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온 시

녀름비 2021. 8. 30. 01:19

내 사진을 찾지 못해 꿀벌아산대전65님의 사진을 빌려옴.

김시인의 모감주나무 시를 읽는데 모감주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아 이것저것 잡다한 일을 하면서

한나절을 보내고서야 겨우 오식도 공단공원을 떠올렸다.

     

공원을 온통이다시피 전경을 노랗게 물들인 주인공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찰나에 일찍 떨어진 무른 감을 물컥 밟으면서 섞어 심은

감나무의 낙과에 신경이 쓰여 검색하는 것을 잠시 잊었던 몇 년 전이 겨우 떠올랐다.     

 

이어서 입구쪽에 주차해 놓은 트럭 창문에 기대어 잠든 중년의 운전수가 떠올랐고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던 젊은 인부가 땀을 훔치던 하얀 수건도 연달아 떠올랐다.

바랜 페인트 색깔에 검은 곰팡이가 잔뜩 엉겨붙은 벤치는 오직 공원이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기 위한 장식에 불과했던 여름날이었다.     

 

오래된 사람 떠올리는 것도 깊은 우물에서 두레박을 퍼올리는 것처럼

한참의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야한다. 걸음걸이나 목소리는 생각난다.

자주 만나던 장소도 만화경 장면 넘어가듯 이어지고 안타까워하는 눈빛까지도 떠오르는데

이름이 쉽게 생각나지 않는 때가 있다.

이럴 땐 비록 오래 전의 인연일망정 미안한 생각이 안개처럼 밀려온다.

~~~~~~~~~~~~~~   

 

 

모감주나무/김성희     

 

 

축축한 잠에서 깨어나면 아름다운 너는 없다 

 

늦은 저녁을 짓느라고

된장을 풀고 매운 고추를 썰고

도마를 탕탕 두들겨 마늘을 찧으면

눈물을 믿지 않는 나이에 얼마쯤 울 수 있는

알싸한 재료들이다   

 

예스런 생각과 방금 돋아난 생각을 버무린 저녁

소화되지 않을 결핍에

처방전 없는 구름무늬 알약을 삼킨다   

 

이제 달을 보는 일이나 별을 헤아리는 일보다

삼가 알약을 삼키는 일이 더 경건해진지 오래 

열길 물속보다 한 길 사람 속에서 곡진한 캡슐이 내가

믿는 신이다   

 

풍어제가 시작된 어느 바닷가

그때 풍파를 달래는 주술같이

거친 바다 위에 오방색 같은 모감주꽃   

 

간헐적 두통에도 가팔라지는 불안

꽃잎을 빚은 듯 세세한 빛깔의 알약들에

파도치는 나를 주술처럼 달랜다     

 

 

시집 「나는 자주 위험했다」에서

안녕하셔요~여름비님!

막바지 여름에서
가을이 시작입니다
올만 방가!
아름다운 시 감상합니다

동안두 잘 지내셨죠? 맛있는 가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모감주나무
제가 다니는 절에 두나무 우뚝!
오래됏어요
모감주곷은 여기서 봅니다

나무가 크게 자란 모감주나무에게
꽃을 보기가 쉬운일은 아녀요

고마웁고..
비가옵니다요
휴일이라구 돌아댕기지 말궁
집콕함서 푹 쉬라궁
모감주나무 꽃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니네요.
사실 저도 그 공원에서 처음으로 만났거든요.
전에 만났지만 무심히 지나쳤을 수도 있지만요.
넵 잘 쉴게용~
아하! 이 노란꽃을 피우는 꽃대가
무지 우악스런 그나무가
바로 이 모감주나무였군요.
유년시절 고향에서 본기억이
없는 나무가 집뒤 탄천가에
몇그루 있어서 꽃을 피우는데
나무는 자그마한데 꽃대가 길고

노랗게 핀꽃은 붉은빛도 섞여
있어서 며칠전 풀꽃담으러 갔다가
다른 가지는 꽃이 다 지고 있었고
길게 한 가지가 川쪽으로 가지런히
곱게 노랗게 꽃을 피웠는데
그넘의 뱀이 무서워 꽃 가까이
가야 접사를 담는데 탄천에서
뱀을 많이 본지라 올해는 풀숲이
우거진 뒤로는 무서워 풀섶을 가까이
가지 못해 꽃들도 담지 못하고 지났어요.
저 꽃이 피고 진자리에 열매인지 꼭 풍선처럼 엄청 매달려 있던걸요.
뱀 조심하세요. ㅎㅎ

열매는 만나지 못했는데 나중에 가서 꼭 열매를 확인해야겠네요.
커다란 나무가 노란 꽃을 피운 모습이
굉장히 특이했어요.
기억에 오래 남을 풍경이었어요.
저도 모감주나무는 확실히 모르겠네요
글속에 나오는 나무를 모르면 찾아보게 되요
백석의 시에서 나오는 갈매나무도요 ㅎ

꽃이 다 환하네요
원하는 우리들 마음처럼요

녀름비님
추석 명절 행복하게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