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전 이야기/주역 이야기

수미니 2007. 11. 24. 16:06

  

 

 

    2.역전易傳은 주역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역학의 수많은 이론들이 사실상 역전에 사상적 기원을 두고있다.   주역이라는 책에 대하여 1 에서  서두의 그림에 있던 책(주역정의)도 사실상 역전의 사상을 발전시켜 주역을 해석하고 있는 저작이다.

  

역전易傳은 주역을 해설하고 있는 저작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한대漢代 사람들은 이를 통털어 십익十翼이라고 불렀고, 현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역전을 주역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역전 혹은 십익이라고 하는 것은 곧, 단전彖傳 상하편, 상전象傳 상하편, 문언전文言傳, 계사전繫辭傳 상하편, 설괘전說卦傳,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 등 10편의 주역에 대한 해설서를 말하는 것이다. 이때 주역의 의미를 분명하게 해석해주는 날개와 같다는 의미에서 십익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일곱 가지 종류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네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주역 경문 바로 뒤에서 그 경문을 해석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단전과 상전이다.(단전과 상전이 처음부터 경문 바로 뒤에 붙어있던 것은 아니다.  단전과 상전이 형성되던 시기에는 계사전이나 설괘전과 같은 독립된 전傳이었으나, 한漢나라 정현鄭玄과 위魏나라 왕필王弼 등이 경문과 그를 해석한 전을 찾아서 비교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경문뒤에 붙인 것이다.)

두번째는 건곤乾坤 두 괘卦의 괘효상卦爻象(괘와 효의 모양을 괘효상이라고 한다.)과 괘효사卦爻辭(괘와 효 뒤에 적어놓은 점치는 말을 괘효사라고 한다.)를 해석한 것이 있는데, 이것이 곧 문언전이다.

세번째로는 주역이라는 책의 성질과 서법筮法의 원칙을 해설하고 주역의 대의(물론 역전이 기록된 전국시대의 시각으로 이전부터 존재하던 점치는 책을 학문적으로 해석한 것이지만....)를 대체적으로 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계사전과 설괘전이다.

마지막으로 주역 64괘의 구조와 차례를 해설하고있는 서괘전과 잡괘전이 있다.

 

마왕퇴 한묘漢墓에서 출토된 백서帛書 역전(백서주역처럼 비단 천에 쓰여진 주역해설 논문이 나왔는데, 백서역전은 현재 통용되는 역전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내용도 들어있다.)에서는 통행본 설괘전의 세 구절이 역지의易之義 속에 수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이 십익만을 역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대漢代의 유일한 시각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주역과 마찬가지로 조금씩 다른 여러가지 역전 전본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역전의 저자나 형성 년대에 대해서, 한대 사람들은 이 주역 해설서가 공자의 저작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후세에도 매우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는데, 송대宋代 구양수歐陽脩가 처음으로 계사전은 공자의 저작이 아니라고 의심하기 이전에는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그 후로 엽적葉適은 십익 가운데 단전과 상전을 제외한 모든 내용이 공자가 저작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청대淸代의 최술崔述에 이르러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단전과 상전 마저도 공자의 저작이 아니라는 생각을 제기하였다. 그 까닭은 맹자가 살았던 때와 공자가 살았던 때가 시대적으로 그리 멀지 않았으며, 맹자 스스로 공자의 학술을 계승하여 후대에 전수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맹자에는 공자가 역전을 지었다는 이야기나 십익에 관련된 내용들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십익은 공자가 아니라 그의 후학들에게서 저작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는 것이며, '공자가 역전을 지었다'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아니라면 이 주장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대의 학자들은 대부분 역전 각편이 오랜 시간 속에서 지속적으로 형성된 것이며, 어느 한사람의 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전국시대 이래의 주역과 서법에 관한 해설을 모아서 편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단전과 상전, 두 가지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형성되었다고 보이는데, 그 이유는 계사전에서 서법과 주역의 원리를 해석하고 있는 내용이 상당부분 단전과 상전에서 제시한 해석의 규칙에 그 이론 근거를 두고 있으며, 문언전 역시 단전과 상전 단전과 상전 의 많은 부분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대 초기의 문헌들과 백서 역전의 내용을 살펴보면 십익 가운데 절대 다수가 한대 이전에 이미 형성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에서 역전을 계사, 상, 단, 문언, 설괘 등으로 개괄하고 있다. 또 위지魏志에 의하면 역전의 각편은 일찍부터 개별적으로 단독 형성되었으며, 한대의 정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경 뒤에 전을 덧붙였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 통용되고 있는 왕필본 주역이다. 역전의 편찬은 유가학자들의 손에서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 내용과 사상은 도가道家와 음양가陰陽家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예를 들어, "음양陰陽"과 같은 범주는 논어에서 볼 수 없고, 맹자에서도 역시 찾아볼 수 없지만, 노자와 장자, 그리고 관자 등의 음양가 문헌에서는 철학적 범주로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역전은 한대인들이 비록 유가의 경전 해석서라고 생각했었지만 결코 공자와 맹자 두 사람의 사상만을 밝혀내고 있는 것이 아니며, 전국시대 이래로 형성된 수많은 사상가들의 관점을 흡수하여 형성된 것이며, 이점은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다.

