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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2012. 4. 18. 08:21

ECB(유럽중앙은행) 자금지원 약효 다해… 스페인 국가부도 위기 몰리나

 

최형석 기자

입력 : 2012.04.17 22:04 조선일보

[국채금리 4개월 반 만에 급등세]
ECB, 1조유로 유럽은행에 대출 - 재정 위기국 국채 매입 지원, 자금 지원 멈추자 매수세 끊겨
재정 적자 우려 커져 - 공공부채 25% 차지한 지방정부, 중앙정부 긴축정책에 비협조적
은행 발목 잡는 집값 하락 - "내년까지 15% 더 떨어진다" 스페인 은행 부실 더 커질 듯
17일 30억유로 국채발행 성공 - 스페인 부도 땐 유로존 붕괴… 회원국들 방관할 수 없을 것

작년 말을 기점으로 다소 진정되는가 했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번에 말썽을 일으키는 '악동'은 스페인이다.

3월 초 연 4%대까지 내려갔던 스페인 국채 금리(10년 만기)는 16일(현지시각) 연 6.1%를 기록, 4개월 반 만에 6%대를 돌파했다. 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의 경우 국채 금리가 7% 이상 오른 뒤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해당 국채가 잘 팔리지 않아 값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새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어렵사리 발행에 성공한다 해도 이자 비용이 늘어나 재정을 더 악화시키고 국가 부도 위험을 높인다.

15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부의 건강보험과 교육복지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대가“아기레(마드리드 주지사)가 마드리드를 훔친다”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다. 스페인 곳곳에서는 부채 감축을 위한 스페인 정부의 긴축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행히 17일(현지시간)엔 만기 1년짜리 새 국채 30억유로 어치 발행에 성공하면서, 유통시장에서 국채 금리도 5.89%(만기 10년물·현지시간 12시 기준)로 떨어졌다. 이날 일본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600억 달러를 출연키로 약속함으로써, 부도위기 국가들에 대한 IMF의 구제금융 지원 능력이 커질 것이라는 희망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 경제의 기초체력이 워낙 부실한 상태라서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인이 다시 위기에 빠진 원인은 뭘까?

①ECB 자금 지원 멈추자 위기 재발

작년 하반기 이탈리아·스페인 국채 금리가 치솟자,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중에 돈을 쏟아 붓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작년 12월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1조유로를 3년 만기, 연 1% 저리로 유럽 은행들에 대출해 준 것이다.(LTRO 프로그램) 이 조치는 톡톡히 효과를 발휘했다. 자금에 숨통이 트인 은행들이 헐값으로 떨어진 유로존 부실 국가 국채를 앞다퉈 샀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때 연 7%를 오르내리던 이탈리아·스페인 국채 금리는 연 4% 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이 3월 이후엔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자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국가가 발행한 국채 매수세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펀드매니저 앤드류 볼스는 "더 이상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걸로 판단한 중개인들이 스페인 국채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②개선 안 되는 재정문제

국채 매수세가 끊기면서 스페인의 부실한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지난달 2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재정 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4%에서 5.8%로 일방적으로 올려 시장의 불신을 자초했다. 이는 작년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8.5%를 기록, 목표치인 6.0%를 달성하지 못한 것과 겹쳐 스페인이 재정 적자 문제를 자력으로 풀기 힘들다는 시장의 의구심에 불을 붙였다. FT는 "전임 사파테로 총리가 국제적 신뢰를 잃기까지 4년 가까이 집권했는데 라호이 총리는 그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데 4개월도 걸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전체 공공부채의 25%(1766억유로)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의 긴축정책에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 재정 위기 해결 전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③부동산 값 폭락 가능성

국제 투자자들이 스페인 경제에서 가장 불안하게 보는 이슈는 부동산 시장이다. 스페인의 주택가격은 2007년 최고점에 비해 이미 25%가량 폭락했지만, 내년까지 15%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소시에테제네럴은행이 전망했다.

