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Dream] 지구에서 모든 세균이 사라지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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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과학·북툰·SOD

2021. 5. 18.

 

 

이 영상은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미생물을 연구한

잭 길버트 교수가 PLOS biology에 기고한 이 에세이를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이 영상은 세균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을 근거로 제작하였지만

상상물이니 만큼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세균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

모르긴 몰라도 더럽다, 해롭다, 쓸모없다. 이런 이미지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는 이제부터 지구에 수없이 많은 이렇게 나쁜 녀석을 완전히 지워보려고 합니다.

세균이 사리진 세상은 어떨까요? 과연 행복할까요?

그럼 거두절미하고, 세균이 사라진 세상을 지금 바로 만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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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이 사라진 세상, 그 시작은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먼저, 더 이상 땀냄새가 나질 않았습니다.

사람 몸에서 나는 땀냄새는 땀을 먹고 사는 세균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겨땀을 먹고 사는 코리네박테륨이 사라지면서

암내는 지구에서 자취를 완전히 감췄습니다.

행복한 출근길이 됐습니다.

 

게다가 충치나 위염을 일으키는 세균도 사라지면서

병원엔 파리가 날리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전 세계인이 1~2kg씩 살이 빠졌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몸에서 세균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2kg이나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행복은 여기까지였습니다.

세균이 사라진 세상은 점차 병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먼저, 초원에 사는 사슴, 기린, 양 같은 되새김동물들이 죽어나갔습니다.

이들 장 속에 살고 있던 셀룰로스 분해균이 사라진 탓이었습니다.

 

셀루로스 분해균은 되새김동물이 먹은 식물을 분해해

각종 영양소를 만드는데

이 중 75%는 다시 되새김동물의 에너지원으로 쓰입니다.

 

따라서 셀룰로스 분해균이 사라지면

되새김동물들은 굶어 죽게 됩니다.

 

인간 역시 무사히지 못했습니다.

인간 장속에 사는 세균이 사라지자

더 이상 장에서는 비타민 B그룹과 비타민 K그룹을 만들지 못하게 된 겁니다.

이 비타민들은 장속의 대장균이나 프로피오니박테륨, 슈도모나스 등의 세균들 없이는

합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간은 영양소 파트너를 잃게 되면서

비타민 결핍증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또 인간의 면역반응을 돕는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도박테리아가 사라지면서

인류의 건강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세균이 사라지자, 식물들은 말라 죽기 시작했습니다.

질소 공급원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식물은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질소가 필요하지만

공기 중의 질소 분자를 식물이 그대로 흡수해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물에 녹은 질산이온 형태로만 흡수할 수 있죠.

바로, 질소를 이온 형태로 만드는 녀석들이

질소고정세균, 암모니아화 세균, 질산화 세균입니다.

흙 속에 사는 이 세균들은 공기 중의 질소 분자의 결합을 깨서

암모늄이온, 질산염 만들고

식물은 물에 녹은 이 물질들을 흡수해 단백질을 생산합니다.

이런 과정을 질소 고정이라고 하는데

지구 전체 질소고정량의 79%가 이 세균들에 의해 일어납니다.

그러니 세균들이 사라지면 식물들은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게다가 식물이 생존하려면

, 포타슘, 칼숨, 마그네슘, 황 같은 무기염류도 필요한데

식물 뿌리 근처에 사는 이 세균들이 식물 생육 촉진 근권세균 원소들을 암석에서 용해시켜

식물들이 흡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심지어 식물 생장에 필요한 호르몬인 인돌초산을 만드는 세균도 있습니다.

, 세균이 사라지면 식물은 죽음을 맞이하고

결국 육상 생태계는 전멸하게 됩니다.

 

게다가 세균이 사라지면서 바다 생태계도 비극을 맞이합니다.

바닷물 1ml에 무려 100만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이 중 가장 흔한 남세균은 해양 광합성량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이제 다음 상황이 상상이 되시나요?

그렇습니다.

남세균이 사라지면 바다의 광합성량은 급격히 떨어지고

그로 인해 빛이 닿는 바다 중층(표층~1km)의 산도 농도도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죽고, 지구의 바다는 그야말로 사해가 됩니다.

 

심해도 무사하진 못합니다.

심해열수구 주변에서 사는 심해 세균들은

이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철, 황 등의 물질로 유기물을 만들어

다른 심해 생물들의 삶을 지탱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균들이 사라지면 심해엔 유기물이 바닥이 나고

결국 심해 생태계는 고사하게 됩니다.

, 육지와 마찬가지로 바다에도 질소가 부족해집니다.

 

트리코데스미움이란 세균은

해양 질소고정량의 50% 이상을 담당하는데

이 세균이 사라지면

해양 생물들의 단백질원인 질소가 급감하게 되고

결국 해양 생태계도 무너지게 되는 거죠.

 

무엇보다 지구는 조금씩 뜨거워졌습니다.

남세균이 사라지고 식물이 죽은 여파로

광합성량이 75%나 줄었지만

동물의 호흡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계속 쌓이면서

온실효과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얼음에 갇혀 있던 온실기체가

17,000,000,000,000,000kg이나 방출되면서 지구온난화는 가속됐습니다.

 

특히, 매년 3,000kg의 메테인을 소비하는

메테인산화고세균이 사라지면서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온실효과가 큰 메테인 기체가

지구 대기에 걷잡을 수 없이 퍼졌습니다.

그야말로 지구는 불지옥이 되어 갔습니다.

 

끝으로

육지, 바다 할 것 없이 지구엔 수많은 생물의 시체탑이 쌓여갔습니다.

생태계의 분해자인 세균이 사라지면서

죽은 생물의 사체들은 썩지 않고 계속 쌓여갔던 겁니다.

죽은 생물이 분해되는 순환이 멈춘 겁니다.

곰팡이도 분해자 역할을 하지만

곰팡이는 대게 산성과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만 활동하기 때문에

세균 없이 곰팡이 혼자 분해자 역할을 모두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러분, 처음에 세균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 볼까요?

극혐이었던 세균이 사라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균이 사라진 지구엔, 오직 죽음만이 남았습니다.

 

다시 질문드립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세균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