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21(수) ′V′…′있을 수 없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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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2018. 11. 23.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985년 한국에서 방영된 전설의 외화 시리즈 ‘V'

지금 봐도 카리스마 넘치고 매력적인 주인공 다이애나는 실은 지구를 침공해온 외계인이었습니다.

 

얼굴을 한 꺼풀 벗기면 드러나는 파충류의 피부와 쥐를 한입에 집어삼키는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지금껏 많은 이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죠.

 

이제 와 되짚어보면 작품 안에는 사회적 메시지가 가득했습니다.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은 독일 나치를 상징했고, 외계인의 제복은 적나라하게 그것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맞서 싸우는 지구인들.

그들이 선명하게 그려놓은 문자는 드라마의 제목과 같은 V였습니다.

 

V 사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Victory, 즉 승리와 자신감을 의미했습니다.

이후 1960년 히피 문화가 유행했을 당시에는 Peace 즉 평화를 의미했고, 그래픽 노블로 유명한 브이 포 벤데타에서 V는 기득권에 대한 저항을 상징합니다.

 

이렇듯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담은 표식 V가 어제(20)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죠.

이른바 블랙리스트판사들 옆에 선명하게 그어진 V마크.

표식을 받은 이들은 모두 양승태 대법원 사법 권력에 대해서 불편한 지적을 해왔던 판사들이었습니다.

 

어떤 처분에 있어서도 법관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단호히 잘못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던 그는...

실은 힘주어 그은 V표기를 통해서 블랙과 화이트를 걸러 왔던 것이었을까...

 

앞서 말씀드린 전설의 미드’ V의 원작이 된 소설은 싱클레어 루이스의 있을 수 없는 일이야입니다.

작가는 역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없음을 작품을 통해서 경고하고 있었지요.

 

있을 수 없는 일들을 매일 목격하고 있는 오늘의 기록들 또한 세상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란 없으며...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이 거꾸로 가지 않도록 항상 경계의 끈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무려 30년 전 유행한 미드 속 V 표시처럼 정의를 지키고 싶다면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