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별서리 2008. 3. 1. 19:33

엊그제 저녁 식사후

설겆이를 부지런히 해놓고

세탁기를 돌리다가

빨래를 삶다가

마당에 나가면 쓰레기를 정리하다가.......

(마치 멀티비젼같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을 펼치는 습관이 있다  ^*^)

 

요근래 방은 비좁아도 머무르고 계시는 친정모친이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밤마다 열대야를 기피하는 방법이

저녁식사후에는 어김없이 돗자리를 들고 대문 밖에서

휴식을 취하시는데...

동네 골목 아주머니들이 너댓명 합류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맥주 2병이 있어서 끄집어내고,

제사지낸 부침개가 있어서

후라이팬에 얼른 데워 쟁반에 내다 드렸더니

지나가는 골목 이웃집아저씨가

또 합류하여 젓가락을 마이크삼아

이미자 노래부터해서 송대관노래며 각종 트로트 노래를

술 한모금의 도움도 없이 만담을 섞어가며

스리 슬슬 목청도 잘 넘어가게 메들리로 연창한다.

 

좁은 방에서는 열대야를 견디기가 힘들지만

저녁으로 돗자리 펴놓고

더위를 이겨가는 요즘 친정모친에게는

다행이고 기쁨의 한 방법인것이다.

 

세월들어  나이드니(팔순) 힘이 빠지는것은 어쩔수 없어

걷는 자체도 너무 힘들어 하시는 친정모친

그래도 외출할때면 겉 매무새를 항상 다지신다.

남들에게 추하게 보이기는 싫다고...

다리 힘없다고 주저 앉게 될까봐 동네 몇바퀴도 일삼아 부지런히 하신다.

딸집에 머무르고 계시는 당신맘이 신경쓰이시는지

가끔 눈치보이듯 미안하다는 말씀 또한 빼놓지 않는때는

여식인 내맘이 아플뿐이다.

 

꼭 아들, 딸을 왜 구별하느냐고...

같이 있는 자식이 최선의 자식이라고...

사위도 며느리도 다 같은 자식이라고...

그러니 자식집에 머무는것은 당연한것 아니냐고...

아무리 막무가내도 당신은

옛날 시아버지(나의 친정할아버지)의 그 호랑이 같은 엄한 가율속에서

예를 들면 할아버지께서 대문에 들어설즈음에 밥상이 정확히 대령돼야 하는시절

그게 아니면 밥상이 마당으로 날아갔다는 그 시절을 지낸 친정 모친이기에

매사가 조심스러우신 모양이다.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봐................

 

당신의 말한마디, 걷는 모습, 얼굴 표정하나에도 마음이 안스러운 요즘이다.

 

처서도 지난 지금

아직도 대문 밖 저녁타임은 열대야에 왕성히 보내고 있다.  ^*^ 

 

 2007. 8 월~

출처 : 별서리
글쓴이 : 별서리 원글보기
메모 :
돈 없고
힘 없고
더더군다나 자식 효도 없으면
늙은 이에게...
삶이란 더없는 고행길..


* 태그를 '어머니'도 넣아야 될 듯.

어머니는
이제는 볼 수 없어
그리움의 대상이고
잘해줄 수 없어
죄스러움의 대상..
태그 조언 감사!......멋진그대 말대로 돌아가시면 그 울음같은것이 지금 옆에 같이 살면서도 으쩔땐 왈칵 치솟을때가 가끔은 있더라구......정말로 돌아가시면 곁에 안계실 속울음같은것이....
잘알지 못하지만 알수록 괜찮은친구같아 가까이하고 싶어진다.
어? 어떻게 다녀갔어?.....찾아오느라 봄바람이 좀 차가웠지?....ㅎㅎ 그리 생각주어 고맙고, 항상 웃는날 이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