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생각] 12.6(목) 김앤장! 반칙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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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김어준생각(2018)

2018. 12. 7.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2011년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의 우토야섬에서

한 극우 인종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해

무려 일흔일곱의 사망자가 났던 노르웨이 역사상 최악의 테러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범인은 자신을 변호할 변호사를 직접 지목하죠.

그 변호사는 사민주의 정당 노르웨이 노동당의 당원으로

그 범인과 정반대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변호를 맡게 된 변호사에게 다들 이유를 묻습니다.

왜 악마를 변호하느냐?

그는 이렇게 답을 합니다.

 

살인범이라도 허술한 변론으로 심판받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지목한 범인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법적 권리만큼은 최선을 다해 지켜드리겠다.

당신이 받아 마땅한 형벌을 받도록 노력하겠다.”

 

재판이 끝난 후에

그는 그 재판 과정 전체를 책으로 엮어냅니다.

따로 기록할 만큼 그 자신에게도 내적인 갈등이 있었던 거죠.

 

개인의 신념이나 공동체의 규범과

직업윤리가 그렇게 충돌할 때가 있습니다.

 

내 가족을 해친 범인의 치료를 맡게 된 의사

내 동족을 학살한 나치를 변호하게 된 유태인 변호사

그들에겐 그런 내적 갈등이 없을 수가 없겠죠.

 

일본 전범 기업을 변호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양승태 대법원장이 빼내 준 기밀 자료를 받고

정부 관료들을 만나 로비하는 건

법정에서 법적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정당하게 노력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반칙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갈등은 없었는가,

제가 김앤장에게서 확인하고 싶은 건 그겁니다.

 

그들에게 과연 그런 갈등이 있긴 있었는가.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