스페인 은행들에는 헤쳐나가기 어려운 큰 짐이다. 작년 6월 말 현재 스페인 은행들이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대출한 규모는 3230억유로(약 482조원)에 달한다. 스페인 정부는 이 중 절반이 넘는 1750억유로를 잠재적 부실자산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전년보다 5.1% 급감하는 등 스페인 경제는 이미 침체 상태인데, 부동산 값이 더 폭락할 경우 경제가 걷잡을수 없이 추락할 수 있다.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유로존 4위의 경제 대국인 스페인이 국가부도를 낼 경우 유로존의 붕괴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점 때문에 유로존 회원국들이 스페인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ECB가 3차 LTRO 프로그램을 가동해 다시 돈을 풀거나, 스페인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면서 시간을 벌려고 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마불사'인 셈이다.

스페인의 국가부채 규모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70%로 유로존 평균치(88%)보다 낮아, 급한 불을 끄는 유동성 지원이 적절히 이뤄지면 국가부도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LTRO (장기대출 프로그램)

Long-Term Refinancing Operation의 약자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은행에 연 1%대 저금리로 3년간 돈을 빌려주는 대출 프로그램을 말한다. 자본이 부족한 은행에 자금을 수혈하고, 은행으로 하여금 재정 위기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미국의 중앙은행)가 채권을 사들여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QE)와 내용이 비슷하다고 해서 'ECB식 양적 완화'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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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문제 해결사, 유럽중앙은행 3차지원 가능성 커

 

최형석 기자

입력 : 2012.04.17 21:57 조선일보

 

국제 금융시장에선 스페인 문제 해결사로 다시 유럽중앙은행(ECB)만 바라보고 있다. 스페인 스스로도 ECB에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가르시아 레가스 스페인 재무차관은 최근 "위기 증폭을 막기 위해 ECB의 국채매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ECB는 최대한 개입시기를 늦추면서, 시장의 압력을 스페인의 재정개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시장의 집중 공격으로 국채 금리 급등 사태를 겪은 이탈리아에선, 정권 교체와 더불어 새 정부가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다양한 개혁정책을 채택한 바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최근 "스페인의 국채금리 급등은 정부가 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채권시장의 압력"이라고 말해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클라스 노트 ECB 집행위원도 "여러 차례 (ECB의) 국채 매입에도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한 만큼 조만간 국채 매입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ECB가 상당기간 개입 시기를 저울질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제 금융가에선 스페인 국채금리가 연 7%대에 육박하는 등 작년 하반기 때 상황과 유사한 국면이 펼쳐지면, 결국 ECB가 다시 개입해 3차 LTRO(장기대출프로그램)를 시행하고, 국채 매입도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진호 한국은행 차장은 "독일이 강하게 반대하는 국채 매입보다는 은행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재정위기국에 자금을 지원하는 LTRO를 다시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스페인 상황이 긴박해지거나 오는 6월 유럽 은행 자본확충 기한을 앞두고 3차 LTRO가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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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프랑스?

 

최규민 기자

입력 : 2012.04.17 21:58 조선일보

민간은행, 남유럽 부실대출 많아
유로존 버팀목 사르코지… 대선 패배 가능성 높아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까지 흔들리면서 시장의 다음 표적이 어딜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를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프랑스는 최고 신용등급(AAA) 국가 중 가장 높은 국가부채 비율(85%)을 가진 데다, 민간 은행들이 남유럽 부실 국가에 대출을 많이 해주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은행들은 이탈리아에 3724억달러, 스페인에 1445억달러를 대출해 준 상태다. 이들 국가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면 프랑스 은행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코앞에 다가온 프랑스 대선(22일)도 투자자들이 프랑스를 불안하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패배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됨에 따라, 유로존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메르코지(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을 함께 부르는 말)' 동맹이 지속될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사르코지가 "독일에 지나치게 종속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국제금융센터 김위대 연구원은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불협화음이 커질 경우 유로존 존속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유로존 위기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벼랑 끝에 몰린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지켜 오던 독일과의 약속을 깨고 15일 유세에서 ECB(유럽중앙은행)의 역할 확대를 주장했지만, 다음 날 독일은 "ECB의 독립성에 대한 독일의 입장은 프랑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싸늘하게 대꾸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16일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6.5bp 상승하며 3%대에 진입했고,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87bp에서 190.5bp로 올랐다.

국제 금융가에선 또 스페인보다 국가부도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나라가 포르투갈이라며, 포르투갈발(發) 2차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