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자전거여행

석스테파노 2009. 5. 6. 11:37

4월8일 수요일 날씨 : 맑음

 

역시나 눈은 4시가 조금 넘자마자 따~악! 떠진다..

아.. 미치겠다.. 좀더 자도 괜찮은데.. 왜이리 눈은 떨어져 붙지를 않는지..

뉴스도 나오지 않는 시간..

창밖을 보니 깜깜하다..

별이 보인다..

역시나 도시를 벗어난 곳에선 별이 보인다.

일산 집 베란다에서 내다봐도 별이 보인다..

잠시 착각한다..

이게 집이라고..

.

.

어제 마신 맥주가 별로 였나보다.. 큰 시름을 2번이나 해서야 좀 나아졌다.

그 이유로 이번 여행에서 맥주는 제주도에서 딱 한잔 마신거로 마감했다.

티와 츄리닝바지에 여관 슬리퍼를 끌고..6시에 밖을 나선다..

아침을 하는 식당이 있다고 했는데.. 가보니 불이 꺼져있다.

썰렁하다..

아침 기온은 아직 쌀쌀하다..

우체국을 지나 좀더 아래로 가보니 식당이 있다.

 

 

주변에 석가공집이 많아 인부들이 식사를 한단다..

역시나 이바돔식당이 생각난다..ㅎㅎ

그래도 지방에서 아침을 해결하니 다행이다.

 

청수장 쥔께서 보일러실에 옷을 말려서 가져다 주신다. 저번에 자전거로 다녀간 사람이 싸이클장

이란다.. 아마도 싸이클을 잘타는 분인가보다.

잘 쉬고 간다고 인사하고 나서서 셔터를 누르는데..헐..역광이다..

컨셉이 사진이 아니라 여행이라..(사실 무게때문에 고민한 결과다..ㅎㅎ)

D80에 렌즈 몇개로 뽀다구 내기를 포기하고

조그만 IXY50을 들고갔다. 수동모드로 변환해서 조정을 할 수도 있었는데..걍 출발한다.

식당 사진도 역시..허옇다..

 

본디 숙박지를 서천으로 했었지만 저질체력의 한계로 100킬로 행군은 무리라는 것을 깨닳았다.

'실전이 연습이다'라는 나름 개똥철학으로 부딪혀보는 여행에서 목포까지의 자전거 여행은

엉덩이 훈련과 패달링 훈련을 하게 해주었다.

 

 

어제 서천을 목적지로 했으면 퍼졌을 상상이 된다..

첫번째 고개를 뺑이치고 넘어서 잠시 쉬면서 지도를 본다..

'아니..서해는 고개도 별로 없고 평탄하다고 했는데..뭐 이래?'하고 지도를 보니..

헉! 어랭이고개와 수래넘어재가 떡 버티고 있다..헐..

구굴어스는 실감나는 영상과 해발고도까지 알 수 있어 네비게이션용으론 좋지만..

지명이 잘 나오지 않아 불편하다..

그래서.. 영상도 좋고..길도 잘 나와있는 다음지도로 도상연구를 할때는 좋았는데..

고개는 절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ㅋㅋ

자동차로 다닐때야 고개가 뭔 문제인가..

그래..

계속 만나자.. 반가워 하자..

지금까지 평탄하게 살아왔잖아..정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법..

큰소리를 내어 웃어본다..

'난 해내고 말거야.. 하 하 하 하'

아마도 지나던 사람이 있었다면..

따~악! 미친넘이라 했을거다..

 

 

안치저수지 지나 쉬면서..

잔차도 쉬고..나도 쉬고..

그런데..사진을 찍어보니 깃발이 저혼자 펄럭인다..

우쒸...맞바람을 계속 맞으며 온거다..아! 도움 안주시네..

'좀 믿는 사람은 대우를 해주는거도 좋지 않으세요?..'

역시  혼자 며칠 있다보니..약간...맛이..

 

 

 서천에 들려 잃어버린 충전기 대체용으로 세군데를 들러서야 모토로라용 젠다를 구입했다.

꽤 큰 도시로 지도에서 보았는데..아파트만 신나게 짓고 있었고..

상가는 터미널 근처에나 장사가 되는 듯..

농협을 들러 돈을 찾는데..

헉! 마눌님께서 여비를 넣어주셨다..감동의 눈물이...찔끔..

나같은 넘한테 과분한 아내를 점지해주신 그분께 감사의 윙크를 날려드렸다..

 

지역마다 쉴곳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좀 만들려면 신경을 조금만 더 써주시지.. 지붕도 없어 햇빛은 그대로..

바닥은 풀이 무성..ㅎㅎ

겉보기에만 신경쓰는 행정의 소치라고 밖에는...

