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 이야기/삼국지와 영웅 이야기 2

수미니 2007. 11. 5. 16:40

 

 


원술, 이 아저씨가 원소랑 친형제 사이였든, 아님 사촌간이였든 간에 원소 만큼 집안이 훌륭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집안이 그 집안이니.... 훌륭한 가문 출신에다, 물려받은 유산(물론 정치적 유산과 인맥을 말한다.)이 장난 아니다 ....  그런데 한 집안에서 나와서그런가 세상을 담아야할 마음 그릇은 형이나 동생이나 거기서 거기였다.  



이분이 원술님 되시겠다. 물론 편견을 가지고 그린 상상화이다. 그래서 뭐랄까 귀티나 보이면서도 간신 같은 느낌이 풍기는 것 같다.              


 

 


아니 원술 이 넘은.........   지능이 좀 모자란다는 면에서는...... 자기가 우리집안 사람도 아니라고 욕하고, 집안 노비 출신이라고 욕해왔던 지네 형보다 더했음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왜냐구? 아니 이넘이 제정신인 넘이면 아무리 맘에 안들어도 그렇지 (사촌 아님 이복) 형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려고 노력하겠어? 거기다 딴 집안사람이랑 손잡고 형님 견제하려고 그러는 걸 보면.....  요즘 우리나라에도 아버지 유산 서로 더 많이 차지하겠다고 싸우고 서로 헐뜯는 사람들 많이 있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런 싸움은 더 한 것 같기도 하고... 글쎄 난 그만큼 돈이 없어봐서 모르겠지만 그렇게 쌈질하는 재벌정도 되면, 서로 비슷하게만 나눠가져도 자기가 하려고 생각한 꿈을 펼치는데 큰 어려움 없을 거 같은데... 만약 정말로 기업을 발전시키는게 꿈이고,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면 시장에서 자기 능력을 보여줘야지, 뒤로 아버지 유언 이리저리 달리 해석하고 재산다툼해서 얻은 자산이 자신의 경영능력이랑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다.  그만큼 존경들 받고 싶으신 것 같고, 또 그러시고들 계시니 인격도 그에 걸맞아야 하는게 아닐지 ..........                 

........ 다만 이분들한테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평가하는 것도 좀 생각해봐야될 문제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봐서도 말이야, 모든 국가가 동일하면서도 공정한 룰 아래서 공정하게 경쟁하는게 현대 자본주의에 걸맞는 시장체제라고 선진국들은 우기지만..... 웃기는 소리들이다. 사실, 미국의 기업들이, 일본의 기업들이, 그리고 유럽의 기업들이 옛날 설립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정도를 걸으면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훌륭한 일만 하면서 돈을 벌었던것은 절대 아니거든......  그들도 우리 못지않게 부정을 저질렀고, 권력과 유착해서 국가의 돈을 빼먹었으며, 편법을 써서 이익을 늘렸고, 독점과 권모술수로 경쟁기업을 도태시켰다.  지금 우리애들 보는 위인전에 나오는 록펠러니... 카네기니... 에디슨이니... 이런 기업가분들 한창 기업 성장시킬 때보면 예전 우리나라 기업가들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양반들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말하는 룰을 완벽하게 지켜가면서, 이런 기업들 따라잡거나 이들과 경쟁하는 거... 그 자체가 쉽지 않은 이야기다.  선진국들이 우리나라에 인권이니 근로환경이니 이야기하는 건.... '니들은 영원히 우리 하청만하고 살았음 좋겠어...'라는 생각이 함께 담겨 있다는 거다.       


말하자면, 발전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각각의 단계에 맞는 나름의 룰이랄까 환경,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 필요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게 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합의가 되고, 각 계층이 조화를 이루어나갈 때 조금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건 정부나 기업가들만의 문제는 절대 아니고  국민들의 책임과 권리가 더욱 큰 것이 아닐까 싶다. 왜냐면 우리가 매번의 선거로 정부를 구성하고 있고, 정부나 기업가들이 맘대로 정책을 결정하려 한다고 하더라도 사회를 이성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국민여론에서 나오는 거니까.....  그러니까 니들도 그마만큼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보수건 진보건 누가 잘났다고 이야기하는 거 아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야........ 하여간 대통령이 누가 되었건 여러분들이 큰일을 하시는거다......... 



