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6] 금오산(구미) - 가깝고도 먼 현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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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기

2021. 9. 22.

금오산(구미) - 가깝고도 먼 현월봉

[산행 일시] 2021. 09. 16(목) 10:47~16:20(5시간 33분 // 산행시간 : 4시간 12분 / 휴식시간 : 1시간 21분)

[날       씨] 흐림

[산행 인원] 성봉현

[접       근] 서울역 → 구미역 : 열차(무궁화호) / 구미역 → 금오산 제1주차장 : 택시

[이       탈] 금오산 주차장 → 구미역 : 27번 시내버스 / 구미역 → 동대구역/동대구역 → 서울역 : 열차(무궁화호/KTX)

[산행 시간] 금오산 제1주차장(10:47) → 영흥정/해운사(11:15~11:24) → 도선굴(11:32~11:37)

                 → 대혜폭포(11:42~11:45) → 정상/성안 갈림길(11:53) → 할딱고개(11:57~12:01) → 마애불 갈림길(12:40)

                 → 마애여래입상(12:53~12:58) → 약사암(13:23~13:26)→ 금오산(현월봉, 13:37~14:22) → 헬기장(14:27)

                 → 금오동천/칼다봉 갈림길(14:59) → 금오산성 중수 송공비(15:03)→ 정상/성안 갈림길(15:40)

                 → 영흥정(15:50~15:55) → 금오산 제1주차장(16:12) → 금오산 주차장(16:20)

[산행 지도] 1:50,000 구미(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 국제신문사 금오산 등산 지도(2014-11-07)

 

[구글 어스]

2021-09-16_구미 금오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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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기록]

전날 아니 오늘로 날자가 바뀌고서도 한 시가 지나서야 잠에 들었지만 세 시간이 조금 넘은 시간에 일어난다. 이른 새벽에 세면을 하고 산행 준비물을 다시 한 번 더 정리한 후 집을 나서는데 하늘은 아직도 어두운 밤이다. 신내역으로 이동하여 지하철 첫 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구미를 경유하는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 출발 시간이 이십여 분이나 남았다. 얼마 만에 등산화를 신고 배낭을 걸머진 채 집을 나서는 것인지 이제는 기억조차 없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산행다운 산행을 못한지 이미 일 년을 넘겼는데 오늘 구미의 금오산 산행을 예상대로 할 수나 있을려나 걱정 반 근심 반인 상태로 구미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에 승차한다. 그렇게 다소 설레이는 마음으로 구미역에 도착하니 9시 50분이고 개찰구를 나와 우측편 원평동/중앙시장 방면으로 내려간다.

 

산행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대중교통편을 검색하였더니 어느 누군가 구미대학교에서 출발하여 금오산으로 운행하는 27번 시내버스가 구미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농협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소요 시간이 10~15분이라 하였다. 구미역 도착 시간이 9시 50분이니 9시 38분에 출발한 시내버스는 내가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떠났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출발하면서 거른 아침을 먹기 위해 인근의 식당을 찾느라 버스 정류장을 지나 금오산네거리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내 예상과 달리 27번 시내버스가 버스 정류장을 경유하여 나를 지나서 금오산 방향으로 가고 있어 시간을 확인해보니 10시다. 이미 떠나 버린 시내버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어렵게 찾은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서 택시로 금오산 제1주차장에 도착하니 약 7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택시 요금으로 5,200원을 결제하였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산행인지 아니면 산책이었는지 가벼운 복장으로 벌써 하산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산행을 시작한다(10:47). 금오산 탐방안내소를 지나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금오산 케이블카 타는 곳이 좌측으로 보인다(10:50). 금오산성 사적비 앞의 이정표에는 '정상 3.3km, 폭포 1.2km, 약사암 3.3km'라고 표기되어 있다. 아무리 산행한 지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약사암까지 3.3km니까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겠거니 생각하였는데 오산이었다는 것을 이때는 몰랐었다.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 전 '금오산 도립공원 안내도'에서 오늘 걸어갈 탐방로를 눈으로 훑어본 후 계단길을 올라간다(10:52, 처음부터 계단으로 시작한 금오산 산길은 계단으로 시작해서 계단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등산로상 100~150m 간격으로 위치 표지판을 설치하였다는 안내판과 21세기를 맞이하여 21개의 돌탑을 설치하였다는 안내판 옆의 커다란 돌탑을 지나면 '현위치 1-1 현월봉(주등산로)' 위치 표지판이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등산로의 우측 금줄 너머로 '금오동학(金烏洞壑)' 안내판과 함께 얕게 음각된 각자가 보인다(10:59).