 

그래서..겉보기에 그럴듯한 설정샷하나 찍어둔다..ㅎㅎ

 

 

 

 금강하구둑 사거리를 만난다..

29번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김제와 부안으로 갈 수 있는데..잘 닦여진 길을 열심히 밟아

따라가니..대야로 빠져야 한다..

그 썩을 자동차전용도로...!

정보검색을 해보면 공문같이 써놓은 자동차전용도로 공시가 뜬다..

그걸 읽으면서 '아! 어디서 어디까지는 자전거가 못가는 구나' 아는 사람..정말 길눈이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아! 그럼 여기를 자전거로 가려면 이렇게 가야해!'라고 아는 사람 있으면..

존경스럽다.. 난 모르겠다..

 

자전거도로를 전국으로 연결시킨다고라?

저 윗분들 모셔다가..잔차로 전국일주 시켜라.. 그럼 머리속이 정말 환해질거다..

차갖고 있는 사람만 세금내는거아니라는 사실을..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도로에 갓길 정비하고 청소하고..보도 턱 낮추고.. 교통표지판에 자전거 통행 우선도 만들고..

안전운행 홍보만 잘하면 큰돈 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테니까..

아..흥분되네...흥분하니까.. 패달이 절로 밟아진다..

눌러 밟을때 마다..상상해본다..그넘 저넘 저어기 휭하니 들이밀고 가는 덤*넘..ㅎㅎ

 

 

대야면에 도착해서 점심먹을 식당을 찾아본다..

삐꿈이 문을 열고..

'자전거 안에 들여놔도 되요?'

'밖에다 세워요!'

문닫고 나온다..

하기사..자전거를 집안에 들여놓고 사는 사람을 이해하겠는가..

울 마눌님도 처음에 잔차를 들고 들어와 베란다에 세우니

쳐다보는 눈초리가 따~악 미친넘 쳐다보듯했었으니..ㅎㅎ

 

그나마 창밖으로 보이는 집에 자리를 잡는다..

매뉴가 심상치 않다..오천원의 값어치가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그것도 전라도에서..

촌에 가도 반찬이 20가지라던데.. 흐미..

밥한공기 국물 사알짝 떠서 먹고 물한병 떠서 나왔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다.. 같은 오천원인데.. 

왼쪽은 대야에서 먹은 식단..오른쪽은..저번에 갈매못성지 성지 지나서 먹었던 식당의 식단..

 

정말 여행내내..이바돔식당이 생각났다..ㅎㅎ

 

 

속으로 쌍시옷을 음미하면서 길을 찾는데..성모님이 보인다..

한끼니도 못하고 거르며 사는 사람도 있는데..배부른 돼지가 뭘 투덜대냐고..하신다..

잘먹고 다니라고 마눌님이 여비까지 통장에 넣어주었는데..

불만만 늘어가는 내 자신을 반성해본다..

 

 

29번 국도가 자동차 전용도로라 자전거를 올릴 수 없다.. 나쁜넘들!(금방 반성하고 또...)

만경으로 가는 711번 지방도가 예전의 29번 국도였다. 미쳐 지우지 못한 표지판을 보고서 알았다.

차도 별로 없는 이길을 무엇하러 4차선으로 그것도 전용도로로 만들었을까..

한때..도로설계로 월급탈때도 있었는데.. 역시 나라경제를 신경쓰는건 머리가 아프다..ㅎㅎ

 

 

투덜거렸더니..바로 반성하라고.. 부처님도 야단을 치신다..

하여간 높이 계신분들은 너무 잘 아시나보다..손바닥안에서 놀고 있으니..

자..열심히 밟아본다..

조금씩 라이딩의 즐거움을 터득하는 것 같다..

 

 

 

만경을 지나며 만난 라이더가 손을 흔들며 응원해준다..짐을 싣고 가는 것을 보니 나와 비슷한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반대로 가니 서로 손만 흔들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신이난다.. 같은 하늘아래 같은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즐거움..

 

목이말라 염치불구하고..한적한 공장에 고개를 들이민다.. 개는 열심히 짖어대고..

'저..자전거 여행중인데요.. 목이말라서 그런데 시원한 물한잔 먹을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사람의 인심은 정말 세계(잘모르지만) 최고다..

쥔아주머니께서 시원한 보리차 물통을 내미신다..

'가끔 지나는 사람들 많이 와요..자전거 타는 사람들..'

자주 보셨나 보다..

도하마을 입구로 기억나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나왔다..

 

 

쭈욱 뻗은 길을 달리자니 흥이난다..

차도 없도..내가 도로의 주인인냥..신이난다..

세상사는 재미가 이런것도 있구나..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보고 싶다..

같이 함께 하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고민하지 말자..

느끼자..

 

 

 

 

이 기분으로 목포까지 달리고 싶지만..

