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1(화) "해 저문 양화대교…택시는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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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2018. 12. 12.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우리 집에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양화대교

-자이언티 <양와대교>

 

무대에서 오래 활동해왔던 가수 자이언티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빠른 비트도 자극적인 가사도 담기지 않았던 이곡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양화대교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택시기사였습니다.

물론 대단한 직업이었지만 밝히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자이언티/ 가수

 

택시는 젊은 가수의 노래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의 화면 곳곳에서, 소설과 수필과 시의 장면 곳곳에서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레 등장합니다.

 

성가신 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때로는 기사분과의 세상살이 대화도 바로 그 택시 안의 고전적인 풍경이어서인지 택시 속에서의 대화를 설정한 예능 프로그램도 나왔지요.

 

우리나라에서 택시의 처음은 지난 1955, 시발택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발 택시-1950년대에 운행되던, 지프차를 개조한 택시

 

마치 군용 지프차를 연상시키는 외관에다가 첫 출발을 의미하는 -이란 글자가 박혀 있는 택시.

그러나 시발자동차의 시대는 그리 오래가진 않았으니, 택시도 예외 없이 세상의 발전에 따라서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새나라 택시, 포니 택시,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오늘날의 택시까지...

도시가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새로움은 이전에 존재하는 것들을 한순간에 구식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지요.

 

더구나 각종 신기술을 도입한 운송서비스가 개발되고, 미국에서는 무인택시마저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요즈음...

우리가 알던 택시는 이제 낡은 교통수단이 되어서 기억의 한편으로 점점 밀려나게 될까...

어제 그가 쓴 편지에는 바로 그런 고민들이 무거운 색깔로 담겨 있었습니다.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택시 서비스와 간혹 승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도 있기에 소비자의 냉정한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 역시 그런 시선을 마음 한편에 담아두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한 달 전 손주를 본 그가 마주한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내세워지는 장밋빛 변화가 아니라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기술이 도리어 인간을 소외시키는 현실의 역설...

 

그의 편지를 받아 든 우리는 기껏 해봐야 늘 그렇듯 상생의 방법은 없는가를 찾아 나서야 하지만 무척 막막한 일이라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때는 나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몰랐네.

그 다리 위를 건너가는 기분을

-자이언티 <양화대교> 

그 마음을 모두 헤아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우리가 함부로 접어서는 안 될 땀에 젖은 이야기들...

 

오늘의 앵커브리핑으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