 

금오동학(金烏洞壑)

조선조 중종때 선산 대망동(大網洞)에서 태어난 명필가 덕산인(德山人) 고산(孤山) 황기로(黃耆老)가 쓴것으로 금오산은 깊고 그윽한 절경임을 뜻하는 글귀로 사람을 위압할 큰 글씨로 초서(草書)로서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고산 황기로 선생은 중국에서도 왕희지(王羲之) 다음 일인자라 하고 초성(草聖)이라 일렀으니 가히 짐작 할 수 있겠다. 그는 또 신사임당(申師任堂)의 넷 째 아들 옥산(玉山) 이우(李禹)의 장인으로써 만년에는 보천탄(寶泉灘) 위에 매학정을 지어 시서금(詩書琴)으로 세월을 보냈다. 각 글자의 크기는 가로, 세로 약1M가 된다.

… 금오동학 안내판 전문[全文]

 

완만한 오름길에 금오산성 안내도 및 금오산성(경상북도 기념물 제67-1호) 안내문을 만나면 바로 앞에 대혜문이 나타난다(11:06). 금오산성은 정상부와 계곡에 이중으로 축조한 산성으로 외성 길이 약 3,700m, 내성 길이 약 2,700m의 산성으로 고려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하며, 성내에는 고종 때 대원군의 지시로 세운 '금오산성 중수 송공비'가 있다고 적혀 있다. 대혜문을 지나 올라가면 지하 168m의 암반층에서 솟아나는 알칼리성 석간수인 영흥정(靈興井)이 나오는데 사람이 다가설 때만 물줄기가 흐르게 한 자동절수장치가 설치되었으며 2020년 7월 2일 자로 적합 판정받은 수질검사성적서가 보인다(11:15). 영흥정을 뒤로 하고 바로 위에 있는 해운사에 올라서서 범종각과 지장보궁, 대웅전 등을 살펴보고서 다시 산길을 이어간다(11:24).

 

계단길을 올라서자마자 만나는 이정표에는 정상 및 약사암이 2.2km, 우측편 길로 가면 0.2km 지점에 도선굴이 있다고 한다. 도선굴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천연 동굴로 암벽에 뚫린 큰 구멍이기에 대혈(大穴)이라고도 했으나 신라말 도선선사가 득도했다해서 도선굴이라 하며, 1937년경 선산군 구미면에서 개통했다는 현재의 통로를 따라가면 길이 7.2m, 높이 4.5m, 너비 4.8m 정도 되는 도선굴로 이어진다. 직벽에 가까운 측면에 한 사람이 약간 여유롭게 지날 수 있는 통로는 많은 탐방객들의 발자취로 다소 미끄러워 날씨가 짓궂은 날에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좌측으로 살며시 돌아가면서 보이는 커다란 구멍 자체가 도선굴이니 했는데 실제 도선굴은 조금 전 보았던 커다란 구멍에 비해 작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제법 넓은 공간이다(11:32~11:37). 오늘 날이 흐려서인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인지 굴 입구에서의 조망이 시원찮다는 생각과 함께 오 분여 도선굴에서 머문 발길을 아쉽지만 왔던 길을 따라 조심조심 갈림길로 옮겨 대혜폭포 방향으로 내려선다(11:42). 비가 안 내려서인지 가느다란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대혜폭포를 잠시 보고서 2.1km 떨어진 약사암을 향해 계단길로 올라간다(11:45).

