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권 목사

박충권 목사 2009. 6. 24. 13:17

 

 

 


 

눈  폭 풍

 

 

 

 

                                         박충권

 

눈 덥힌  시베리아  벌판

가도가도   하얀  세상

눈길을  헤치고 

나는  달리고  달렸습니다

 

 

어둠 속에  하얀  눈  폭풍이 

휘몰아  치는  그길을

나는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아직도  깜깜한  밤 

하늘을  쳐다보아도

땅을  쳐다 보아도 

하얀  눈 뿐입니다  그려

 

 

 

어제  밤  혹한  눈 폭풍은

갓여린  어깨를  흔들었습니다

이젠  순풍이  붑니다

소리없이  눈도  포근하게  내립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세찬  눈보라가  가끔씩

지난  시간을  생각이나  하라는 것처럼

불고 불어서  나의  뺨을  칩니다

 

 

시베리아의  눈  폭풍 

언젠가  다시  만날수도  있을 겁니다

그때를  대비하여  오늘도  나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긴  기도를  올리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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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vanni Marradi / 눈이 내리네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앞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란이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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