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Blue 2012. 2. 18. 07:47

 

모하메드 엘-에리언·핌코(PIMCO) CEO

입력 : 2012.02.17 14:09 조선일보

그리스와 유로존 상황 11년 전 南美와 판박이
IMF 자금지원 동의해도 국민 신뢰 잃어 인출사태
플랜B 없다고 말하면 되레 혼란한 키울 수도

모하메드 엘-에리언·핌코(PIMCO) CEO
"정부의 경제정책이 신뢰를 잃고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반대가 커진다. 시위와 폭력이 거리를 휩쓸고,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들은 서로 엇갈린 처방을 내놓는다. 민간 채권자들 사이에는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가 일으킬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실행하지 못했던 강력한 긴축정책 카드를 다시 꺼내 든다. 이에 대해 국제기구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밑바닥이 안 보이는 구덩이 속으로 돈을 쏟아부으려 한다."

이 얘기의 주역은 2012년 그리스이다. 공교롭게도 11년 전인 2001년 아르헨티나도 거의 같은 상황을 겪었다. 지금 유럽이 과거 아르헨티나 사태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금융 및 실물 경제 붕괴와 함께 사회적·정치적 대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당시 핌코(PIMCO)의 이머징 마켓 총괄이었던 나는 아르헨티나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해 그때 사태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2001년 8월 아르헨티나는 디폴트를 막기 위해 IMF에 추가자금 지원을 재요청하면서 약속을 새로 내놓았다. 그러나 그 약속 역시 정부는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 성장세 추락과 경쟁력 저하 모두 멈추지 않았고 부채도 계속 늘었다.

급기야 누구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놓고 서로 비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IMF 등 국제기구들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수많은 정책실패를 지적했고,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기구들이 자금을 충분하게 지원하지 않아 신뢰 회복과 민간자본 유치 모두 실패했다고 반박했다. 국제기구들과 아르헨티나 정부 양측은 모두 아르헨티나의 경제·금융 구조가 저(低)성장·고(高)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염증을 느낀 국민들은 긴축만 요구하는 정부의 문제해결 방식을 불신했고, 당연히 거의 모든 경제·금융 지표는 악화됐다.

주변국들은 위기의 전염을 걱정했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속한 관세동맹인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회원국가들은 공동 대응을 제안하면서도 그 조치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강력한 방어벽 구축에 나섰다. 아르헨티나는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의 정책이 경제위기를 심화시킨다고 비난했다.

당시의 아르헨티나를 그리스로, 메르코수르를 유로존으로 각각 바꿔놓고 보면 지금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과 거의 똑같다. 물론 그리스는 아르헨티나보다 훨씬 선진 경제이며, 유로존은 메르코수르보다 월등하게 강력하다. 금융재원의 규모가 크고 경제·제도적 기반도 좋다. 그렇지만 2012년 그리스와 2001년 아르헨티나의 상황이 너무나 흡사해 유럽은 남미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아르헨티나로 다시 돌아가 보자. 당시 의회가 새 긴축정책을 의결하자, IMF는 자금지원에 동의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정책은 신뢰를 잃었고 IMF의 입지는 약화됐다. 국민들의 은행예금 인출 사태가 시작했고, 자본탈출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정부는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마침내 2001년 12월 아르헨티나는 디폴트에 빠졌다. 은행들이 문을 닫아 경제가 한순간에 멈춰 섰다.

지금의 그리스 정부와 유럽중앙은행(ECB)·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과거 아르헨티나로부터 교훈을 배우지 못하고 신속한 방향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그리스의 장래는 아르헨티나의 판박이가 될 것이다.

앞으로 그리스에 대해 4단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첫째 '플랜 B(plan B·상환 변동에 따른 별도 계획)'가 없다는 얘기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신뢰를 잃은 정책 이 외에 대안이 전혀 없다고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실효성 잃은 정책에 저항하며 혼란만 커진다.

둘째 그리스와 국제기구들은 플랜 B가 쉽지 않더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스가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회복하며 투자를 촉진하려면 제도적 변화뿐 아니라 심도 있는 경제 개혁과 부채 재조정 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단기 리스크가 포함돼 있지만, 성공할 경우 성장과 고용, 재정 건전성 회복이 기대된다.

셋째 국제기구들은 그리스에 대한 자금 지원시, 기대 가능한 효과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그리스에 지원되는 유로화(貨)는 다양한 루트로 희석되고 있다. 돈이 새나가는 구멍이 숭숭 뚫린 포괄적 정책으로는 안 된다. 그리스의 핵심 문제를 정조준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유럽의 은행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은행들에 대한 자본확충과 부실자산 정리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넷째 ECB와 IMF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 이 기구들은 그리스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뿐 아니라 유동성 문제가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다른 지역 국가들의 지급불능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다.

 

---------------------------------------------------

 

You Must Love Me / Don't Cry For Me Argentina  ↓↓

 

https://www.youtube.com/watch?v=lcK6hMFqkAo

 

 

---------------------------------------------------

 

"ECB, 그리스 국채 손실탕감 검토중..확률은 50%"

ECB 500억유로, 각국 중앙은행 200억유로 어치 보유중
"내주초 민간채권단 협상 타결때까지 결론"
로이터, 중앙은행 소식통 인용 보도

이데일리 

입력시간 :
2012.02.17 23:3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민간 채권단과 마찬가지로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국채에 대한 손실탕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중앙은행 소식통들을 인용, ECB가 중심이 돼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들이 그리스 국채 손실을 탕감하는데 동참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 ECB가 집행행동조항(CAC)에 따라 강제로 손실을 떠안을 것을 피하기 위해 보유 국채를 동일한 조건의 새 국채로 교환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ECB가 손실탕감을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뒤집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현재로서는 중앙은행들까지 국채 손실탕감에 동참할 가능성은 50% 수준"이라며 "다음주초 민간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간 국채교환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ECB가 액면가치 기준으로 500억유로 어치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유로존 중앙은행들도 200억유로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앙은행들도 손실 탕감에 나설 경우 그리스 재정적자 감축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고, 120억~150억유로에 이르는 ECB의 이익도 그리스 지원에 활용될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오는 2020년까지 129%로 추정되는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당초 목표치인 120%까지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