 

다소 경사진 계단길을 올라가다 보면''현위치 1-7 현월봉(주등산로)' 위치 표지판과 함께 정상/약사암 및 성안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냥 갈림길이거니 하면서 지나쳤지만 의도했던 칼다봉 능선을 놓치고 대혜골 계곡 능선을 따라 이곳으로 내려올 줄 몰랐다(11:53). 계속되는 오름길이지만 잠시 멈추어 서서 잠시 들렀던 해운사를 내려댜본 후 조금 더 올라가니 할딱고개다(11:57). 할딱고개의 안전 난간에 붙어 있는 안내문에는 탐방안내소(입구)에서 이곳까지 40분이 소요된다고 표기되어 있는데 나는 그보다 늦은 1시간 10분이나 소요되었고 발걸움마저 무거워지는 것이 오늘 산행으로 예상한 시간 내에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볼 것은 보고 가야겠기에 할딱고개 전망대에서 금오산저수지와 구미시내 및 정상인 현월봉 그리고 칼다봉 능선과 깎아지른 절벽 중턱에 있는 도선굴을 보고서 할딱고개를 떠난다(12:01).

 

데크로 만들어진 짧은 계단길이 끝나면 정상/약사암까지 1.7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고 이곳 갈림길에서 이정표 방향대로 7시 방향의 좌측편 돌길로 올라간다(12:03). 산등성이의 좌사면으로 올라가는 산길 역시 부실해진 체력 때문에 속도가 나질 않아 쉬엄쉬엄 걸어간다. 금오산은 어떻게 이런 많은 돌들을 숨겨놓고 조금씩 보여주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오르다 보니 '정상/약사암 1.4km' 이정표를 만나는데 0.3km 올라오는 데 15분이나 소요되었다(12:18). 그늘진 숲길의 탐방로는 산등성이로 직접 오르질 못하고 아랫편을 왔다갔다 하면서 이어지는데 이정표[←0.6km 마애석불 (정상.약사암 0.9km/성안 0.8km)→]가 서 있는 마애석불 갈림길을 만난다(12:40).

 

우측길도 약사암으로 이어진다고 하지만 오형돌탑과 마애석불을 보기 위해 좌측편 7시 방향의 산길을 따른다. 돌계단을 올라서고 작은 너덜지대를 지나면(12:44) '현위치 6 / 마애보살~1번등산로 03-29'라 표기된 위치 표지판이 나온다(12:45). 이어 '현위치 5' 위치 표지판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탐방로 초입에서 보았던 것 같은 커다란 돌탑이 서 있고 산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는 곳에 이른다(12:51). 완만해진 산길은 잠시 후 '금오산마애여래입상(보물 제490호) 10m→' 이정표를 보고서야 조금 전 돌탑이 있던 곳이 오형돌탑이라 판단되지만 1분여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되돌아가는 것조차 힘들게 느껴져 그냥 여래입상을 향한 발길을 이어간다(12:52).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살짝 올라서면 보이는 커다란 바위에 양각된 마애불이 보이는데 다가서니 특이한 것은 평평한 바위면이 아니라 직각의 바위 모서리 합각면에 조각되었다는 것이다(12:53). 이 마애석불은 1968년 12월 19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490호 '금오산 마애보살입상(金烏山 磨崖菩薩立像)'으로 지정되었다가 2010년 8월 25일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龜尾 金烏山 磨崖如來立像)'으로 변경되었다. 마애석불 앞쪽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龜尾 金烏山 磨崖如來立像) 보물 제490호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은 금오산 정상 북쪽 아래의 자연 암벽에 조각되어 있으며, 높이는 5.5m이다. 자연 암벽 모서리의 튀어나온 부분에 좌우를 나누어 입체적으로 불상을 조각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 입상은 크게 광배(光背), 불신(佛身), 연화 대좌(蓮花 臺座)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배는 불상을 뒤에서 감싸는 빛을 표현한 것이며, 불신은 불상의 몸체, 연화 대좌는 불신을 모신 연꽃 장식의 자리를 말한다.

