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칼럼이야기.

사랑채뜨락 2008. 5. 31. 20:30

경유 1리터에 2045원을 받는 서울 강남의 주유소.

   경유 1리터 1903원.
   전국 주유소에서 파는 경유 평균가격이 처음으로 1900원대에 올라섰습니다.
   주유소 가격정보 제공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어제 30일 현재 전국 9000여개 주유소의 경유 평
균가격은 1리터에 1903.62원으로 전날보다 11.38원이 올랐습니다. 휘발유 값은 1896.98원이었습니
다.
   경유 평균가격은 29일 1892.17원을 기록해 1리터에 1888.38원이었던 휘발유 값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죠.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화물차와 버스 사업자는 물론 경유차를 타는 시민들의 고통은 이제 분노
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경유에 붙는 유류세 면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노선 30%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화물연대는 면세유 지급 등을 요구하며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내달초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칫 수송,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국면에 직면하자 정부는 뒤늦게 "유류세를 인하할 수 있
다"는 암시를 처음 드러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정부가 전날(28일) 에너지관계 장관회의를 거쳐 내놓은 대책들이 서민들이 피
부로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라는 청와대의 지적이 있었다"며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음날인 30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생계형 경유 소비자들이 휘발유값의 85% 정도로 경유를 사
용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유값을 휘발유값 85%로 환원"
   과연 언제쯤 가능할까요. 또 청와대 뜻대로 정말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당분간 불가능합니다"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현재 경유에 붙는 유류세는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 등 3가지로 1리터에  476원입니다. 휘발유에는
670원이 붙습니다. 경유 유류세는 휘발유보다 1리터에 194원 낮습니다.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세금을 뺀 가격 차이가 웬만해서는 역전되기 힘든 구조죠.
   하지만 이달 중순 이후 정유사 출고가격에서 경유는 휘발유를 200원 이상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달 셋째주(18-24일) 정유사가 공급하는 세전가격은 1리터에 경유 890.6원, 휘발유 1092.21원으
로 경유값이 200원 이상 높아졌습니다(휘발유 대비 경유값 비율 122.6%).
   세금을 포함한 공장도가격은 1리터에 경유 1719.47원, 휘발유 1716.93원으로 경유가 2원 넘게 비싸
게 된 것이죠. 
   지금은 더 벌어졌습니다.




[출처=올 2월말 재정경제부 보도자료]

   30일 현재 오피넷에 따르면 주유소 기준 휘발유값 대비 경유값 비율은 100.4%로 치솟았습니다.
   경유값을 85%로 되돌리려면 15.4%P나 낮추어야 합니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주유소 경유값을 1612.43원으로 내려야 합니다. 현재 1리터에 1903.62원인 경
유값을 291원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죠.
   정유사의 세전출고가격은 국제시세 기준으로 책정한다고 합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휘발유
대비 경유값 비율은 몇달째 12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출고가격으로는 경유값을 낮출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세금을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죠.




[출처=법제처 옴페이지]

   하지만 세금을 내리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경유와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주행세(지방세), 교통세 3가지입니다.
   세율은 모두 법률로 정해져 있습니다.
   교통세 법정세율은 1리터에 휘발유 630원, 경유 454원입니다. 법정세율을 실제 적용할 때 정부가
조금 조정할 수 있습니다. 탄력세율을 이용하는 것이죠. 하지만 상하 30%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현재 경유에 붙은 교통세는 1리터에 335원입니다. 탄력세율은 이미 26.2%가 소진된 상태죠.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 내려줄 수 있는 교통세액은 1리터에 17원 뿐입니다.
   주행세 법정세율은 '교통세의 100분의 32'이고 역시 30% 범위내에서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있습니
다. 현재 1리터에 91원인 주행세를 72원으로 19원 더 내릴 수 있습니다.
   또 교통세 법정세율은 '교통세의 100분의 15'로 탄력세율을 모두 적용하면 현재 50원인 경유 교육
세를 34원으로 16원 더 내릴 수 있죠.
   3가지 세금 모두 합치면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1리터에 52원 인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10%인
부가세까지 합치면 모두 57원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경유값을 85%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291원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럼 "법을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겠죠.



황사에 뒤덮인 국회 의사당, [사진=강정현 기자]

   시간이 문제입니다.
   어제 30일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여야가 '쇠고기 정국'으로 대치한
상태로 순조로운 원 구성을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또 원 구성을 끝낸다해도 유류세 관련 법률안 개정하려면 제안, 심의, 처리 그리고 공포까지 시간
이 많이 소요됩니다.
   이미 화물연대는 내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재촉하고 있습니다.
   정부로서는 시간이 없죠.
   1리터에 붙는 유류세와 부가세 57원을 다 내려도 경유값은 현재 가격 기준으로 휘발유값의 97%가
됩니다. 85%까지 내리려면 한참을 더 내려야 합니다.
   이 절박한 상황에 누군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정유사 목을 비틀면 된다"는 것입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휘발유값 대비 경유값을 85%로 맞추기 위해 휘발유에 붙는 세금을 올릴 수는 없습니다.
   그럼 정말 "불에 기름을 붙는 꼴"이죠. 
   대신 정유사 출고가격을 조정하면 된다는 것이죠.
   휘발유 세전출고가격을 확 올리고 대신 경유 출고가격은 내리는 것이죠.
  '헉-'
   경유차를 모는 사람 달래려고 휘발유 값을 왕창 올린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경유값을 휘발유값 대비 85%에 맞추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할 것"이
라고 했지만 시간이 촉박하니 이 방법밖에 없지 않으냐고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는 강변이 뒤따랐습니다.
   많은 주유소 사장님들이 그러더군요.
  "주유소를 오래 운영하지만 정유사의 가격산정 기준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파생하는 불신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