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Blue 2012. 4. 16. 07:52

中, 돈 안 풀고 경기 살리기 '소비 대약진 운동'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입력 : 2012.04.15 21:42

[전인대 이후 中 경제정책 변화]

세금인하·보조금 정책
- 인플레 때문에 돈 못 풀어 소비 늘리려 세금 낮춰주고 가전제품·가구 구입 보조금

 

넘치는 달러 활용

- 관세 낮춰 수입 대폭 늘려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 장려… 위안화 영향력 키워

 

경착륙 우려 해소되나

- 1분기 성장률 8% 넘어 경기 선행지수도 호조, '죽음의 계곡' 무사히 넘긴 듯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중국이 지난 3월에 끝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2012년 경제성장 목표를 작년 8%에서 7.5%로 낮춘다고 발표하자 전 세계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했다. 하지만 중국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8%를 넘어선 8.1%로 나왔고, 경기 선행지수인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개월 연속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어서면서 이런 우려가 희석되고 있다.

중국은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렸던 올 1분기를 무사히 넘긴 것으로 보인다. 작년 중반 이후 통화를 긴축하고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인 중국은 30%대를 넘어섰던 통화 증가율을 12%대까지 낮춰 과잉 유동성 잡기에 성공했고,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 긴축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 대약진' 운동에 들어가

중국은 2008년에 금융위기의 계곡을 벗어나려고 대규모로 돈을 풀었고, 그 결과 풀린 통화량이 GDP의 1.8배나 된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인플레 압력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래서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7.5%로 낮추면서 돈을 안 풀고 경기를 부양하는 묘수 찾기에 골몰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방법이 소비 부양이다. 중국의 경우 GDP가 연 9% 성장하지만, 세수 증가율은 20%가 넘는다. 세금을 낮춰주면 바로 소비로 이어지고, 소비가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예전에는 "세금을 올릴 때는 올림픽 육상선수 류샹보다 빠르고, 세금을 낮출 때는 달팽이처럼 굼뜨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던 중국 정부의 태도가 요즘 180도 달라진 게 이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 정부는 세금이란 세금을 모조리 낮춰주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4월 한 달을 소비 촉진의 달로 정해 '소비 대약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2010년 580만채, 2011년 1000만채의 서민주택을 착공해 올해 대거 준공하는데, 이에 맞춰 가전제품과 가구구입에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다. 서민주택은 일반 분양주택과는 달리 입주율이 거의 100%이기 때문에 입주와 동시에 실시하는 가전·가구 보조금 정책은 약발이 바로 받는다.

달러를 원자재로 바꾸는 중국

중국은 넘치는 달러를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수입을 늘리고 내수를 진작하는 것을 올해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수입 관세를 낮추고 수입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2월에 수출은 18% 증가에 그쳤지만, 수입을 39%나 늘려 11개월 만에 314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만들었다.

지난 3월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우리나라의 국회 격) 개막식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국가주석, 자칭린 중국정치협상회의 주석(오른쪽부터)이 박수를 치고 있다. 후 주석을 포함한 현재의 중국 지도부는 이번 전인대를 끝으로 물러나고, 올 가을에 열리는 공산당전국대표회의에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을 중심으로 한 새 지도부가 권력을 넘겨받는다. /AP
그런데 수입한 물품을 보면 흥미롭다. 곡물(381%), 비료(45%), 비행기(45%), 자동차와 부품(42%), 석유(37%), 구리(30%)의 수입을 대폭 늘렸다. 비행기와 곡물은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지난 2월 방미(訪美)와 맞물린 미국에 대한 중국의 선물이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이 원자재였다. 중국은 경기가 하강 국면이어서 구리 수요가 많지 않고, 구리 재고도 5년 사이 최고이다. 그런데도 구리를 계속 사는 이유는 '종이 돈' 달러를 실물로 바꿔치기 위함이다. 미국이 무한정 찍어대는 달러의 가치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유럽 위기를 위안화 국제화의 호기로 판단

3월 전인대를 전후해 중국의 태도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위안화에 대한 자신감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4일 위안화 환율의 변동 폭을 확대했다. 또 달러를 가져와 상해와 심천 증권거래소의 주식을 직접 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외국의 '적격 투자가(QFII)'들과 위안화로 직접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한 '위안화 적격투자가들(RQFII)'의 주식 투자한도를 각각 500억달러(약 65조원)씩 늘렸다.

