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금

하늘나라 -2- 2021. 7. 28. 10:46

신평

21시간  · 20210728 10:24

 

 

[문재인 대통령은 거짓군자인가]

 

 

해방 후 흘러온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역사에서, 지금처럼 국민이 쫙 두 쪽으로 갈라진 적이 있었을까? 내 기억으로는 없다. 현 정부나 집권세력은 처음부터 ‘갈라치기’ 작전에 의해 ‘집토끼’는 두텁게 보호하고, ‘산토끼’는 내쳤다. 시종일관이다.

 

그리고 야권의 선두 대통령 후보에게 지금처럼 가열찬 공격이 행해졌던 적이 적어도 노태우 정권 이후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역시 없다. 그 전의 박정희 씨도 최대정적 김대중 씨에게는 몹쓸 짓을 많이 했으나, 다른 유력한 정적 김영삼 씨의 경우 그의 여성문제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것을 반대하여 보호해주었다. 그리고 김영삼 정부 하에서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수사를 동결시킨 것이 선례가 되어, 그후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져 오면 상대방 측 후보라도 일정한 선을 그어 보호해준 것이 관례가 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이 관례는 쓸데없는 정쟁의 완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여왔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여권의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격은 잔인하고 악랄하다. 그리고 윤 후보 본인이 아니라 그 처에 대한 공격, 더욱이 혼인 전 사생활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비겁하기 그지 없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적 까발림이 그 주를 이룬다.

 

처가 혼인 전 가졌던 사생활이, 지금 그들이 자랑스럽게 전과(戰果)로 내세우는 사실의 진실 여부에 불구하고 과연 그렇게도 중요할까? 그리고 전시회 기획을 주로 해온 그가 전시회 개최에 대기업의 협찬을 받은 사실에 대해 이 한 마리라도 놓칠 수 없다는 듯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핵심 수사요원들을 대거 투입하여 뒤지고 있다. 그런데 여권의 유력한 이낙연 후보의 처가 갑자기 화단에 등장하여 전시회를 열고, 그 그림들을 공공기관에서 고가에 매입하고, 이 후보는 본인의 명의로 전시회 초대장을 작성하여 살포했다고 한다. 두 여성이 관련된 일의 경중을 따지자면 이 후보 쪽의 결함이 훨씬 더 큰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 후보 처에 관해서는 어떤 수사도 행해지지 않는다. 수사는커녕 언급조차 잘 되지않았다. 더욱이 그 처의 행위들은 이 후보와의 혼인생활 중에 일어났다.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그 퍼스낼리티에 많은 차이를 보이나 공통점도 있다. 결과는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탄핵소추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반대자에게 아량이 많이 부족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도 진보에 속한 지도자들인 김근태, 정동영을 공공연하게 인격적으로 모욕하고, 그들이 ‘구태정치’, ‘살모사 정치’를 한다고 몰아세웠다. 이렇게 하여 분열된 진보는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당시 호남권에서 범여권의 역할을 하던 새천년 민주당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에 앞장선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행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직 ‘친박’을 중히 여기며, 역시 당시 여권의 중진인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을 노골적으로 모욕하고 내치기에 여념이 없었다. 역시 이로써 여권의 상당세력이 탄핵의 입장으로 돌아선 계기가 마련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약자에 대해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가득하다. 또 진보의 가치에 대한 뚜렷한 신념이 있다. 그럼에도 ‘갈라치기’ 정치의 달인이다. 또 야권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를 개축, 확장하는 과정에서 농지법 위반의 사실이 불거졌다. 문 대통령은 이에 시비를 걸며 달려드는 비판자들에게 “좀스럽다.”는 표현을 쓰며 반격했다. 나는 이에 관한 한 문 대통령의 입장에 서고 싶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자신이나 같은 여권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취하면서, 야권의 문제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상 문 대통령은 나라를 완전 반쪽으로 쪼개어놓았으나, 자신을 따르는 반쪽, 그중에서도 강력한 팬덤인 ‘대깨문’과 집권세력 내부의 ‘강성친문’들에 대하여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그들은 매사에 사생결단식으로 덤벼들며 당파적 이익을 하나라도 더 쟁취하기 위해 준동해왔다.

 

문 대통령이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대깨문과 강성친문들에 대하여 우리 헌법이 정하는 민주주의의 틀을 너무 벗어나지 않게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여태까지 전혀 그런 행위를 하지 않고, 오히려 긴 침묵으로 그들의 행위를 조장하여왔다.

 

윤석열 후보의 처에 대한 과도한 공격을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이 “좀스럽다!”고한 마디만 훈계해보라. 그 공격의 열기가 확 가라앉을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 후보라도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 그를 보호해주던 전례에 부합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무의미하게 격화되어가는 정쟁을 식히는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상대진영에 대해 야박하기만 했다는 자신에 대한 평가를 호전시킬 것이다. 이것은 그의 평화로운 퇴임 후 생활과도 직결되는 일이 아닐까!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 윤 후보나 그 처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가타부타 말을 하는 법 없이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그 침묵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계속 그렇게 하라는 ‘방조’이다. 이것은 그의 외면에 나타난 어진 성품 뒤에 숨은, 무자비하고 어두운 면이 작동되는 탓이 아닐까 한다. 그의 외형을 꾸미는 ‘인권중시’, ‘약자옹호’와 같은 아름다움은 어쩌면 거짓군자의 ‘교언영색(巧言令色)’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마지막까지 문 대통령이 그 옛날 이 나라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인권변호사로 독재정권과 싸우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이에 관해 올바른 결정을 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는 않는다. 그때 그와 나는 자주 만났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은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에게 주어진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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