이집 사시는 분이 누가 되셨든 국민 여러분이 뽑은 사람이고, 국민들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수퍼 영웅 혼자서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고....... 아니 그런 시대는 사실상 역사적으로도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자면, 역사적으로 칭기즈칸이나 나폴레옹 같은 사람들이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것도 개인의 위대한 영도력과 함께 시대적 상황이 그들을 도왔기 때문이며, 동시에 그들과 함께한 이름 없는 수많은 전사들의 피가 만들어낸 전설이라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한사람의 영웅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거다. 게다가 현대에는 과거와 문화적 사회적 배경이 다르기에 그와 비슷한 영웅도 나올 수 없다. 만약 시저나 칭기즈칸, 혹은 나폴레옹이 현대에 다시 나와 똑같은 일을 한다면, 영웅이 아니라 살인마 혹은 전쟁광으로 불릴 거다.(하긴 서양의 전통에서 칭기즈칸은 영웅이라기보다는 미개한 야만인 집단의 괴수에 가깝기도 하다.)  결국순환논리에 빠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영웅과 시대정신의 결합, 그리고 시대적 환경과 사회구성원들의 참여가 영웅의 신화를 만들어내고, 그러한 것들이 전설로 남게 되는 것이다.



아래 그림들 보시라. 둘다 나폴레옹 아저씨가 알프스 넘는 장면인데 위쪽이랑 아래쪽 묘사가 너무 다르다.   첫 번째 그림은 Jacques-Louis David 라는 궁정화가 그린 그림이고, 두 번째 그림은  Paul Delaroche 라는 화가가 나폴레옹이 죽은 뒤에 그린 그림이다. 첫 번째 그림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나폴레옹의 이미지도 첫 번째 그림에 가깝다....  근데 사실은 아래쪽 두 번째 그림이 훨씬 사실적이고 당시 상황을 제대로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알프스가 백마를 타고 저렇게 개폼 잡으면서 넘을 수도 없을 뿐더러, 나폴레옹 아저씨 키는 짜리몽땅하기로 유명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우리가 받아들이는 이미지라는 것은 덧칠된 것이 많다.           

    


 

 

 

  


아무튼 원소가 원술한테 따로 허수아비 황제를 세워 임시정부를 하나 만들자고 연락을 해왔을 때, 원술은 코웃음 친다.  이때의 원술, 마음 속으로는   'ㅂ ㅅ 할려면 지가하지 무슨.... 다른 넘 황제로 옹립했다가 어쩔라구?  대를 이어 삼공자리 하나 얻게? ......   4대를 이어서 황제 따까리 노릇 했으면, 이젠 포부를 좀 크게 가져야 되는거 아냐?  4대 삼공이나 5대 삼공이나 뭐가 달라?'라고 생각했을런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도리를 들먹인다.   후한서 원술전에서는   "다들 반대할거라는 핑계를 대면서 반대했다. (托以公義不肯同)" 라고 하였는데, 삼국지 원술전 배송지 주注에서는 오서吳書를 인용하여 훨씬더 구체적인 반대이유를 다음과 이야기한다.  "내가 바라는 건 동탁이 넘 때려잡는거 밖에 엄서! 난 의리 빼면 딴거는 몰라!(志在滅卓, 不識其他)"   이거 멋있는 말 같다.  성품이 올곧고 영웅적인 포부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인 것 같다.  다만 이처럼 이야기 했고, 여기에 행동이 일치한다는 전제만 있다면......  근데 원술 이 양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맘속으로는 음흉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다. '흥! 내가 황제 할거다!'라고....  뭐 어린 시절 꿈이 대통령이라고 그랬던 어떤 분(?)처럼 원술도 황제가 되는게 꿈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지 나름대로 이유도 있었다.


첫째, 한나라는 머지않아 멸망할 운명이 뻔히 보인다는 것이다. 이미 몰락의 길로 들어선 왕조를 대체할 새로운 세력이 대두될 것이라는 말이다.


둘째, 그런 한나라 왕조를 대체할 자격이 있는 명망있고 유력한 집단이 자기네 원씨 집안이라는 것이다. 말했다시피 애네 집안은 4대를 걸쳐 삼공을 역임했으니, 애한테 그런 자부심이 있었던 거다. 그저 집안 믿고 날뛰는거 하구는..... 하긴 집안이 좋으면 훌륭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다는 건 인정한다. 그치만 그걸로 끝난다고 생각하면..... 안되자나..... 


셋째, 원가네 집안을 이어갈 적임자는 바로 원술 자신이라는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고대 사회에서 적자와 서자의 신분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첩의 자식이 황제를 꿈꾸다니.... 말도 안되지. 그럼....그러므로 원소 보다는 원술 스스로가 한나라를 이어갈 왕조를 개창할 적임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에 걸림돌이 되는 인간이 그 덜떨어진(?) 원소이다. 첩의 자식이 어디서 사기치고 다니면서 사람들과 연줄을 맺고, 세력을 키워놓았으니....... 이걸 본 원술...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원소를 필생의 라이벌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거다.

