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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한 2009. 1. 13. 23:34
국제법은 김대순이 교과서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훌륭한 책이지만 초보자에게는 어렵다. 나는 어리석게 초보 때부터 무작정 김대순 회독만 늘리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 방법은 정말 권하고 싶지않다. 쉬운 책으로 기본개념과 감각을 익힌 다음에 김대순을 정독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그 “쉬운 책”이 뭔지는 나도 안 읽어봐서 추천할게 없다. 이한기와 Brownlie를 참조만 했는데, 둘다 문장이 매우 세련되고 이해하기 편하다. 특히 Brownlie는 번역이 예술이다. 너무 교과서에 집착하지말고 이런 책도 섭렵함을 권한다. 물론! 기본내공이 갖춰진 이후에.

원서로는 Akehurst를 많이 보는데 나는 이 책이 너무 개론적 내용만 다룬다고 해서 아예 읽지를 않았다. 대신 Rebecca Wallace를 읽었는데 아주 훌륭하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한 논리전개와 결론이다. 물론 대다수 국제법의 쟁점은 결론이 없는데 그럴 경우에도 왜 결론이 없고 논쟁의 현황이 어디까지인지 적시해야 한다. Wallace는 그점에서 탁월하다. 얇은 책임에도 주요 논점에 대한 저자의 "명확한 입장"이 드러나있어서 수험생이 정리하기 매우 편하다. 다만 김대순처럼 방대한 내용을 다루지 못하니 부족한 부분은 다른 자료로 보강할 것.

국제경제법은 Matsushita를 원서로 읽을 것을 권한다. 대단히대단히 매우매우 훌륭한 책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과장 안 보태고 눈물 흘리면서 책에 뽀뽀를 했다. 암흑속에 광명을 만나면 그 아니 감사하겠는가... 영어가 어렵다고 회피하지말고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국내서적은 아예 언급하지 않겠으니, 무조건 Matsushita를 읽어라. 참고로 올해 문제는 이 책에 고스란히 소개돼있으며 그덕에 나는 신나게 답안지를 채웠다.

논문은 학원에서 주는 것도 괜찮고 학술지에 올라간 것도 괜찮긴 하다만... 내가 추천하는 것은 google.com 이다. 여기서 국제법의 쟁점을 검색어로 집어넣으면 유수학자들의 논문이 밀물처럼 쏟아져나온다. answers.com 도 매우 훌륭한 사이트다. 백과사전 모음집 같은 사이트인데 어지간한 용어는 다 풀이한다. 그것도 꽤 괜찮은 수준으로. 그리고 asil.org(미국 국제법학회)은 자료는 그렇게 방대한 것 같진 않고 검색이 불편하게 돼있지만 쟁점별로 간략한 논문들이 올라있어서 정리하기 매우 편리하다. 꼭 애용하길. 인터넷이 이렇게 좋은 것인데 왜 안하나?

주의할 것은 기본내공이 갖춰진 이후에 논문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asil 같은데 올라온 논문 중에는 매우 급진적 견해를 담은 것도 보았는데, 그런 논리를 공인된 주류이론인양 쓰면 큰일난다. 적당히 소화해서 써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둘 일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막판 공부법을 소개한다. 농사로 비유하면 1차 보기 전까지는 밭을 고르고 김을 매고 거름을 주는 과정이다. 1차에서 2차 사이의 기간, (이를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용어를 써서 “戰間期”라 하자) 전간기야말로 수험의 꽃인데, 이때 급속도로 작물이 자라나서 꽃이 피고 열매까지 열리게 된다. 1차 전까지 얼마나 열심히 거름을 주고 관리했느냐에 따라 전간기에 맺는 결실이 달라진다.

그러면 국제법은 전간기에 어떻게 결실을 거두는가? 내 경우, 국제법의 핵심 주제별로 핵심 내용을 요약해서 A4 두어장으로 정리했다. 대략 김대순 책의 한 障이 한 주제를 다루는데, 시험에 나올만한 것들을 뽑아서 정리해야 한다. 이때 김대순만 요약정리하는게 아니라 각종 교재와 자료와 논문을 참고한 것을 바탕으로, “내 나름의 시각과 논리흐름과 결론”을 갖춰야 한다. 특히 교과서에 결론이 명확하지 않거나 입장이 흐지부지해서 기분이 찝찝하면 반드시 내 나름의 결론을 맺어둔다. 거듭 말하지만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데 이때에는 쟁점이 무엇이고 논쟁의 현황이 무엇인지 소개하고 내 의견을 ‘건의’하듯 조심스레 피력하는 정도가 좋다. 이게 핵심노트(‘서브’)다. 이건 작성하는 것 자체가 크나큰 공부고, 작성한 뒤에는 암기하는 일이 남는다.

난 막판에 공부하면서 특정 주제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google.com 에 핵심 단어들을 집어넣어서 내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논문/기사/자료를 찾아냈다. 예컨대, 미국의 대테러전 포로의 법적 지위 같은건 최신 교과서에도 반영되기 힘들지만, 영어 사이트에는 이미 수두룩한 분석/논문들이 나와있다. 한국어로 된 자료는 별로 없고, 미국, 영국 등의 자료를 봐야 한다. 선진국은 이렇게 학문이 발달했구나... 하는 부러움이 팍팍 들 것이다. 단, 교과서에 이미 충분히 다뤄져있는 주제는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 어디까지나 교과서가 우선임을 기억하라. 자칫 검색하느라 시간낭비할 수가 있으니.
출처 : '자유인'과 외교관을 꿈꾸는 친구들
글쓴이 : yoonm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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