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이야기

재휘애비.溢空 2020. 8. 20. 08:24

담화일현(曇花一現)

- 우담바라 꽃이 한 번 피다, 매우 드물고 신령스런 일

[흐릴 담(日/12) 꽃 화(艹/4) 한 일(一/0) 나타날 현(玉/7)]

우담바라라는 꽃이 있다. 불교도들은 모두 믿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실재한다고 믿고 싶은 꽃이다.

여러 불경에 단편적으로 등장하여 설명이 조금씩 다르다. 먼저 다양한 표기가 특징이다.

산스크리트어 우둠바라(udumbara)의 음역으로 優曇婆羅(우담바라)가 많이 쓰이고 優曇波羅(우담파라), 優曇跋羅(우담발라), 優曇鉢華(우담발화), 優曇跋羅華(우담발라화), 줄여서 優曇華(우담화) 등으로도 사용된다.

뜻으로 풀이하여 祥瑞雲異(상서운이)하다고 靈瑞(영서), 瑞應(서응), 靈瑞花(영서화), 空起花(공기화)라고도 표기한다.

상상 속에 있다고 하는 이 꽃과 달리 실제로 있는 우담화 역시 인도가 원산지고 열매는 코끼리의 사료라는 높이 3m 정도의 뽕나무과 낙엽교목이다.

우담바라 꽃의 설명도 다양하여 신비감을 높인다. 3000년에 한 번씩 피어나는 꽃으로 인도 신화 속의 지혜의 왕 轉輪聖王(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리게 되면 감복해서 함께 등장한다고 했다.

과거칠불 중의 다섯 번째인 俱那含牟尼佛(구나함모니불)이 꽃이 핀 나무 아래서 성불했다고 전한다. 또 隱花(은화)식물인 이 꽃이 피면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라고 한 곳도 있다.

어떻든 드물고 신령스러운 것을 나타낼 때 이 꽃에 비유하고 久遠(구원)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담바라 꽃(曇花)이 딱 한 번 나타났다(一現)고 한 성어는 여기서 나왔다.

꽃이 한 번 피기까지 3000년의 세월이 흐르고 피었다가도 금방 지는 이 꽃은 아름다운 사물이나 경치는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순간적이라 보기 어렵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말을 듣는 것 또한 때가 있는 것이라고 빗대 하는 말이 됐다.

불경 가운데 가장 존귀하다고 여긴다는 ‘妙法蓮華經(묘법연화경)’에서는 부처님의 묘법을 칭했다.

설명을 옮겨 보자. ‘신기한 묘법은 모든 부처님께서 때가 이르러서야 말씀하시니, 마치 우담바라가 때가 되면 딱 한 번 피는 것과 같으니라

(妙法 諸佛如來 時乃說之 如優曇鉢花 時一現耳/

묘법 제불여래 시내설지 여우담발화 시일현이).’

그렇게 귀한 말씀이니 믿어야 허망하지 않다는 뜻이다.

특정한 대나무나 영력이 강한 곳에서 피어난다는 신령스런 우담바라가 실제 나타났다고 종종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 경기도 의왕시 淸溪寺(청계사), 경주 祇林寺(기림사), 사천 多率寺(다솔사) 등지다.

이 꽃을 유니콘이나 용처럼 불교 세계관의 환상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겐 작은 물방울과 같은 풀잠자리의 알일 뿐이다.

하지만 고해와 같은 생활을 이어가는 중생들에겐 삼천년의 기적이 아니라 삼년 만에라도 조금 나은 일이 닥쳐오기를 기다린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고사성어 이야기

재휘애비.溢空 2020. 8. 20. 08:23

삼읍일사(三揖一辭)

- 세 번 읍하고 한 번 사양하다.

[석 삼(一/2) 읍할 읍(扌/9) 한 일(一/0) 말씀 사(辛/12)]

사람이 어떤 자리에 나아갈 때와 물러갈 때를 잘 알아 처신한다면 모두의 우러름을 받는다.

조금이라도 나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거나 후진에게 물려줄 때가 지났는데도 버티고 있다면 손가락질을 받는다.

이럴 때 적합한 시가 시인 이형기 선생의 ‘落花(낙화)’다. 부분을 인용해 보면.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揖(읍)한다는 것은 두 손을 맞잡아 얼굴 앞으로 들어 올리고 허리를 앞으로 공손히 구부리는 예의 하나이다.