   이 불상은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눈매가 가늘고, 입이 작아 신라 시대의 불상과 다르다. 손은 중생들의 소원을 모두 성취하게 해 준다는 여원인 자세를 하고 있다.

* 여원인(與願印) : 왼손을 내려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한 손 모양

 

특이하게 조각된 마애석불을 뒤로하고 이제 약사암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2:58). 마애석불 앞쪽의 짧은 계단길을 내려가 만난 산길은 우측편 커다란 바위 아래의 작은 동굴 앞에 앙증맞게 세운 작은 돌탑을 지나는가 싶으면 다듬은 화강암의 돌계단길이 나오는데 '금오산 둘레길, 일백구십사 계단, 2019. 8月 준공'이라 적은 표석이 서 있다(13:02). 더불어 특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나무가 있는데 '뿌리를 뒤집고 사는 나무'라 쓰인 팻말처럼 뿌리는 뒤집힌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고 땅바닥으로 향하던 나무 줄기는 땅바닥에서 90도 꺾이어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 나무다. 금오산은 마애석불에 이어 특이하게 자라는 나무를 보여 주었으니 다음에는 무슨 특별한 물체를 보여 줄려는지 궁금하다. 194개의 돌계단이라 힘들겠다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쉽게 올라서서 흘러내리는 산사면에 형성된 좁은 흙길을 조금 걸어가니 좌측 법성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이르는데 등산로 안내판에는 '이곳 해발 832m'라 표기되어 있다(13:08).

 

이제 약사암까지 0.2km 남았다는 이정표의 거리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참을 갔다고 느낄 때쯤 '현위치 23, 법성사~약사암' 위치 표지판이 나오고 살짝 넘어서서 내려간 후 화장실을 지나 철계단을 올라 약사암의 요사채인 듯한 건물에 이른다(13:18). 요사채의 벽면에 매달린 수은 온도계가 이곳의 현재 온도는 섭씨 19℃라고 알려주고 있다. 우측 계단을 올라가면 범종각이 봉긋 솟아오른 봉우리로 연결된 출렁다리 끝지점에 보이지만 불자가 아니라 종각으로 건너가는 것이 아닌 것 같아 그냥 눈으로만 보고서 약사암 종무실 위에 조성된 약사전 앞마당에 올라선다(13:23). 기암절벽에 자리잡은 이곳 약사암은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로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래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의 유적은 전하는 것이 없으며 현존하는 당우도 모두 근세에 이루어진 것으로 중심 전각은 약사전이다. 주변이 거의 직벽에 가까운데 어떻게 이런 곳에 암자를 지을 생각을 한 것도 그렇지만 공사한 옛 선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현월봉이 보이고 방금 올라온 방향으로는 약사암의 범종각과 구미시의 모습이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시원스레 내려다보인다.

 

2005년 4월 18일 착공하여 2005년 10월 20일 완공하였다는 약사암 증축공사 머릿돌 앞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간다(13:26). 거대한 암벽 사이로 이어지는 계단길은 단청이 선명한 동국제일문(東國第一門)에서 끝나는데 현월봉으로 가기 위해서 지나야 하는 문이다(13:29). 동국제일문 앞쪽의 전망처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능선과 그 아래 펼쳐지는 구미시의 모습 그리고 낙동강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풍광을 잠시나마 즐긴 후 바로 위에 있는 현월봉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13:31).

