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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2021. 6. 28. 11:18

머리로 지식을 채워 넣는 해빈

 

교대 4학년인 해빈이가 임용시험 준비로 무척 바쁘다. 친구들과 공부 모임을 만들어, 인터넷 강의를 듣고 같이 복습을 하는데, 그 양이 엄청나다. 문제는 그 많은 양을 그냥 다 외워야 하는 것이다. 내용을 직접 해 보고 느끼는 경험은 없다. 미리 선제적으로 입력하고, 구체적인 실천은 나중에 선생님이 된 후에 교육 과정에서 하라는 것인가?

 

지난 토요일(6. 26.) 오후 집사람, 해빈과 함께 애기업은바위로 나섰다. 공부 때문에 숨쉴 틈이 없는 해빈은 산에 가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래도 따라왔다. 산행을 하면서, 산에 온 것 때문에 공부를 못한 하소연을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내가 맨 앞에 앞서가는데, 뒤에서 해빈이가 산행할 때 유의할 사항을 막 읊어댔다. 난 종이에 적어온 것을 읽는 줄 알았더니, 다 암기한 것이었다. 캠핑할 때 유의사항도 그렇게 읊어댔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으면(외웠으면) 저리 줄줄이 나올까. 내가 산에 와서 공부한 것 복습하니 좋지 않냐고 했다.

 

능선에 올라 조금 더 올라가면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것 같은 바위가 소나무에 기대어 있는데, 늘 그 바위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이었다. 해빈에게 고민을 말했더니, 바로 애기업은 나무라고 했다. ‘애기업은바위에서 이름을 생각해낸 재치가 있었다.

 

비온 뒤라 바위가 미끄러웠다. 오르막에서는 좁은 바위틈을 올라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데, 거기서 내가 미끄러져 무릎 등이 조금 까졌다. 정상에 올라, 혼자 밧줄을 잡고 바위 위로 올랐다. 정상 아래 전망 좋은 곳으로 자리를 옮겨, 한참 동안 있으면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번째 와 본 아내도 그곳 좋은 것을 실감하는 것 같았다.

 

바위가 미끄러워 아내가 두 번 정도 미끄러졌다. 나에게, 천천히 가면서 미끄러운 데는 손도 잡아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였다. 그 다음부터는 미끄러운 곳에서는 손을 잘 잡아주었다. 오른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니, 넘어질 때도 부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비 올 때 산행은 정말로 조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