 

역전을 주역, 즉 역경易經이라는 책과 비교한다면, 경전에 대한 해석에 어떤 특징이 있을까? 대체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점치는 전적이던 주역이라는 책을 철학화의 길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송대의 주희朱熹는 문집文集, 답여백공答呂伯恭에서 "역전은 처음으로 길흉화복을 이야기했던 내용을 추론해서 의리義理로 밝혀내었다. (始因其言吉凶訓戒之意而推說其義理以明之.)"라고 역전을 평가했다. 이런 역易풀이 학풍(주역은 일반적으로 역易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해석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한자로는 해역解易이라고 하며, 이를 우리말로 역풀이라고 하였다. '주역의 내용을 해석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공자가 이미 그 단서를 열었던 것이다. 앞서 공자가 역전 각편을 저술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주역이 공자 이전에 이미 유행하고 있었던 책이므로 공자도 주역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며, 실제로 주역에 대한 언급이 논어에 수록되어있다. 공자는 주역을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선한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개과선천) 서적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런 관점은 유가학자들에게 계승되었다. 훗날 전국시대 제자백가 학술의 영향아래서 주역을 전수傳授하였던 학자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괘효상과 괘효사, 그리고 서법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여, 주역의 내용을 이론화하고 체계화하여 역전 각편이 형성 되었다. 이 때문에 역전은 전체적인 면에서 보면 철학적 저작이며, 고대 역학자들의 말을 빌자면 바로 궁리진성窮理盡性(천하 혹은 사물 이치를 궁구하고, 그 본성을 모두 실현시키도록 한다는 의미인데, 설괘전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하는 저작으로서 천도天道(천도란 하늘의 원리 혹은 세계의 운행 원리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겠지만, 유가적으로 본다면 이는 물리적 원리가 아니며 일정한 지향성을 가진 원리로서 인간을 포함한 세계의 모든 사물이 이에 의해 좌우된다.)를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람의 일을 강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길흉화복을 점쳐서 묻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철리哲理를 밝혀내는 서적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사상사에 있어서 하나의 커다란 진보였으며, 그 중심에는 역전이라는 책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주역이 후세에 영향을 미치게 된 까닭은 분명 점술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역전에서 제기하고 있는 역풀이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전에서는 어떤 역풀이 원칙을 제기하고 있을까? 이를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전과 상전에서는 괘효상과 괘효사를 해석하고, 괘효사와 괘효상 양자 간의 내재적 관계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괘효상과 괘효사간의 이런 관계는 훗날 "상사상응지리象辭相應之理(괘효사와 괘효상 사이에는 필연적인 내재적 관계 혹은 원리가 있다는 생각)"라고 불린다. 주역에서 특정 괘효상에 특정 괘효사를 붙여둔 것은 과연 논리적 관련이나 따라야 할 법칙이 있는 것일까? 이것은 분명 의미심장하고 생각해볼한 가치가 있는 문제이다. 이것은 줄곧 역경의 심오한 비밀 가운데 한가지라고 생각되어 왔으며, 역대 역학자들 모두가 이 심오한 비밀을 밝혀보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어, 단전과 상전의 저자는 주역 내용의 체계를 찾고 있었는데, 그에 따른 수많은 역풀이 원칙(해역체례解易體例)을 제기하였다. 단전과 상전에서 내놓은 해역체례의 예를 들자면, 취상설取象說이나 취의설取義說, 당위설當位說, 중위설中位說, 왕래설往來說, 승승설承乘說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서 주역의 괘효상과 괘효사 사이에 논리적 관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설명하려 하였던 것이다. 또한 이와같은 해석을 통해 주역은 마침내 엄밀한 이론 체계를 가진 경전으로 인정되었다.(여기서 설명하지 못한 역전의 여러가지 역풀이 원칙이나 체계들은 이어서 역전만을 전문으로 설명하는 시간에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둘째, 계사전과 설괘전 등은 수많은 역학적, 철학적 범주들을 제시하여 주역의 원리와 원칙을 해설하였다. 예를 들자면 음양陰陽, 강유剛柔, 삼재三才, 위位, 중中, 시時, 태극太極, 양의兩儀, 사상四象, 상象, 수數, 의意, 신神, 기幾, 도기道器, 형이상形而上, 형이하形而下, 동정動靜, 소식消息, 태화太和 등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우奇偶 두 획과 괘효상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음양변역의 법칙과 음양상제陰陽相濟 이론을 제기한 것이다. 또한 여기서 도출된 범주와 명제들은 훗날 중국철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셋째, 문언전은 건곤乾坤 두 괘의 해석을 통해서 주로 유가철학의 윤리학설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사덕설四德說이나 경의합일설敬義合一說, 중도관中道觀, 도덕수업道德修業說 등은 유가 인생철학의 내용 가운데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었다. 