체력이 슬슬 떨어지고..

거기와 거기중간에 압박이 계속적으로 온다..

죽산에서 부안방향으로 23번 국도로 갈아탄다..

역시나 길을 잘 되어있고..

부안에서 잘까..하다가 시간이 조금 아쉬워서..

줄포로 간다.. 이게 실수였다..TT

 

 

 헉..오르막..!

까이꺼..하며 가보니..엥? 뭐 이런 싱거운 오르막차로가...

고개도 아닌것이..참 싱겁다..

괜하게 놀래지 않기로 했다..물론 7번 국도를 가기 전까진..ㅎㅎ

 

이 표지판을 보면서 갈등했다..곰소항 바지락을 사다가 국물먹구..죽해먹으면 정말 죽이는데..

그러나..기억난다.. 변산반도 놀러다닐때..그 오르막 내리막..

거기다 다시 나와야 하는데.. 일정상 변산반도는 빼놨으므로..패쓰..

줄포로 계속 뺀다.

꼭 담엔 변산을 자전거로 돌아보리라..물론..점프해서..ㅎㅎ

 

 

줄포에 도착했는데..

여관이라곤 딱 하나밖에 보이지 않는다..

들어가 보니..헉..방값만 안깍아줬으면 나오고 싶었다..

담배찌든 냄새, 남의 ㅌㅓㄹ이 보이는 요..

반신욕을 절대로 하고 싶지 않게하는 욕조..

샤워만 간단하게 하고 깔개 펴고 침낭에서 잤다..

 

침낭가져오길 참 잘했다..싸악..빨아서 말려서 왔으니..

우리집 냄새가 난다..

마눌님과 우리 아이들은 잘 자고 있겠지?

아마도 요것들은 안방 침대를 차지하고 엄마 좌청룡 우백호로 자겠지?

호시탐탐 아빠자리를 탐내던 넘들이니까..

어쨋든..건강하게 잘 있어라..

아빠도 건강하게 돌아갈께...

 

아참!.. 저녁을 안먹었다..우쒸..

옷입고 도로 나가 두리번 거리니 기사식당이 있다.

전라도 밥상은 맞는 것 같기는 했는데..흑흑..미원맛이다..

그나마 아침은 6시부터 가능하다니 다행이다.

 

 

 

 뒤에서 식사하시는 분들이 참 말씀도 곱게 하신다..

동영상을 찍을까하다가.. 뽀샾으로 회사명도 지웠다..

단어와 단어사이에 어쩜 그렇게 알맞는 욕을 해대면서 말씀하시는지..

후다닥 먹고 나왔다.. 

나도 노가다 밥을 먹긴했었지만.. 좀 심했다..

반성한다..그동한 내가 썼던 욕에 대해서.. 앞으로 하지말자..

내스스로 나를 더럽히는 일은 하지 말자..

그런데..달려드는 덤*나 버*나 승용*를 만나면?

욕하고 반성하자..ㅎㅎ

 

 

주행거리 : 103.9km(미쳤다...ㅎㅎ)

주행시간 : 6시간25분

평균속도 : 16.2km

누적거리 : 2018 - 1650 = 368km

 

 

ㅋㅋㅋ 읽으면서 계속 웃음이 나네요.
식당에서 자전거 가격 말씀하시면 그런 소리 못할거 같은데요 ㅋㅋ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볼때는 혼자 밥먹으면서 호강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식당을 선택할때 자전거가 잘 보이는 창을 가진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ㅎㅎㅎ
나는 넬모레가 이순이니 잔차 여행은 꿈도 못꾸고 님에글로 대리만족해봅니다. 제미가 잇군요,,여행중 밥먹는 거이 제일 신경 쓰이는데, 무조건 사람이 바글 거리는 곳으로만 가면 좋갰지만서두, 때가 아닐 때든 한가지만 하는 집으로 가면 별 문제 없을 겁니다. 역전앞에 메뉴가 80가지가 잇는 집두 잇다누만요~~~밥한끼 잘 못먹으면 하루가 찜찜 하더구만요 ~~~^^
감사합니다.. 못난 글에 대리만족을 해주시다니..
좋은 여행..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것도 행복입니다..
혼자 하는 여행에선.. 맛난 음식과 좋은 잠자리가 최고죠..
이번 여행은 좀 무모한 여행이었습니다만..
행복했습니다..ㅋㅋ

이젠..한끼의 감사함을..늘 주님께 기도합니다.
저는 전라도에서는 먹는 걱정 안했었는데요.
어느 집이나 다 맛있어요.
저도 전라도가서 참 맛나게 늘 먹었는데..
어째 자전거 여행할때는 참 지지리 복도 없었네요..
대야에서부터..이 줄포까지 정말 맛없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