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자전거여행

석스테파노 2009. 5. 20. 11:32

4월19일 일요일 날씨 : 맑음

 

자다깨다 뒤척이다..

일어나보니 5시가 넘었다..

뜨거운 물에 무릅을 찜질하고..

어제 산 라면에 계란넣어 아침을 해결한다..

족발집 김치가 한몫했다..ㅋㅋ

 

 

 전날 탈수기도 빌려주시고.. 방값도 깍아주시고..

고마워서 한컷..찍고 출발한다..

단..냉장고 냉동실이 냉장실이라는 건 좀.. 아쉬웠다..

다음엔 확인하자..

 

가벼운 패달링이다...

다행이 무릅도 크게 나빠지지 않아 다행이다..

역시 찜질의 효과가 있나보다..ㅎㅎ

 

 

코가 싸늘한 아침공기를 맡으며

출발이 좋다 싶었는데..

이거.. 옛날 국도가 맞는겨?

헥헥 대면서 올랐더니..

사문재..ㅎㅎㅎ 아니 정말 항구는 고개를 끼고 있지 않으면 않되나보다..

출발 이십분도 되지 않아.. 땀 쭈욱..빼고.. 물을 마신다..

아직은 시원하다.. 얼음물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여행의 막바지에 오니.. 라이딩하면서 필요한 것들이

머리에 익혀진다.. 담엔 잘하자 잘하자..하다보니..거의 끝나간다..

이그.. 저질 머리..ㅋㅋㅋ

 

사문재 넘어 내려가니 한 라이더가 낑낑 올라온다.. 화이팅 해주니..

인사해준다.. 솔로다.. 짐도 없다..

길이 넓어 이야기도 못나누며 그져 바라보고 간다..

 

 

동해고속도로가 만들어져서..

교통정보 전광판이 보인다.. 옥계 10분..ㅋㅋㅋ

자전거로는 불가능한 일..

 

 

 

망상해수욕장을 지나 철도위로 오르니.. 해수욕장이 보인다...

동해아니랄까봐.. 해가 바다에서 비추며 온도를 올린다..

 

옥계역을 지나다 마눌님의 메세지를 받는다..

사랑하는 아내의 응원메세지..'사랑해요'..

이한마디에 콧바람이 쉭쉭 들어가고

다리에 힘이 절로난다..

 

연애할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를 논 것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선택을 찬성해주고..

자전거여행을 밀어준 내아내가 정말 사랑스럽다.

물론.. 믿음이 있어서겠지..

날 믿어주는 아내가 있어..

난 정말 행복하다..

 

첫데이트때 앞으로 계속 만날 수 있냐는 내 질문에..

오케이 싸인을 받고.. 돌아오는 길..

천호대교를 지나며.. 창문열고

괴성을 질러대던 그때와 마찬가지로..

소리를 질러대며 패달을 밟는다..

 

'야~~~~~~~'

멀리서 동네 개들이 짖어댄다..

저런 된장 개님들...ㅋㅋㅋ

잼싸게 도망가듯 옥계를 지난다..

 

해안도로와 구고속도로중 갈등한다..

사실 경치를 감상하려면 해안도로로 빠져 정동진도 보고..

그러고 싶었지만..

그냥 질러간다..

 

 

 

슬슬 언덕이 시작된다..

동해터널들을 지나야 강릉이 보이겠지..

4월의 봄볕이 자연을 꿈틀거리게 한다..

나무에 물이 올라..

여름에는 볼 수 없는 밝은 연두빛..

수줍은듯 하늘거리는 꽃처녀의 유혹이 펼쳐진다..

 

 

 

 동해2터널앞에 셀카한장 찍는다..

앞으로 터널 한개만 지나면 강릉이고..

강릉에서 속초까지는 그리 큰 고개는 없으니까..

자.. 가보자..

 

 

 

급커브길 사고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을 보니..약간 겁도 난다..

그래도.. 긴 내리막..차도 없어서..

캠기능으로 찍어본다..

정말 신난다.. 짧은 오르막에 긴..내리막만 있었으면 좋겠다..

늘 그렇지만..

신은 절대로 내가 바라는대로만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ㅋㅋㅋ

 

 

 강릉경찰서장님이 관할하는 동네까지 왔다..

강릉이 가까운가 보다...

안심하고 달려간다..

내가 차를 받을 수는 없으니까.. 더군다나.. 차안에 있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을 정도 무게가 아니니까..

 

 

강릉이 18킬로나 남았다..

근데.. 이걸 왜찍지?..ㅋㅋㅋ

이젠 자연물이 아닌.. 인공물과도 대화를 시도해본다..

아주 중증이다...

쌩하고 붙어 지나가는 차에게..

표지판보구 대신 욕해달라고 부탁했다..

킬로미터가 아니라..노마라고 해달랬다..

 

 

 

 

내리막 끝에.. 정동진으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보인다..

잠시 주유소에서 작은 시름을 달랜다..

우리나라 주유소 사장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라이더들의 휴식처이자 보급처이다..

정말로 많은 차들이 주유소에 넘쳐나길 기원해본다..

부자되시라고..

