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슭의 이야기

작은물줄기 큰 강을 이루며 떠내려온 이야기를 주섬주섬

그래도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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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19. 2. 6.



 2월 하고도 6일이다

구정도 지나고 입춘은 그 보다 하루 먼저 지나고

아이들이 하루만 지내고 갔는데도 난 자리가 무척 허전하다

 

위층에 손님이 왔는지 사람들의 발걸음소리나 다른 때 보다 소음이 심하지만

그 조차 사람 사는 소리이고 나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든다.


남편은 오전에 봉정리에 강아지를 돌봐주고 동료들을 만나고

오후 늦게야 돌아와서는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집안이 너무 조용하다며 가끔

거실에서 책을 읽는 내게 한마디씩 던지고 들어가는걸 보니 꽤나 심심한가보다.

 

아들 부부가 아이들을 키우며 집을 넓혀가고 인생의 장기 계획을 세우며 의욕이 활활

불타오르고 젊음으로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모습에

나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피곤함도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이 모든 일을 추진하고도 준마처럼 씩씩 하고 거침없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매사에 망설여지고 어떤 일을 시작 하면서도 지금 이걸 시작해서 무엇을 하며 무슨 의미가 있을지 부터 따져본다

세월이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자신감도 앗아가 버렸다 추위가 심하면 마음이 더욱 메마른다


다행히 올 겨울은 작년 겨울에 비하면 추위도 짧고 착하게 지나간듯하다

마음은 벌써부터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루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면서

동면하고 있는 아리랑 공연도 같이 깨어나길 기다린다.

 

구정 행사로 이틀 공연하고 11월 중순부터 입을 닫고 있으니 이러고도 내가

소리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나싶다

연휴가 길어지며 특히 오늘은 진종일 집안에서 FM 방송을 들으며 기껏해야 가끔 참 너머로 바깥구경 하는 것이 다였다

 

아무리 도를 닦는다 한들 혼자서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느낀다.

내일은 춘천에 간다.

여러 모임을 다 깨버릴 수 없어 몇 개 남겨 놓았는데 가끔 그곳에 다녀올 이유가 있어

다행이다.

 

아직은 사회적 동물이고 싶은 황량한 길목에 서서

뒤를 돌아본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고 고칠 수 도 없다

앞을 바라본다.

다행히 앞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아 뭔가 시작해봄직한 거리라 우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