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목탁소리]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중에서, 심각할 필요는 없다, 산중의 밤, 삶은 곧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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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법문/법상스님의 목탁소리

2021. 3. 10.

 

 

사랑하되 집착하지 말라.

사랑은 내 것으로 만들려는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라

아집을 놓아버린 순수한 이타적인 마음 그 자체다.

 

진정한 사랑에는

나라는 에고며 아상이 개입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그가 또 다른 사람이 생겨 나를 떠나간다고 했을 때조차

그가 그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나와 함께 있을 때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그를 위해 마땅히 보내줄 수 있는 것이

본래적인 사랑의 속성이 아니겠나.

 

마음이 벌써 떠났는데도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은

지독한 아집이 만들어 내는 강박증이요,

정신이상에 가깝다.

 

그러나 과연 어떻게 집착 없는 사랑이 가능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아니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사랑

붓다가 말씀하신 동체적인 사랑으로 가는 길이다.

 

그런 투명하고 흔적 없는, 사랑 그 자체의 사랑을 했을 때

사랑은 그 세속적인 의미를 넘어 명상으로 들어서는

올찬 깨달음의 길로 변모한다.

-낭송 혜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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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의 밤은 별다른 할 거리가 없다.

그냥 자는 것, 아니면 그냥 앉아 있다가 자는 것

그것밖에 별다른 선택이 없다.

 

그저 작고 추운 방 침대 위에 앉아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며 그윽한 어둠과 고요를 가만 가만히 듣다가

슬그머니 잠이 쏟아지면

그저 드러누워 자는 것이 저녁 롯지 일과의 전부다.

 

이런 할 일 없음이 좋다.

아무것도 할 것 없고

애써 할 필요도 없는 텅 빈 우주 공간과도 같은

이 시간이 얼마나 그윽하고 평화로운지 모른다.

 

어쩌면 산을 찾는 즐거움이 이런 여유와 고요함을

할 일 없음의 무위를 충분히 누리는 것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바쁘고 할 일 넘치며 일에 쫓기고, 성공에 목마르며

할 일을 다 하지 못하면 세상에 뒤쳐질 것 같은

그 일상에서 벗어나 일 없음을 누려보는 것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어쩌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일지 모른다.

어떤가.

일 없는 산중의 소요를 함께 즐겨봄이

-낭송 김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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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나의 보는 방식

거기에 삶의 모든 것이 달려 있다.

거기에 내 전부를 걸라.

 

대장부는 바로 이것에 삶을 건다.

지금 여기에

내 삶의 전부를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바라봄에 건다는 것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삶을 완전한 책임감과 온전한 지혜로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여기야말로 모든 삶의 원천이요.

에너지의 근원이고

진실을 발견할 유일한 통로다.

 

지금 여기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이미 지나간 과거도 지금 여기에 있으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또한 지금 여기에 다 있다.

 

이것은 양자물리학에서도 밝혀낸 것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의 봄이 내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내 미래를 알고 싶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될 것인가, 망할 것인가.

지금 이 사업을 계속 확장할 수 있을까.

 

나의 명예와 지위가 얼마나 더 올라 갈 것인가

그 모든 것은 삶을 살고 있는

바로 지금 이순간을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느냐

어떻게 자각과 깨어 있음으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현재가 모든 미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내 삶의 창조자는 지금 여기다.

-낭송 대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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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너무 심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너무 인생을 짐 진 사람처럼

무겁게 힘겹게 살아갈 것은 없지 않은가.

 

너무 심각하고 무겁게 생각하는 사람 대부분은

무언가에 그만큼 유우하게 빠져 있거나

집착하고 있거나,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어떤 마음의 짐들을 너무 많이 짊어진 탓이기 쉽다.

 

그야말로 자기 스스로 마음의 짐을 만들어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삶이 얼마나 힘들고 무겁고 심각해지겠는가.

삶을 가볍게 받아들이라.

 

어떤 것에도 너무 과도한 중요도를 부여하지 말라.

어떤 한 가지 대상이나 일이 너무 중요해지면

곧장 경직되고 심각해지게 마련이다.

 

삶에 긴장을 풀고 모든 것들에서 유머와 해학을 찾으라.

마음의 무게감에 힘을 빼고

어떤 대상에도 가치나 값을 과도하게 매기지 말라.

 

사실 우리 삶에는 그리 심각할 만한 어떤 것도 없다.

세상 모든 것이 실체 없이, 항상 하는 바 없이

그저 인연 따라 잠시 왔다가

인연이 다하면 가는 것들일 뿐이지 않은가.

 

소유도 사랑도 명예도 권력도 가족도

심지어 우리의 생명까지도 잠시 왔다가

100년도 안 되는 잠깐 사이에 사라지는 것들일 뿐이다.

-낭송 금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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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매 순간 순간은 언제나 순례의 길이며, 여행길이다.

히말라야는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매 순간 순간에 거기 그렇게 언제나 있다.

 

히말라야 순례를 마감하며 또 다른 삶의 히말라야를 내딛는다.

히말라야는 지리적인 어ᄄᅠᆫ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꽉 짜여 진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 어떤 묶임으로부터의 벗어남

욕심과 집착 속에서 허덕이다가

문득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 한 생각 돌이켜 내려놓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놓여나는 해탈.

 

내 삶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고 하는

고정된 꽉 짜인 일과와 틀로부터 훌쩍 벗어나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것이 인생이었음을

돌연 깨닫게 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그러한 일상적인 틀로부터의 떠남이

바로 해탈이며, 여행이며, 순례의 길이다.

-낭송 연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