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어린왕자 2021. 9. 18. 16:24

아내 눈호강

 

오늘 산행은 화북에서 문장대 올라, 천왕봉 쪽으로 주능선을 타다, 문수봉에서 왼쪽으로 틀어 칠형제봉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었다. 전에 선재랑 거꾸로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아내의 체력을 고려해 좀 더 쉬운 방향을 택했다. 이 산행 코스는 칠형제봉 능선에서 문장대에서 밤티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그 안쪽의 바위를 바라보는 게 백미다. 그동안 아내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고 전망도 그리 뛰어나지 않은 산들 위주로 다녔는데, 이번에 아내 눈호강을 시켜줄 마음이 컸다.

 

화북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차가 많았다(08:52). 모처럼 제대로 된 등산로를 걷는다. 아내에게 호텔급 등산로라고 하였다. 천천히 호흡을 살피며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가면서 다리가 단련되는 느낌이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탄력이 붙었다. 앞으로 쭉쭉 빼고 싶은데, 뒤처진 아내가 잡는다. 다른 날보다 몸 상태가 좋았다. 약수터에서 손으로 물을 떠 몇 모금 마셨다(09:30). 문장대 광장에 올라(10:36), 바로 왼쪽 주능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늘진 곳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주능선을 타다가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가, 뒤늦게 깨닫고 되돌아와 하산길을 찾아냈다. 이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등산로가 좁기는 하지만, 찾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다. 그래도 사람들이 전혀 없으니 조금은 긴장되었다. 전에 선재와 밥을 먹거나 맥주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곳을 지나칠 때는 반가웠다.

 

산행에서는 늘 야생화 만나는 기쁨이 크다. 휴대폰으로 꽃 검색이 가능해,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가 컸다. 바위떡풀, 분취, 미역취, 쑥부쟁이, 구절초. 오늘 새로 이름을 정확히 알게 된 꽃들이다. 특히, 취 종류가 아주 많은 것이 새삼 놀라웠다.

 

전망이 확 트인 곳에 닿았다. 아내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려 한 곳이다. 청법대 쯤 되는 곳일 게다. 문장대와 밤티능선, 그 안쪽에 멋진 바위들이 한눈에 보인다. 정말로 아내 눈호강을 시켜줄 곳이라 생각했는데, 아내는 별로 흥분하지 않는다. 지쳐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감흥이 부족한 한 것인가.

 

내려오면서 참나무 줄기 갈라진 곳에서 노루궁뎅이 버섯을 만났다. 산에서는 처음 보는 것이라, 무척 흥분되었다. 요즘은 산에 가면 뭐라도 하나 가져갈 것이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이렇게 가끔 걸려드는 것이 있다. 소나무가 많은 곳에서는 송이버섯도 열심히 찾아보았으나 보이질 않았다. 다른 이들이 이미 다 훑고 지나간 뒤일 것이다. 여기저기 살피면서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성불사 입구에 다다랐다(13:06). 오송폭포에 들려 몸을 씻었다. 주차장에 있는 차는 다행히 그늘 속에 있었다(13:30).

 

- 일시 : 2021. 9. 18.() 맑음

- 같이 간 이 : 아내

- 코스 : 화북탐방지원센터 주차장 ~ 문장대 광장 ~ 문수봉 ~ 청법대 ~ 성불사 입구 ~ 주차장 (4시간 38분 걸림)

 

햇빛이 바위 위에 그린 그림
밤티능선. 하늘 참 파랗고 구름이 흩어져 날린다.
쑥부쟁이
문수봉
바위떡풀
분취

 

구절초

노루궁뎅이
오송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