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내다

SUN 2007. 9. 5. 01:00

심심해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실수로 사진을 모두 삭제해 버렸습니다.

아직도 속이 상하네요.

직접 찍은 사진이었으면 오히려 나았으련만..

제가 지워버린 건 누군가들이 보내준 사진들이었어요.

 

핸드폰 카메라가 디카보다 좋은 점은 누군가와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아닐까요.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그네들이 보내온 사진으로 기억 한 조각을 나눠가질 수 있으니까요.

사진을 보내는 건 문자를 보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이 노을, 혼자 보기 아까워~', '나 오늘 화장 잘 먹어서 엄청 이쁜데, 보여주고 싶어~'

 자신의 생활 한 부분을 공유하고 싶다는 수줍은 요청이라는 생각에,

누군가의 사진을 받으면 그와 나 사이의 벽이 하나 사라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속상한 거겠죠.

그들과의 연결 고리 하나가 끊긴 느낌.

그리고 그 사진을 보며 혼자 미소지었던 기억마저 삭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전에 보내줬던 그 웃긴표정 사진말야~ 그거 다시 보내주라~ 갑자기 니가 엄청 보고싶네^^'

스탠드를 조명 삼아 셀카라도 찍어서 이렇게 보내봐야겠습니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얼마만큼의 연결고리가 복구되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