 

오름길 좌측의 커다란 바위에 붙어 있는 담쟁이덩굴은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보다. 불그스름하게 색깔을 바꾸고 있는 담쟁이덩굴에서 시선을 거두고 올라서니 'KBS 금오산 TV 중계소' 건물이 나오고 그 앞에는 '金烏山 懸月峯 해발 976m'라고 새겨된 정상석이 서 있는데 실제 정상은 해발 10m 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안내석이 보인다(13:34). 금오산의 실제 정상을 차지하고 있던 미군 통신기지를 반환받기 전인 2014년 9월 이전까지 금오산의 정상으로 대접받던 △969봉으로 삼각점[구미 11 / 1981 재설]이 매설되어 있으며 구 정상석의 뒤편에는 '현월봉은 초생달이 걸려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 지은 이름이라'라고 표기되어 있다. 앞쪽으로 보이는 통신용 안테나 철탑이 있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해서 별로 고도차가 없어 보인다.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를 보면서 도착한 금오산 현월봉, 넓은 공터이지만 살짝 튀어나온 암반 위에 세워진 정상석이 있다(13:37). 정상석 뒤편에는 다음과 같이 음각된 대리석이 붙어 있다.

 

2014년 9월에 현월봉(顯月峯)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오다

1953년 11월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정상부지에 미군 통신기지가 들어서면서 정상은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구미시는 그동안 정상을 돌려받기 위해 미군 측과 10년간의 끈질진 협상 끝에 정상을 포함한 5,666㎡를 돌려 받는데 합의했다. 1년간 복원사업으로, 50여년 떠나 있던 금오산 정상이 구미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초승달이 정상에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정상석은 금오산 정상 복원사업 중 현장에서 나온 자연석으로 세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늦게 도착한 금오산 정상이지만 미군 통신기지의 철망 부근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를 한다. 송편과 과일로 점심 식사를 끝내고 찬찬히 정상에서의 조망을 둘러보는데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먹구름들로 흐려지는 하늘 아래 남쪽으로 보이는 산의 6부 능선 정도까지 속살을 드러낸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산허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나무의 나이테처럼 만들어진 계단 형태를 보아하니 아마도 채석장인 듯한데 저 산의 이름을 모르겠다(산행이 끝나고 동대구역에서 만난 대구 참사랑산악회의 임상택 대장이 2016년 4월 24일에 합동 산행하였던 영암산이라고 알려주었는데 5년이 지났다고 벌써 그때의 흉칙했던 몰골을 잊어버린 것이다. 태형기업㈜의 김천사업소 채석장으로 2016년 김천시 월명성모의집에서 영암산으로 오르면서 보았던 기억이 희미하게 떠 오른다). 동쪽으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으로 시선을 돌리니 구미시 너머로는 잿빛 구름으로 지평선이 사라졌다. 제법 오래 머문 현월봉에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기에 정상석을 다시 한번 더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석 뒤편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약사암 및 오형돌탑의 조망처인 것을 모른 채 칼다봉으로 발길을 옮긴다(14:22).

 

구 정상석을 지나 다시 도착한 동국제일문 앞쪽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용도 폐기됐을 법한 헬기장이 나타난다(14:27). 헬기장의 좌측으로 돌아가면 이정표[↑효자봉.도수령 →성안,칼다봉]가 서 있는데 칼다봉으로 가야 하므로 이정표의 방향대로 우측으로 내려가는 산길을 따른다. 뚜렷하던 길의 흔적이 알게모르게 희미해지는가 싶더만 특고압용 송전철탑[22.9kV 서공간203L13]이 나오고 길은 계곡으로 떨어지는 듯한 형세인데 길을 잘못 잡은 것인지 이 길이 아닌 것 같아 내려온 길을 따라 다시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올라선다(14:41). 하여 이번에는 효자령.도수령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는데 좌측 정상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길로 내려가다가 이 길도 아닌 것 같아 다시 갈림길로 원위치하는데 J3클럽의 금오지맥 표지기가 보인다(14:49).

