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비타민] 경미의 코로나 종식미션, 소독약 4L를 만들어라

댓글 0

수학비타민

2020. 3. 13.



영화 <다이하드 3>에 유명한 장면이죠.

악당은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대결을 벌이다가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에게 요구합니다.

폭발을 막기 위해서는 저울 위에 4갤런의 물을 올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주어진 것은 3갤런과 5갤런 통뿐입니다.

늘 그렇듯 주인공은 해결의 아이디어를 찾아내죠.

그리고는 외칩니다.

“I got it” “I got it”

 

먼저 5갤런 통을 채우고

3갤런 통에 가득 부으면 2갤런이 남습니다.

3갤런 통을 비운 후 2갤런을 옮겨 붓습니다.

다시 5갤런 통을 가득 채운 후

2갤런이 들어있는 3갤런 통에 1갤런을 옮겨 채우면

5갤런 통에는 4갤런의 물이 남습니다.

이 과정을 수식으로 정리하면

5갤런을 두 번 채웠으니까 5곱하기 2

3갤런을 두 번 부렸으니 3곱하기 2입니다.

4=(5x2)+{3x(-2)}

 

--

4갤런을 만드는 게 한 가지 방법뿐인가요?

 

물론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절차를 따라가도 되는데요

첫째, 작은 통을 채워 큰 통에 옮기는 과정을, 큰 통이 가득 찰 때까지 반복한다.

둘째, 큰 통이 가득 차면 비운다.

셋째, 작은 통에 남아 있는 양을 큰 통에 옮긴다.

 

이 방법으로 다이하드 3의 문제를 해결해 볼까요?

1단계: 3갤런 통을 채웁니다.

2단계: 3갤런 통의 물을 5갤런 통에 옮깁니다.

3단계: 3갤런 통을 다시 채웁니다.

4단계: 3갤런 통의 물 중 2갤런 중 5갤런 통에 옮겨 채웁니다.

5단계: 5갤런 통을 비웁니다.

6단계: 3갤런 통에 남은 1갤론 5갤런 통에 옮깁니다.

7단계: 3갤런 통을 다시 채웁니다.

8단계: 3갤런 통의 물을 5갤런 통에 옮겨 4갤런을 만듭니다.

이 과정을 복기해보면 3갤런을 3번 채웠으니 3곱하기 3

5갤런을 함번 버렸으니 5곱하기 1입니다.

계산을 하면 4가 되죠.

4=(3x3)+{5x(-1)}

 

이 두 가지 방법은 결국 방정식 3x+5y=4의 해가 됩니다.

 

이와같이 정수로 된 해만 허용하는 방정식을

디오판토스 방정식이라고 합니다.

 

디오판토스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로 <산학>이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하죠.

 

--

중학교 때 배운 피타고라스 정리 기억하시죠?

직각삼각형에서 직각을 낀 두변의 길이의 제곱의 합은

빗변의 길이의 제곱과 같다는 정리입니다.

a2+b2=c2

 

17세기의 페르마는 디오판토스의 <산학>을 읽던 중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피타고라스 정리에서 제곱을 세제곱으로 바꾸어도 성립할까?”

그러니까 x3+y3=z3을 만족하는 정수해가 존재하냐가 궁금했던 거죠.

 

페르마는 책의 여백에 이런 메모를 남깁니다.

임의의 세제곱 수는 다른 두 세제곱수의 합으로 표현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3 이상의 지수를 가진 정수는 이와 동일한 지수를 가진 다른 두 수의 합으로 표현될 수 없다

 

멘붕이 오면 아니 되옵니다.

이걸 식으로 표현하면

n3이상일 때 xn+yn=zn의 정수해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런 주석을 달아놓았습니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에 적지 않겠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페르마의 사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수학자가 이 정리의 증명에 매달렸죠.

350년 이상 수학자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결국, 1993년 앤드류 와일즈에 의해 증명됩니다.

 

와일즈는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에 걸친 자신의 연구를 회상하며

다시는 이런 증명은 못 하겠다며 울컥합니다.

또 이런 말을 남기는데요

암흑 속에서 전등의 스위치를 발견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보냈는지에 따라

불을 켰을 때 느끼는 감동은 달라진다.

 

수학 문제를 풀며 어둠 속에서 스위치를 찾고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힘을 주는 말일 것 같습니다.

 

--

페르마를 패러디해서 이렇게 말해보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영상 여백이 적어 담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머리에 수학 스위치를 켜기 위해 또 돌아와야죠.

커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