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TV 휴심정] 욕망을 억누르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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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TV(휴심정)

2020. 12. 31.

 

 

동서와 고금, 그리고 유교도교 불교 기독교까지

예외 없이 만날 수밖에 없는 바둑판의 처음과 같은 한 지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유가의 용어인 미발, 발생하기 전, 미발이라고 하셨는데,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

 

한 생각도 일어나기 전 미발은 종교적으로 깨달음과 영성의 이상으로 제시되고는 있는데

이발, 즉 한 생각과 사욕이 일어나는 것을 보통 성품의 병으로 보는데

만약 세속인들이 욕망 욕심이 없이 어떻게 이 세상에서 밥은 먹고 가족은 건사하고 공부를 성취하고 꿈을 달성하고 있겠는가.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스님은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미발론 이발론도 유교에서는 아주 핵심 논쟁거리였어요.

호랑논쟁이라고 있었어요, 조선후기에.

거기 제시되는 논의. 미발 가지고

이게 중용에 나오는 겁니다.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희노애락지미발, 위지중

發而皆中節, 謂之和 발이개중절, 위지화

 

희노애락이 미발, 일어나지 않은 것을 가운데 중이라 한다.

발했는데 감정은 안 일어날 수 없잖아요.

감정이 일어났는데 중절, 절도에 딱 들어맞게 하는 게 화다. 조화로울 화.

 

그러면 우리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이 안 일어나도록 수련을 해야 하고

마음이 또 일어났을 때 단도리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건 정확하게 우리 불교 수행의 사마따위빠사나와 같은 거죠.

명상이라고 하는 감정이 안 일어나게 선정삼매를 닦는 형태로 평상시하고 있다가

감정이 일어났을 때 이걸 어떻게 다시 관해서 근본자리로 돌이킬 거냐.

 

그래서 유교의 핵심 선사상, 명상사상이라고 한다면 중가화입니다, 중가화에요.

인간의 과제상황이죠. 누구나 인간의 과제상황입니다.

 

한 생각 일어났을 때

내가 화가 났을 때

욕망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할 거냐?

이 문제가 현대인의 가장 중대한 문제죠.

이걸 위해서 명상하고 참선하는 겁니다.

 

그런데 욕망이라고 하는 게 일어나는데

그럼 욕망을 무조건 없애고 그거 없이 어떻게 사느냐? 이 말씀이잖아요.

 

제가 문학 전공했는데 김수영 시인이 그런 말을 했어요.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곳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이런 말을 해요.

 

진정한 성인이나 현자의 말씀들을 보면 배격이 없죠. 배격이 없어요.

욕망이라고 하는 것이 일어나는 것을

중과화, 미발과 이발공부를 잘하게 되면

욕망이 원력이 되고, 그 다음에 하고자 하는 것이

이기적인 욕망이 아니라 이타적 욕망으로 변화는 그런 과정들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한 생각 일어나는 것이

무심 자리에서 한 생각 일어나면 그게 이타행이 되고 보살행이 되고

남에게 요익행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욕망이라고 하는 것을 사적 욕망으로 가지고 갈 거냐?

한 생각의 원력과 우리 불교는 원력이라고 그러고, 유교에서는 입지라고 그래요.

이런 발심을 통해서 일어나는 마음을 난 앞으로 어떻게 쓰겠다.

그런 식으로 해서 삼귀의해서 하는 부분들이 우리 불교의 수련이 되겠죠.

 

욕망이라고 하는 것을 모두 내쳐야 한다.

없애야 한다라는 것은 그렇게 되면 금욕주의자가 되지 않습니까.

금욕주의는 끝과 극이 만나는 겁니다.

 

금욕이 결국은 명예욕이 되고 말이죠.

그러면 그것이 오히려 겉과 속이 다른 형태로 되는 거거든요.

 

우리 불교는 핵심이

용사가 혼잡하고 범성이 동거한다.

용하고 뱀하고 같이 어울려 살고, 범부하고 성인이 한집에 산다.

 

그래서 서로 긍정하고 서로 다독여 가면서 서로 탁마하는데 그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절에 사는 스님들의 삶이

내 허물을 다 드러내놓고 삽니다.

 

저 사람은 뭐를 좋아하고, 알면서도 서로 경책하고 사는데 이치가 있기 때문에

욕망을 부정할 게 아니라

좋은 쪽으로 자꾸 이끌어 가는 거로 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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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아주 예리하게 참 잘 아울러주셨는데

히틀러도 채식주의자에다가 굉장히 근본주의자인데

그리고 크메르루즈에서 수백만을 죽인 폴포트 같은 경우도 완전 채식주의자

히틀러도 독신이고 채식주의자이지만

뭐든지 어떤 금욕과 또 극단이 통해버리고 그런 모습을 보기 때문에

스님의 말씀이 상당히 공감이 갑니다.

 

아까 김수영 시까지 읊어주시고

다시 한번 그 대목 말씀해주시오.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

그 속에 자비가 있다는 거예요.”

 

아주 대승보살의 우리 김수영 시인의 대승보살의 시를 읊으셨네요.

다시 들으니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