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2007. 1. 28. 09:37
 

“교도소 만원, 중앙형사법원 일부를 임시 교도소로 사용”


"OVERCROWDING IN JAILS

Makeshift Prisons at Old Bailey"


지난 1월 24일, 런던 한 지역신문(thelondonnews)의 헤드라인입니다.

(이 글 제목은 제가 임의로 만든 것이니 행여 오해 없으시길)


같은 날, 서울에서 오신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님(최영희), 박00 검사님 등이 아동성학대보호기구(CEOP)와 런던경찰서를 방문하는데 저도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위 기관들을 방문하면서 알게된 특별한 사항은 (1)영국은 청소년과 직접 성관계를 맺는데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목적을 위해 인터넷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Grooming)도 처벌하고, 또 (2)성범죄자는 초범 여하를 막론하고 자동적으로 각 지방 경찰서에 등록이 되는데, 그 후 자신의 주소 등에 변경이 생기면 이를 반드시 관서에 고지하여야 하고 이를 해태하는 행위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됨과 동시에 전국에 공개 수배가 됩니다.


아무튼 런던경찰서에서 경찰 간부와 오찬을 하면서 성범죄자에 대한 형량 이야기가 나왔고 그 쪽 간부가 미국은 성범죄에 대하여 8년 정도 선고함에 대하여 영국은 2년 정도밖에 선고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선고형량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왜 그러냐, 그에 대한 일반인들의 여론은 어떤가?”라고 물었더니, 전혀 엉뚱하게도 “교도소가 가득 차 오랫동안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일응 수긍이 가는 바가 있긴 하였지만, ‘설마 그런 이유로 중형을 선고하지 못할까’하는 의구심을 가진채 그 날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역으로 가는데 이곳에서도 무가지(無價紙)를 마구 주더군요. 그 신문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바로 위 헤드라인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낮에 경험했던 일과 연결이 되면서 자연 관심이 갔습니다.


몇 군데 옮겨보겠습니다.


『지난 밤 런던 교도소 과밀 해소방안의 하나로 올드베일리(중앙형사법원의 별칭)의 셀즈(CELLS)를 임시 교도소로 사용하게 되었다.


8만명 수용의 교도소가 과밀로 이미 폭발 직전의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형사법원은 그동안 이를 해소하는데 협조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다. 상황이 너무나도 심각하여 내무장관 존 라이드(John Reid, 영국에서는 교도행정이 내무부 소관임) 등이 판사들에게 가장 위험한 범인들(the most dangerous criminals)만 교도소로 보내라고 수차례 편지를 써왔던 것이다.


라이드는 “교도소는 범죄자들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수용자를 교화하여 재범을 방지하는데 사용하여야 하는 값비싼 시설이다. 전혀 위험하지 않고 그리 심각하지 아니한 범죄자들을 감시(monitor)하는데 세금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야당의 새도캐비넷(shadow cabinet) 예비 내무장관인 데이비드 데이비스(David Davis)는 “선고형량이 범죄가 아니라 교도소 수용능력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outrageous). 우리는 여기서 현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일반 시민이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낮에 한 경찰 간부에게서 반은 농담으로 받아들였던 말이 ‘현실’임을 확인하고 조금은 놀랐습니다. 야당의 비판이 논리적으로는 당연히 옳지만, 발등에 떨어진 불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도 교도소 수용능력이 이미 한계를 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상황이 영국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7. 1. 28. 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