 즐기는 듯~ 

 

노린재나무, 스스로 수형을 저렇게 예쁘게 잘 잡는다. 

 

쪽동백나무, 근사한 향기로 유혹하더니 충실한 결실을 맺어 떠나 보낸지 오래다.  

 

생강나무, 목련처럼 내년 봄 피울 꽃눈을 달고 있다. 

 

꽈리, 빨간색 얼굴에 흰모자가 참 잘 어울린다. 곧 산타라도 올 분위기... 

 

모과나무, 늦가을 어린 잎들이 철모르고 몇 개 나오더니 제대로 겨울을 맛본다. 

 

멀꿀나무, 고향 떠나서도 저 넓은 잎들이 상록으로 견뎌 보려고 고생이 많다. 좀 안스럽긴 하다. 

 

옆집과 소통하는 다리엔 사람만 이용하는 게 아니다. 고양이들이 더 자주 애용한다. 

 

골담초도 상록으로 겨울을 견디려는 듯, 가시들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앵두나무, 꽃눈들이 다닥다닥 붙어 겨울을 나고 있다.  

 

피라칸다, 겨울에 큰새들이 와서 따먹기 전까지 정원을 잘 지켜주는... 집 들어오는 생울타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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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모습을 담으니 더 정겹습니다 ㅎㅎ
예, 식물이나 사람이나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