중국 정부는 이미 3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더는 늘릴 생각이 없다. 그래서 '중국의 유대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저장성의 원저우(溫州) 상인들에게 직접 해외 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최근 30년간 중국 기업이 해외 진출(走出去)을 했다면 이젠 돈(錢)을 해외로 내 보내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금융위기가 전 세계의 폭락한 자산시장과 금융시장에 들어가 저평가된 기업과 자산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중국 금융회사와 기업의 등을 떠밀고 있다. 중국은 유럽 재정위기를 위안화 국제화의 호기로 판단하고 위안화의 아시아 공략에 나섰다.

이미 홍콩에서는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위안화 역외금융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이 중국과 위안화 무역 결제를 동의했다. 일본은 한 술 더 떠서 일본에 위안화로 거래되는 역외금융 시장을 개설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동물' 일본이 약삭빠르게 오랜 우방인 미국을 버리고 중국에 붙어, 미국 달러의 힘을 약화시키는 위안화 국제화에 동참한 것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 중국이 어부지리

미국은 이란의 핵을 빌미로 서방세계를 협박해 대(對) 이란 제재에 들어갔지만, 중국은 이를 반대했다.

중국은 이란을 중동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모습이다. 필요한 석유의 56%를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 입장에서 이란은 앙골라, 사우디를 넘어선 중국의 최대 석유 수입국이다. 중국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쌍수를 들고 반대하는 것은 이런 이유가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이란 제재 상황에서 어부지리를 누렸다. 석유를 계속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 석유 수입 결제를 위해 위안화 사용을 늘려 달러의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 또 국제사회에서 미국 말이라면 무조건 "예스"라고 했던 예전의 G2, 즉 일본과는 달리 "노"라며 거부하는 새로운 G2, 중국의 위상을 보여줬다. 반면 미국은 최대 채권자인 중국을 함부로 할 수가 없어 골치를 썩이고 있다.

 

 

---------------------------------------------------------------

 

中, 환율 변동 폭 1%로 확대… 위안화 국제화 노리는 포석

 

베이징=최유식 특파원

입력 : 2012.04.15 21:00

물가 안정에도 도움돼

중국이 5년 만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하루 상하 변동 폭을 0.5%에서 1%로 확대하는 위안화 환율제도 개혁을 단행했다. 중국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변동 폭을 조정한 것은 지난 2007년 5월 0.3%에서 0.5%로 확대한 이후 5년 만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4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고를 통해 '16일부터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 폭을 0.5%에서 1%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환율 결정 시스템을 좀 더 시장 친화적으로 바꿔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고자 하는 의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입 물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고 줄곧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온 미국의 압력을 완화시키겠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미국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주체적 결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외환시장이 성숙해감에 따라 교역 주체 스스로 환율을 정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도 증강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시장 수급에 따라 위안화 환율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지난달 초 "위안화 환율 변동 폭을 적절하게 확대할 수 있다"며 환율 변동 폭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그 뒤 시장에서는 환율 변동 폭이 상하 0.7% 또는 0.75%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번 1% 결정은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순리젠(孫立堅) 푸단(復旦)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단기적으로 수출 등에 영향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과 상하이의 금융 허브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 큰 일보를 내디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 폭을 종전 0.5%에서 1%로 두 배 늘린다고 14일 발표했다. 제한적인 위안화 가치 절상을 용인함으로써 물가 안정과 내수 진작을 위한 포석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선양시 화샤은행 지점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세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조치에 앞서 중국에서는 위안화 절상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가 나온 것은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면 수입 물가를 낮춰 인플레를 예방하고 기업투자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안화 환율 변동 폭 확대가 반드시 위안화 절상(切上)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경희대 객원교수)은 "위안화를 아시아 기축통화로 만들려면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중국이 이번에 변동 폭을 키웠지만 환율의 급등·급락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최근 중국 무역수지가 균형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고 단기 투기성 자금인 핫 머니(hot money)의 유출입도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 폭을 키워도 절상 또는 절하로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中, 화끈한 경기 부양책 안쓰는 이유는…

