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금

하늘나라 -2- 2021. 6. 12. 21:32

신평

13시간  · 2021.6.12. p9:19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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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의 이준석이 제1야당인 국민의 힘 대표가 되었다. 우리 헌정사에서 획기적인 일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한국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큰 계기를 만들어낼 사건이다.

 

좁게 보면 그의 당선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지난 4월 7일의 보선에서 야당이 압승했기 때문이다. 이 선거는 단순한 보선이 아니고, 한국의 미래정치를 규정하는 핵심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보선의 외형상 가장 큰 결실은 외곬에 치우친 강성친문의 몰락을 가시화하였다는 점이다. 한편으론 답답하기만 하던 정치판에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이 바람이 세지며 그의 당선으로 연결되었다. 그런데 조금 더 넓게 보면, 우리를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며 괴롭혀온 친박, 친문의 준동으로 야기된 ‘상실의 10년’이 보선결과와 이대표의 당선을 바탕으로 이제 마감단계로 들어간 것이다. 보선이 만들어준 조그마한 희망의 공간에서 그 어두운 10년을 때려 부수려고 하는 국민의 염원이 뭉치기 시작하여 공간을 점점 키웠고, 결국 야당의 압승과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성격의 이준석 당대표 당선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 모든 것은 보선이 없었더라면 절대 우리에게 주어질 수 없는 결과이다.

 

국민은 여당 측에 변화해주기를 기대하기에 앞서 야당에게 빨리 체질을 바꾸어 새로운 체제 속에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여 수권의 자격을 갖춘 새로운 정당으로 나서주기를 재촉한다. 그리고 야당 안에 있는 강성친문에 못잖은 토호의 기득권세력을 청산하기를 바란다.

 

하루도 잠잠할 날 없이 소위 ‘검찰개혁’을 부르짖으며 그들이 무슨 짓을 하였는지 우리는 잘 안다. 그토록 재판의 독립을 부르짖던 대법원장이라는 자가 도대체 무슨 짓거리를 해왔는지 ‘한진 법무팀 대법원장 공관 파티’에서 우리는 총체적으로 똑똑히 보았다. 이 정권의 핵심을 이루는 소위 진보귀족이 언제나 입에 발린 교묘한 말을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이 얼마나 더럽게 오염된 상태인지를 우리는 이제 알만큼 알게 되었다.

 

이준석 당대표에 대해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가지는 견해도 적지 않다는 점을 잘 안다. 특히 그가 모토로 내세우는 Meritocracy(실력주의 혹은 경쟁주의)나 젠더의식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그는 외형적 경쟁의 조건이 충족된 경쟁을 통하여 형성된 결과는 공정한 것으로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피상적이고 어쩌면 위험한 인식이다. 경쟁의 조건이 외형상 공정하게 보여도 실은 그 안에 불공정의 여러 형태가 실타래처럼 미리 엉켜서 붙어있는 것이다. 이를 외면하고 그 결과만을 존중한다면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가 받아들일 수 없는 과도한 약육강식의 현장으로 내몰리게 된다. 그리고 한국적인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입게 되는 여러 불이익에 대해 이 대표는 아직 눈이 뜨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결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대표를 믿는다. 그리고 그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정치, 희망의 정치를 선도해나가리라고 확신한다. 그 이유는 그가 복잡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지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이 대표만큼 정교하고 세련된 언어를 구사하는 정치인이 거의 없었다. 과거 김종필 씨가 아주 특출한 면모를 보였으나, 그 후로는 살벌하고 원초적인 대결 속에서 언어의 품격을 지닌 풍모를 잘 보지 못했다. 특히 이 정권에 들어 추미애, 박범계, 그리고 몇몇의 여권 국회의원들로 대표되는 강성친문의 조잡하고 저급한 언어구사에 의한 '깡패정치'는 한국 정치의 퇴행, 추락을 재촉하였다.

 

어떤 사람의 언어구사는 그가 가진 지성의 반영이자, 그 뇌가 얼마나 더 복잡하게 설계되어 작동하는지를 가리켜주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뇌의 회로가 복잡하면 할수록 사용하는 언어가 다양해지고 또 새로운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회로의 작동에 의해 그때그때 생겨난다. 정치인으로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무엇보다 이 점에서 남다른 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가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대표의 장래를 낙관한다. 그가 Meritocracy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또 조금 비틀어진 젠더의식을 현재 갖고 있으나, 그가 가진 성능 좋은 뇌회로가 이 결함들을 조만간 충분히 수정해주리라고 믿는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단조롭기 그지 없이 반복되는 ‘재판의 독립’ 레토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주 52시간제를 단순히 일자리 나누기로 파악하는 치명적인 단순함, 이런 것들은 그들이 충분한 뇌회로의 복잡성을 구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 대표는 이제 그들과는 격 자체가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며칠 전 한국 진보세력의 원로 한 분하고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다. 그 분은 이러다간 정권재창출을 못하게 된다는 초조함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진보나 보수가 중요한 가름이 아니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기득권자들의 궤를 벗어난 힘의 구사를 막으며 전 국민을 위해 공정하게 작동할 제도를 확립하는 일이다. 그것은 형태상 진보정권이건 보수정권이건 관계없다. 진보에서 나오건 보수에서 나오건 진정으로 국민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지도자가 국민을 이끌어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준석 당대표가 만들어갈 새로운 정치, 희망의 정치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절대 아니다. 한국 정치는 이제 격변기에 들어섰다. 무능과 위선으로 뒤덮인 진보귀족, 알량한 구호 몇개로 살아온 운동권세력이 정리되고,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격랑을 헤쳐나갈 새로운 정치세력이 곧 등장한다.

 

 

 

내년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 20210513 신평 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N5R9/3832

 

이준석(36)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탄핵 정당했다' 20210603 공병호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8dIJ/6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