 

동해1터널을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바로 경사로 시작된다..

2터널도 올라갔는데..씩씩거리며 올라간다..

뒤에서 돼지몇마리가 매달려 오는 것 같다..

어째.. 오르막을 그리올라갔으면.. 속도가 늘어야 하는거 아닌가?

똑같다.. 10..9..8..7..6..심지어..5km/hr까지..

정말 걷지않으려고 용을 쓴다..

 

터널앞에서 내려..셀카한장 찍는다..

요령은 구도 잡고 일단 한장..봐서 배경이 맘에 들면..

내가 어디에 설 것인가 상상하고..

타이머 설정 후.. 잽싸게 뛰어가.. 포즈를 취한다..

배경은 좋은데.. 인물은 어찌못하는 것만 빼곤..

 

 

 터널을 지나 다 내려와서 잠시 쉰다...

완전 초록도 아닌..연두도 아닌..신선한 물오른 잎들이 보인다..

 

타이어를 살핀다.. 여적..펑크한번 나지 않아..

협찬해준 전바르나바 형님께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사이사이 낀 돌을 빼내고..

만져보니 앞뒤 공기압이 다르다..

앞은 딴딴한데.. 뒤가 약간...??

펌프로 바람을 넣는다..

아마도 실펑크가 났다보다..

 

강릉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는데.. 꽃잔디가 이쁜 집을 만난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는것 같다..

60킬로 제한속도지만 거의 100킬로 넘게 달리는 차들이 다니는 도로옆..

그리 맘에 들지 않는다...

차들의 소음이 만만치 않을텐데..

 

 

 갓길은 차도와 별 차이가 없다..

아마도 국도화 되면서.. 경운기나 트랙터같은 농사용 차량을 위해서인지 몰라도..

정말 좋았다..

일단..클락션 울려대는 넘이 없어서 좋다..

조심하라고 울리는 클락션은 이해가 되지만..

참..신경질 적으로 울려댄다.. 지나면서도 울려대는 넘은

정말 쫓아가서 때려주고 싶다..

이런 좋은길을 달려서..달려서.. 강릉을 향한다..

 

잘 가다가

또.. 클락션을 울려대는 넘이 있다..

고개를 돌려 인상을 팍 쓰고 보니..

철물을 싣고 가는 화물차인데.. 갓길까지 철물이 넘어온다..

에구.. 바짝 갓길끝으로 붙었다..

저거 벌금 물지 않나? 하는 생각과..

빵빵거리는 이유도 있으니..

조심해야겠다는 두가지 생각이 교차한다..ㅎㅎ

 

 

 강릉시청이 나를 반긴다..

강릉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통과하니 정말 편하다..

그런데.. 배가 좀 고파진다..

시내라면 먹을때가 있을텐데..에고..

강릉을 완전희 우회해서..

7번 국도를 타다가..

 

식당을 하나 만난다..

통로박스로 도로를 횡단해서 들어간다..

 

 

 

 

육수를 주는데.. 설렁탕집 육수 색깔이다..

'이거..중국산 아니가요?'

'손님들 많이 물어보시는데..저흰 호주와 뉴질랜드 소로 육수를 뽑습니다..'

방송에서 떠드는것을 들어보면 유명하다는 곳도 중국산 뼈가루를 썼다던데..

에이.. 먹는것 같고 장난치는 죄는 그걸 죽을때까지 계속 먹여야해..하면서..

먹는다..ㅋㅋㅋ

만두 4개 남겨 포장해서 나온다.. 간식으로 써야지...하며..

물도채워서..

 

 

 

 

속초로 향하는데 날씨가 조금씩 이상해진다..구름이 마구 달려간다..

큰비가 온다고 하더니 맞나보다..

조금씩 패달질에 힘을 주며 간다..

그런데.. 도로포장을 여러번 덧씌워 층이진 구간이 나온다..

라인과 포장끝 사이공간이 좀 있으면 상관없는데..

거의 붙어버린 곳은 도로를 먹어야 한다..

 

뒤에서 빵빵대는 차소리에 잠시 정신을 놓는 순간...

포장끝선에 밀려 바로 자빠딩..

아픈것은 뒤고..잽싸게 고개를 뒤로 돌려 본다..

다행이 1차선으로 붙어가는 차 한대..

얼른 일어선다..자전거도 일으켜 세우고..

 

아...머리속이 하얗다..

전국일주중 넘어져서 포기했다던 글도 생각나고..

레오신부님도 7번국도에서 넘어져 포기했던 이야기도 생각나고..

 

상태를 살핀다..

발목..돌아가고..무름..

에고..무릅에 난다..

 

 

 

걸어본다..

무릅깨진데가 쓰라리다..

일단 쉴만한 곳 까지 가본다..

정류장이 있어..잠시 쉬면서..

준비해간 프로폴리스(벌 꽃가루 추출물)를 바른다..

아놔...더럽게 아프다..ㅋㅋㅋ

찢어진 옷을 살짝 들쳐보니..이구..

왼쪽도 한군데 더 까지고..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감사의 화살기도 몇발 쏘아드렸다..

나중에 집에가서..