 

별수 없이 휴대폰의 오룩스맵 앱을 실행하여 지형도를 살펴본 후 우직진하는 길을 따라 내려가니 금오동천 갈림길이 나오고 계속해서 더 내려가면 삼거리의 이정표[←성안 0.4km ↓정상(현월봉) 0.35km →약사암(정상) 0.45km]를 만난다(14:57). 우측에서 내려오는 길이 약사암에서 내려오는 길이라고 하면 아마도 한전 송전철탑 전에서 좌측길로 계속 내려오는 길이었나 보다. 짧은 순간 여러 가지 추상을 하면서 좌측 성안 방향으로 내려가니 이정표[↓정상 0.4km →칼다봉 1.9km ↑금오동천]가 서 있는 또 다른 삼거리에 이른다(14:59). 이곳에서 이정표를 따라 칼다봉 방향인 우측의 천연 매트가 깔린 계단형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천연 매트길은 금방 끝나면서 좁은 흙길로 바뀐 산길은 이내 보호 철망 안에 있는 '금오산성 중수 송공비(金烏山城重修頌功碑)'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직진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우측편의 짧은 계단길을 내려가니 습지가 나온다(15:03).

(국제신문사의 금오산 산행 지도에 '성안삼거리'로 표기된 지점인데 산행 당시에는 지도를 안 보고 다녀 몰랐었다.)

 

동네 뒷산의 오솔길 같은 느낌이 드는 산길에 '현위치 20, 성안 02~20' 위치 표시판이 서 있는 곳으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내가 있는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와 함께 등산로(?)라고 표시된 안내판이 보여 아무런 생각없이 풀밭 사이로 이어진 길을 걷는다. 습지가 또 나오고 이어 한 개의 습지를 더 지나면서 좌측편의 산등성이를 보고서야 국제신문사 지도를 살펴본다. 대혜골로 내려가는 하산길임을 확인하였지만 대구에서 참사랑산악회의 임상택 대장과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 때문에 칼다봉 능선으로 하산한다는 것은 이미 물 건너갔고 설령 간다 하더라도 체력이 안 될 것 같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내 자신 스스로 참담해지는 기분을 꾹꾹 누르면서 '현위치 19, 성안 02~19' 위치 표시판을 지나니(15:05) 완만하던 산길이 제법 경사진 내리막길로 바뀌는데 너덜같은 돌계단길의 연속이다.

 

다른 곳으로 빠지는 갈림길 없이 고도 차를 빠르게 떨어뜨리는 대혜골 계곡길을 얼마나 내려갔을까 해가 떨어지려면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계곡 능선이라 그런지 사위가 약간 어두워 사진기의 셔터 속도가 느려졌다. 돌계단 같은 내리막길에 '현위치 10, 성안 02~10' 위치 표시판을 만나고(15:22) 조금 더 내려가니 답답했던 시야가 잠시나마 트이면서 좌측으로 금오산성이 있다는 성안삼거리에서 칼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보여 준다. 정상적인 산행이었다면 저 능선을 따라 걸어야 하는데 지금은 대혜골로 내려서고 있으니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만 남는다. 하지만 잊어버려야 할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최상인지라 계속되는 계단길 같은 산길을 내려가니 자연학습원과 칼다봉으로 분기되는 갈림길이 나온다(15:34). 그리고 잠시 후 현위치가 표시된 금오산 도립공원 안내도가 나오고 삼 분여 후 '현위치 1, 성안 02~01' 위치 표시판을 만나는가 싶으면 아침에 할딱고개로 오르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정상/성안 갈림길의 이정표가 있는 데크 계단길에 내려선다(15:40).