 

전병서 교수

입력 : 2012.04.15 21:36

 

권력 교체기라서 자제

 

경제 성장에 목숨 거는 중국이 이번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약간의 소비 진작책만 쓸 뿐,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중국에만 있는 정치경제적 역학관계가 중요한 원인의 하나다.

중국은 올 10월에 후진타오 주석에서 제5세대 지도자 시진핑으로 정권이 바뀐다. 역대 중국을 보면 정권 교체기에 화끈한 부양책은 없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국민소득 증대보다는 차기 정권의 권력 구도에 더 관심이 크다.

중국은 야당이 없기 때문에 정권 교체라기보다는 같은 당의 지도자 교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중국의 지도자는 5년 중임으로 10년을 집권하고, 퇴임 후에도 5년간 상왕(上王)으로 총 15년간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래서 권력 이양기의 중국 집권자는 이듬해 차기 지도자의 경제 운용을 도와주기 위해 경기 부양이나 투자 확대를 자제한다. 중국은 올 10월 전당대회에서 실질적인 권력 이양이 이루어진다.

지난 3월의 전인대가 후진타오·원자바오 팀의 레임덕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4월 2일 개최된,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서 정부 대표로 차기 정부의 2인자가 될 리커창이 개막 연설을 했다.

사실 6개월 남짓 남은 총리와 주석이 벌일 수 있는 정책이나 사업은 없다. 큰 사고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의 올해 정책의 화두는'조용한 가운데 발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주석의 잔여 임기 중에는 부동산 투기나 잡고, 세금 깎아주며 소비를 늘려 수출업체의 부진을 만회하는 정도의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

정권교체기란 점을 고려하면 올 10월 이전에는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정책 변화는 새 정부의 진용이 확정되고, 새 정부가 일을 시작하는 연말까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

 

"미국만 달러 찍어내 이득보나" 中, 아시아서 위안화 통용 추진

 

전병서 교수

입력 : 2012.04.15 21:34

 
중국이 아시아에서 중화(中華) 경제권 건설을 위해 야욕을 불태우는 프로젝트가 바로 위안화 국제화, 정확히 말하면 위안화를 아시아 전역에서 통용되는 지역통화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강대국인 미국의 진정한 힘은 핵무기도, 군대도 아니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한정 찍어내 전 세계 물건을 사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윤전기에서 나온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이 기계를 중국산 윤전기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아시아에서 사용되는 통화를 위안화로 만드는 '위안화 아시아 지역화 전략'을 2020년까지 완성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우선 아시아 지역의 무역에서 위안화를 쓰게 만드는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국가들과 무(無)관세 협정을 체결하고, 한국·일본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는 것도 이런 전술의 일환이다.

이런 전술을 부드럽게 실행하는 방법 중 하나가 공자(孔子)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것이다. '아시아의 성경'인 공자의 논어와 함께 FTA를 통한 무관세라는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공자학원'을 세우고 '아이패드를 든 공자의 후손'들을 보내 전 세계인을 상대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중국의 속내는 미국처럼 금융업을 통해 이득을 보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20년까지 전 세계 기축통화시장을 미국·유럽·중국이 4대 3대 3으로 나눠 먹는 작전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세계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을 이용해 무역대금 결제를 위안화로 하는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다음 단계로 홍콩에 위안화로 거래되는 위안화 역외금융 시장을 만들고, 상하이를 뉴욕·런던 다음 가는 국제금융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식량을 장악하면 인류를 지배하고, 화폐를 장악하면 전 세계를 지배한다"는 키신저의 말을 중국이 실천하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