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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 금정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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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의끝에서

2021. 11. 4.

 

며칠 전부터 허리 쪽이 이상했지만 영도 조도 쪽 해안데크길 산책을 나갑니다  

영도다리 아랫편 비둘기 몇 마리 반상회 하고 있는 철거를 기다리며 힘겹게 버티고 있는 점집 건물

아치섬 해변과 해안 데크길을 코로나로 폐쇄했다고 하는 데 너무 행정 편의적인 발상입니다.  

할 수 없어 돌아나오며 탁 트인 내항 사진 몇 장 담고 

집에 돌아온 다음날 부터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 100미터 걷기조차 힘듭니다.  병원에 가니 요추관 협착증입니다. 노화로 인 한 것이라는 말을 듣자 이제 산으로의 여정도 끝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고 조금씩 걷기는 해 보지만 몸 상태가 예전과는 뭔가가 다른 이질적인 느낌이 듭니다. 조금 걷고 한참씩 쉬어야 됩니다   

 

여정의 끝을 향해가는 시작입니다.  앞으로 남은 여정이 어떻게 끝 날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산으로의 여정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금정산에서 여정의 끝을 시작해 봅니다.  

남문 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뱃살 검문하는 포졸 지나고 

남문 연못 

아직도 한창이라고 우기는 억새 

절정을 향하는 단풍 

언제나 수려한 소나무 

배초향, 방아를 바라보며 주변을 둘러보지만 남문파 대선배님들은 돌아가셨는지 건강이 나빠졌는지 한분도 보이지 않습니다 

 

2 망루 

2망루 앞에서 금정산 주능선 조망 

남문을 지나고 수박샘 지나고 

산성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여근석 한번 돌아보고 

가을이 내리는 돌계단을 오릅니다. 스무 해도 훨씬 전에 애들과 함께 오르던 기억이 납니다. 큰 애가 오르기 힘들다며 울던 생각도 나고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고 했던 기억도 납니다 

  

몇가닥 피어있는 억새를 구경하며 1 망루로 오릅니다 

 

태풍에 누각이 날라가버린 1망루 ... 복원했었지만 그다음 해에 다시 누각이 날아가 버리고 그 이후로는 누각이 없는 채로 산객을 맞이 합니다  

쑥부쟁이 

구절초을 구경하고 파리봉을 향합니다 

  

 

화산쪽의 바위들 ... 이제는 이 바위들은 끝까지 찾아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멀리 정상 고당봉과 파리봉  

깊어가는 파리봉의 가을  

화명동 쪽으로 가을이 내려가는 모습 

 

지금은 나무데크 계단으로 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올 수 있었지만 계단이 없었을 때는 꽤나 아슬한 코스 ... 예전의 기억을 돌아봅니다. 소나무가 있는 앞의 봉우리, 운무 속에서 봉우리만 삐죽하게 나와 있던 저곳에서 선배님과 라면 끓여 먹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 꼭대기에서 포도주로 건배하던 기억도 ... 

예전 등반로를 따라 만들어 놓은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그때의 기억들이 솟아오릅니다. 

만추의 햇살이 가을 숲에 내리고  

산객은 수련원 가는 나무 계단길을 따라 추억으로 향합니다   

오랫만에 보는 코스모스  산성마을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집으로 향합니다 

 

동문 

감국 

집으로 가는 길에는 바위가 제법 많습니다 

저 바위 뒤에는 예전 추억이 숨어 있을까?  

한동안 가물에 참샘 물도 말라 버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반겨주는 쑥부쟁이 바라보며 여정의 끝에서 시작을 마무리합니다 

 

 

새로운 시작 (여정의 끝에서) 

 

세상 온갖 사연들

세월을 유영하다 바다에 이르면

반짝이는 모래톱이 되지만  

 

여정의 끝자락에는

추억의 잔해가 쌓여

시름만 깊어간다.

 

살아갈수록

기다림은 사라져 가고

고(苦)는 깊어가지만

 

오늘도 실체 모르는 완성을 향한

헛된 희망 품은 첫걸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