마눌님께 할 이야기꺼리를 만들어주셔서...

 

도로를 타면서..

갓길만 잘 정비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막상 당하고 나니..

욕이나온다..

 

자전거일주도로 만드는데 돈쓰지 말고..

갓길이나 잘 정비했으면 좋겠다..

 

 한바탕..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시 출발한다..

가다가 사거리나 삼거리엔 꼭 고가로 통과를 시킨다..

이거..몇번 올라탔다가..

평지를 오르막내리막으로 타는 우메한 일을 몇번 경험한 후론..

그냥 밑으로 간다..

차만을 위한 길에 자전거가 올라가면 않되는 이유중의 하나이다..ㅋㅋ

물론.. 철도를 횡단하는 경우는 올라가야 한다..ㅎㅎ

 

 

 

 

만세고개를 지나.. 휴게소에서 아까 먹다 포장해온 만두를 먹는다..

맛있다.. 어릴때부터.. 만두가 좋았다..

집에 가면 만두장사를 해보겠다고 해볼까?

아마도 마눌님이 말리실꺼다..

내가 다 먹어서 없앤다고.. 술집도 마찬가지라고 할거다..ㅋㅋ

혼자 키득키득 거리며 만두를 먹고 있으니..

차에 타려고 나온 사람들이 쳐다본다...

 

이젠 만두와도 대화가 된다..헐..

 

 

 

약간의 고개를 오르다 부대안에 있는 성당이 보인다..

아..오늘 저녁에 미사를 봐야하는데..

열심히 밟아보자..

속초에 성당이 있을테니까..

 

 

 

 양양대교를 건너 속초로 향한다..

속초가 18킬로 남았다..

아까는 강릉이 18킬로 남았었는데..ㅋㅋㅋ

자 열심히 달려보자..

 

 

 낙산사 입구..

산불에 소실되어..아까운 문화재가 사라진것이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더군다나..직접 본 적이 없기때문에.. 너무도 아깝다..

자연재해라면야 어쩔 수 없지만..

산불의 대부분 원인은 인재라고 한다..

바람이 세게 부는 지역에서 한번 붙은 불은 정말 많은 피해를 준다..

 

부처님 오신날도 경축하는 마음에..

잠시 서서.. 낙산사 복원 기원을 올린다..

 

 

 하늘은 뿌옇게 변하고..바람도 슬슬 세진다..

철조망에 가린 해변이 쓸쓸해보인다..

썰렁한 해수욕장들..팬션들..

문닫은 찜질방..여관..식당..

한달벌어 일년을 먹고 살아야하는데..참 어려운가보다..

 

 

속초시에 들어섰다..

대포항도 지난다..

약간은 사람들이 보이지만.. 붐비진 않는다..

조개구이 생선구이 냄새가 슬슬 풍긴다.. 배가 고픈 모양이다..

힘도 서서히 빠져가고..

조양동 청초호 방향으로 간다..

예전에 먹었던 동치미국수와 돼지고기 수육이 맛있었던 집을 찾는다..

 

 

 

 

 

 일요일 저녁.. 관광객은 거의 없을 것이고..

예상한대로 사람은 없다..

맛있다.. 강원도의 힘을 함께하니 더 좋다..

아.. 미사도 가야하는데.. 악마가 내 주변에서 북치고 장구를 친다..ㅎㅎ

 

속초는 잊을 수 없는 곳이다..

내아내와의 첫날밤을 보낸 곳이다..

첫날밤하면... 속초..ㅋㅋ

 

연애시절..

친구넘부부가 속초에 살았다..현장이 7번국도 확장공사라서..

친구넘 와이프는 아내의 사촌.. 결국 그넘과는 동서과 된것이다..

놀러와서 술먹고 잘 놀다가..

침대방을 내준다..헉..심장이 멈출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손만 붙잡고 잤다..

날만 하얗게 지샜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때 배려? 해준 친구부부의 의도는 감사하지만..

미닫이문 사이에 두고..뭘..어쩌라고..ㅋㅋㅋ

 

결국..

난 악마한테 졌다..

성당을 찾아가다..

보이는 모텔에 들어가..

바로 뻗었다..

 

'용서해주실꺼 아니까.. 믿고 잡니다..'

 

아마도 큰 벌을 받을 것 같아 걱정에 떨면서..잤다..

악마와 손잡고..ㅋㅋㅋ

 

 

주행거리 : 105.6km

주행시간 : 6시간 46분

평균속도 : 15.5km/hr

누적거리 : 2786.7 - 1650 = 1136.7km

 

 

 

 

주유소.. 여행길에 오아시스 같은 곳이예요.
해안길을 따라 가셨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차로 달려도 좋은 곳이랍니다.

에궁~ 많이 아팠겠어요.
와이프가 속 아팠겠어요. 그 모습 보고...

미닫이 문. 손만 꼭 잡고...ㅋㅋ
아우 떨려라...
ㅋㅋ 그때의 아픔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흉터는 있습니다..ㅎㅎ
작년 일본여행때 정동진으로 못가봤던 해안도로를 탔는데..
장난아니더구요..고개가..ㅠㅠ
정말 손만 잡고 잤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