           

하지만 원술 아저씨에게는 남들이 갖지 못했던 게 있었다. 바로 전국옥새傳國玉璽....  이건 동한 영제靈帝 중평中平 6년(서기 189년)에 오랜 기간 권력을 농단하던 내시 장양張讓 등이 일으킨 난리통에 유실되었다가, 훗날 손견의 손에 흘러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이걸 손견의 부인이 가지고 있다가 원술에게 강탈당한 것이다.(어쩔 도리가 없다. 원술이 상관이고 손책의 후원자이니...) 이 일은 후한서 원술전에서 기록되어 있다.  옥새를 손에 넣은 후 원술은 스스로 황제의 명命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되고, 황제가 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다 못한 원술은 헌제獻帝 건안建安 2년(서기 197년), 따땃한 봄날에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원술이 황제를 자칭하고 나서자 전국적으로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물결처럼 일어난다. 심지어대를 이어 충성하고 있던 손책까지 강동에서 절교한다는 편지를 보낸다. 결국 원술은 도처에서 벽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원술이 이때 생각해낸거... 여포! 이 녀석 쌈 잘한다. 그래서 여포에게 사돈 맺자고 슬쩍 손을 내민다. 이에 여포는 원술이 보낸 사자를 구금하고, 조조(조조는 이때 이미 장안에서 탈출해온 황제를 자신의 근거지인 허현許縣으로 모셔와 황제를 구실로 여러 제후들을 호령하기 시작하였다.)에게 보내버린다. 원술은 열이 머리 끝까지 뻗쳐서는 군대를 동원해서 여포를 친다. 하지만 이게 여포한테 박살이 나버리고, 이 싸움은 원술 곁에 조무라기들 조차 남지 않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원술이라고 정말 바보 찐따는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라도 들어보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이 자연스레 들기 마련이다. 사실, 원술은 스스로 황제가 되기전 여러 방면으로 의견을 구하기는 했었다. 원술이 사고치기 몇년전, 즉 헌제 흥평興平 2년(서기 195년)에는, 자신의 조무래기들을 모아놓고 넌지시 자기 생각을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내 아무리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말야..... 내가 하늘의 뜻과 백성들의 지지를 따라서(應天順民) 황제가 되는게 어떨까..........."

 

 이 말에 그의 부하 염상閻象이 한마디 하고 나선다.

 

"옛날에 주周나라 문왕文王(이사람은 은殷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 무왕武王의 아버지로 주나라의 국력을 당시 중국을 지배하고 있던 은나라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람으로 전해지며, 유학에서는 이 사람을 성인聖人으로 묘사한다.)은 천하의 삼분지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三分天下有其二) 은나라를 섬겼습니다. 근데 대장님은 지금 주문왕이랑 비견될만한 일을 한 것도 없으시고, 게다가 어리긴 하지만 황제도 은나라 주왕紂王(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만들었고 벌겋게 단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사람을 건너가게 한 대표적 폭군?.....  은나라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중국 고대의 폭군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다분히 중국을 지배하게 된 주나라 왕조의 조작 내지는 여론공작의 결과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왕조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이전 왕조의 부정부패와 도덕성 결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요즘도 이런 일들은 많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하다못해 그 뿌리가 같은 노태우 장군도 친구를 배신했고....글쎄 배신인가?......, 결국 얼마 전까지 각하라고 부르면서 딸랑거리며 따르던 친구분을 산사로 유배보내기까지 했다. 그러니 은나라 왕조의 멸망도 단순히 마지막 국왕의 음탕함을 즐기면서 국력을 소진시킨데서 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과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새 왕조를 개창한다고 그러십니까?" 

 

이에 원술은 입맛을 다시며 다른 넘을 찾아본다. 하지만 원술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이는 없었다.  장승張承이라는 사람은 "우리 형님이요.... 황제가 되고 말고는 능력이 있냐, 없냐에 달렸지, 사람들이 동의하나 하지 않나에 달린거 아니라는데요(在德不在衆)...라고까지 말한다. 이건 숫제 '당신은 황제 노릇할 능력이 없네요.'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원술은 자기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꿈을 가진다는 거....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척이나 중요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다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준비해가는 과정이 필요함에도, 그러한 과정들은 모조리 생략하고 무턱대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돈이 필요하다면 나가서 일하고 저축해서 모아야지, 은행을 털면 곤란하지 않겠나) 모두가 사람을 알아 본건지 어쩐건지......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충고(?) 혹은  무관심을 뒤로하고 원술이 스스로 황제가 되기에 이른다.            


이때 조조가 원술의 행동에 간섭하고 나선다.  금방 말했지만 이때의 조조는 이미 옛날의 조조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