 

오전에 올랐던 오름길이었다고 낯설지 않는 탐방로로 내려가다가 영흥정 앞 쉼터에서 잠시 쉬어간다(15:50~15:55). 오형돌탑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입구의 돌탑과 엇비슷한 크기의 돌탑 두 기를 다시 한번 더 보고 대혜문을 통과하여(16:00) 아침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길가에 세워진 '돌탑 21C' 안내판을 잠시 읽어본 후 케이블카 타는 곳을 지난다(16:09). 불 켜진 '금오산 탐방안내소'와 오늘 산행을 시작하였던 금오산 제1주차장을 지나(16:12)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을 걸어간다. 야은역사체험관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지만 그냥 도로를 따라 금오산 상가 주차장으로 방향을 바꾸어 공원관리사무소인 듯한 곳의 공중화장실에서 간단히 손을 씻은 후 'GS25 금오산점' 앞의 '금오산 버스 승강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16:20).

 

산행하기 전 금오산 등산지도를 검색하다가 알게 된 국제신문사의 '근교산&그너머 <898> 구미 금오산(2014-11-05)' 기사를 보았는데 순수 산행 시간은 4시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5시간 30분 걸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산행 시간을 나도 5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이는 과거의 체력만 생각했지 현실을 외면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산행다운 산행을 한 것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산을 멀리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도 세월 앞에 장사없다는 말이 내게는 어울릴 것이다. 더불어 산행에서 길을 찾는 감각마저 무디어졌고 지도 보는 것도 소홀히 한 결과 실패한 산행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을 덤덤하게 수용하면서 편의점 앞의 탁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복장을 정리한다.

 

구미역에서 동대구역으로 운행하는 열차 시간을 확인해 보니 현재 시간에서 가장 빠른 차편이 17시 24분 무궁화호 열차이다. 하여 16시 45분에 이곳 금오산에서 출발하는 27번 시내버스를 기다렸다가 2분 늦게 도착한 시내버스로 '구미역 전(국민은행)'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니 10분이 소요되었다. 이후 구미역에서 동대구역으로 이동하고 범어네거리에서 대구 참사랑산악회의 임상택 대장과 기경환, 박영홍, 권재형 씨를 만나 봄∙가을로 진행하는 합동산행 건에 대한 대화를 한다. 오늘 산행의 목적을 달성하는 시간으로 단지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대구로 내려가는 것이 섭섭해 금오산 산행을 한 것이다. 대구팀들의 푸짐하고 융숭한 대접에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른 채 동대구에서 서울로 운행하는 KTX 열차에 몸을 실는다.

 

 

[교통정보]  ※ 대중교통별 운행시간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해당 교통편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재확인을 요함

서울 → 구미  열차 운행시간(코레일 ARS ☎ 1544-7788)

    05:56(무, 09:23)  06:16(ITX, 09:05)  06:38(무, 09:50)  07:04(ITX, 09:56)  …

    LetsKorail 홈페이지(https://www.letskorail.com) '승차권 예매' 참조

 

구미역(농협) → 금오산  27번 시내버스 운행시간(구미버스 ☎ 054-452-0864)

    [구미대학교안 출발, 평일/토,일요일(공휴일) 동일]  06:47  08:19  09:38  11:00  13:15  14:50  16:15  17:35  20:00

    구미대학교에서 출발하여 농협(구미역) 정류장까지 교통 상황에 따라 10~2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구미시 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is.gumi.go.kr) '버스 시간표 안내 → 노선번호 27(구미대학교 출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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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 구미역 전(국민은행)  27번 시내버스 운행시간(구미버스 ☎ 054-452-0864)

    [금오산 출발, 평일/토,일요일(공휴일) 동일]  07:15  08:43  10:05  11:35  13:50  15:25  16:45  18:10  20:30

    구미시 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is.gumi.go.kr) '버스 시간표 안내 → 노선번호 27(금오산 출발)' 참조

 

구미 → 서울  열차 운행시간(코레일 ARS ☎ 1544-7788)

    05:11(무, 08:45) … 15:42(무, 19:15)  16:59(ITX, 19:51)  17:44(무, 21:05)  18:08(ITX, 20:58)  18:26(무, 21:44) …

    LetsKorail 홈페이지(https://www.letskorail.com) '승차권 예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