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민-성장일기

    미리별 2009. 10. 12. 15:15

    2009-10-12 월요일 맑음

     

    특민아, 정말 황당하구나.

    세수를 하다 말고 학교가기 싫다고 운 이유가

    앞구르기가 하기 싫어서라니!!

     

    앞구르기 수행평가를 하는 날이라고

    징징거리던 너는 앞구르기를 못해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것도 속상하지만,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게 더 속상해서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지.

    어차피 C점을 받을텐데  아예 시험을 거부하면 안되냐며...ㅜㅜ

     

    왜 그러냐 증말~~ㅜㅜ

    너무 귀하게 자라서 다쳐 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그럴까?

    설마 앞구르기하다가 죽기야 하겠니?

     

    오늘 아침 우리집 거실풍경은 그야말로 코메디였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거실 바닥에 이불을 깔고 시범을 보이시더구나.


    할아버지 할머니는 팔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이마가 아닌 정수리 뒷부분을 땅에 대고

    발 뒷꿈치를 들면서 힘을 주라고 하셨지.


    겁쟁이 너는 시도를 하다가 도저히 못한다며 울더구나.

    배가 나와서 못한다고..ㅋ

    할아버지는 배를 쑤욱 내밀면서 이렇게 배가 나와도 탈없다 하시고.


    그렇게 30여 분 동안 앞구르기를 가르치셨지만 또 실패!

     

    엄마는 종일 회사에서 손가락 빨고 있을 특민이를 상상했다.

    너는 초조하거나 불안하면 꼭 손가락을 빨잖아.


    하교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전화를 해보니

    너가 원하는대로 되었더구나.


    너는 선생님이 신종플루에 걸려서 출근하시지 않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서 등교를 했지.


    그 기도 덕분인지 선생님이 감기에 걸려서 출근을 못하셨다고. 하하하

    엄마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

     

    그 소식을 들은 엄마는 바로 아빠에게 전화를 했단다.

    오늘 엄마는 문상을 다녀와야하니 일찍 퇴근해서 특별 훈련을 시키라고.

    넌 죽었다. 아빠 성격 알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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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13 화요일


    드디어...

    드디어....

    우리 특민이가 앞구르기에 성공했다.  ^^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모두의 도움으로~

    에혀~~~ 장하다, 아들아!



     

    앞구르기 왜할까요? 평소 어디가서 앞구르기하면서 다닐일도 없는데 평생 써먹지도 못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바닥으로 굴러가버리는 듯한 그동작을! 그 중요한 평생을 좌우하는 목뼈 부상위험까지 감수하면서...10년전에도 학교수행평가였다니..2020년대 여중생도 앞구르다 꼿꼿히 선채 목에 무게가 실림서 꺾인사고로 창피는 둘째치고..15세도 되기전에 대단한 시합도 아닌 종목을 하다 경추흉추 염좌에 인대 찢기고..도대체 교육부는 이걸 유지하는, 해야하는 목적이나 있는건지요. 과거 전쟁시절 군인들 땅굴속 폭탄피하는 자세연습용을 고대로 답습하고있는건 아닌지! 누가 왜 앞구르기가 애들 수행평가까지될만한 존재의 이유좀 알려줬음 좋겠네요. 다친 딸 치료 중 열받아 10년전 글에 답글 올리네요. 오죽했음!! 에효
    이제야 답글을 봅니다. 아무 생각없었는데 님의 댓글을 보니 저도 이해가 안 가고 화가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