 

넷째, 서괘전과 잡괘전에서는 주역 64괘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토론하고, 64괘의 괘상과 괘의가 완정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각각의 이어진 괘가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며, 혹은 서로 상반되고 서로 결합하는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커다란 계통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이런 사고 방식으로 사물의 변화과정을 관찰하는 한가지 유형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역전의 저자는 서법과 괘효상, 그리고 괘효사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고대의 점치는 일에 관련된 책을 철학적 저작으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이것은 고대 사회, 특히 선진先秦(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 이전의 고대사회를 말한다.) 시대 사유능력이 이미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했음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체성整體性의 원칙(작은 체계들이 모여 전체의 조화로운 체계를 이룬다는 생각이다. 이를 주역을 통해 살펴보면, 주역의 64괘는 각각 고유한 체계와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모여 주역이라는 정체를 이룬다는 의미이다.)이라든가 변역성變易性의 원칙(세계와 그 구성원들은 모두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단전과 상전에서는 효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이 변화하는 사물의 대표적인 예인 것이다.), 음양호보陰陽互補 원칙(서로 상대되는 것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의미이다. 주역에서는 음효와 양효 사이의 관계를 지칭한다.), 화합과 균형의 원칙, 상의합일象意合一(괘상과 괘가 의미하는 바가 일치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역전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것이다. 또한 언어와 개념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한다.) 및 상수합일象數合一 원칙(괘상과 괘상을 만들어내는 수가 일치한다는 의미이다.)과 같은 역전에서 제기한 이론 사유들은 역전이라는 사상 서적의 근거가 되는 것이 비록 주역이라는 점치는 책이었지만,이를 승화시켜 사상으로 발전 시켰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앞서 보여드린 여러가지 그림들의 유래는 역전에서 몇마디 해놓은 이야기에 사람들이 살을 붙이면서 조작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용말이 등에 프린팅하고 나온 하도河圖와, 신귀(신령스런 거북이?) 등에 프린팅된 낙서洛書....  대부분 왼쪽 그림을 하도라고 하고 오른쪽 그림을 낙서라고 그러지만 반대로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여러가지 학설이 분분하다는 말이지..... 말이 많을 수록 더 믿을 게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