군자가 벼슬길에 나설 때 세 번 읍했으니(三揖) 세 번 사양하여 신중하게 나아가고, 물러날 때는 한 번 사양하고(一辭) 지체 없이 떠난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고대 유가의 五經(오경) 중의 하나인 ‘禮記(예기)’의 表記(표기)편에 실려 전한다.

예기는 孔子(공자)와 그 제자들부터 漢(한) 시대까지 여러 사람을 거쳐 예의 이론과 실제를 논하는 내용을 엮은 책인데 특히 四書(사서) 중의 大學(대학)과 中庸(중용)이 이 가운데 한 편으로 실렸다가 독립된 것으로 유명하다. 공자의 말씀을 옮겨보자.

‘임금을 섬기는데 나아가서 벼슬하는 것은 어렵고 벼슬에서 사퇴하기는 쉬운 것은 곧 지위에 순서가 있어서다.

나아가기를 쉽게 하고 물러나기를 어렵게 하면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3번 읍하고서 나아가며, 한번 사양하고서 물러남으로써 어지러움을 멀리하는 것이다

(君子三揖而進 一辭而退 以遠亂也/

군자삼읍이진 일사이퇴 이원란야).’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고사성어 이야기

재휘애비.溢空 2020. 8. 20. 08:21

상경여빈(相敬如賓)

- 서로 공경하고 손님 대하듯 하다.

[서로 상(目/4) 공경 경(攵/9) 같을 여(女/3) 손 빈(貝/7)]

남을 나와 같이 받들고 위한다면 다툴 일이 없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속담 ‘웃는 낯에 침 뱉으랴’는 누구한테나 겸손한 태도로 대하면 돌아오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

예부터 몸과 마음을 닦고 가정을 잘 이끌어야 다른 큰일도 처리할 수 있다고 修身齊家(수신제가)를 중요시했다.

인간사회에서 가장 작은 단위, 가정에서의 부부 사이라도 존경이 없으면 참다운 사랑은 성립하지 않는다.

부부가 항상 서로 공경하고(相敬) 마치 귀한 손님 대하듯이(如賓) 한다면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다.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 다스린다면 모두에게 칭송받는다.

이 성어는 여러 곳에서 사용됐어도 左丘明(좌구명)의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내용이 상세하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의 대부인 胥臣(서신)이 부부가 서로 존경하는 한 사람을 적극 추천한 것에서 유래했다.

臼季(구계)라고도 불린 서신이 어느 때 사신이 되어 冀(기) 지역을 지나다 들판에서 쉬고 있을 때였다.

‘기결이란 농부가 밭에서 김을 매고 그 아내가 점심상을 받쳐왔는데 서로 공경하는 태도가 마치 손님을 대하는 것과 같았다

(見冀缺耨 其妻饁之 敬相待如賓/

견기결누 기처엽지 경상대여빈).’

耨는 김맬 누, 饁은 들밥 엽.

이 모습을 보고 서신이 文公(문공)에 적극 추천하여 기용됐고, 일명 郤缺(극결)인 농부는 침략한 나라의 왕을 사로잡는 등 뒤에 큰 공을 세웠다.

後漢(후한) 말기의 은사 龐德公(방덕공)은 謀士(모사)로 이름난 諸葛亮(제갈량)의 스승이자 龐統(방통)의 숙부이다.

그는 약초를 캐며 초야에 묻혀 살아 ‘평생 성 안으로 가 본 적이 없고, 부부가 서로 귀한 손님 대하듯

(未嘗入城府 夫妻相敬如賓/

미상입성부 부처상경여빈)’ 했기에 오랫동안 주위의 존경을 받았다.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의 逸民(일민)열전에 실려 있다.

가까운 부부가 서로 귀히 여기고 대한다면 큰일도 능히 맡아 치르고 길이 우러름도 받는다.

이는 孔子(공자)의 말 ‘문을 나서서는 귀한 손님을 맞는 듯이

(出門如見大賓/ 출문여견대빈)’ 하고,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면

(己所不欲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원망하는 이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와 상통한다.

‘明心寶鑑(명심보감)’에 太公望(태공망)이 했다는 좋은 말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

(癡人畏婦 賢女敬夫/

치인외부 현녀경부).’

큰일을 꿈꾸지 않더라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어리석은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

서로가 위하면 된다. 그런데도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속담이 옛말이 될 정도로 실제 금 가는 일이 잦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