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8] 중국 옥룡설산·차마고도 트레킹(2일차)_옥룡설산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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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의 이야기

2015. 11. 7.

중국 옥룡설산·차마고도 트레킹(2일차)_옥룡설산(玉龙雪山, 위룽쉐산) 트레킹

[일시] 2015.10.28(수) 07:45~17:17(9시간 32분)

[날씨] 맑음

[인원] 5명 / 박상연∙이명옥, 박성창, 김명수, 성봉현

[경로] 옥호촌 마방(玉湖村 馬房  2750m, 07:45) → 마황패(螞蝗坝  3500m, 09:55~10:18)

          → 전죽림(箭竹林  3670m, 10:50~11:35) → 녹설해(綠雪海  4900m, 13:58~14:03)

          → 전죽림(箭竹林, 15:25~15:35) → 마황패(螞蝗坝) → 옥호촌 마방(玉湖村 馬房, 17:17)

[구글 지도]

 

[구글 어스]  2015-10-28_옥룡설산.gpx

 

[옥룡설산 트레킹 개념도]

 

[위룽쉐산 풍경명승구(玉龙雪山风景名胜区, Lijiang Yulongxueshan National Park)]

   윈난성(云南省) 리장시(丽江市, 여강시) 닝랑현(宁蒗县, 영랑현), 중뎬현(中甸县, 중전현) 경내, 쿤밍시(昆明市, 곤명시)로부터 590㎞ 거리의 위룽설산(玉龙雪山, 옥룡설산)을 중심으로 리장고성(丽江古城, 여강고성), 만리창강제일만-석고(万里长江第一湾-石鼓), 닝랑(宁蒗, 영랑) 루구호(泸沽湖, 로고호)의 4개 편구(片区)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면적은 777.6㎢의 국가급풍경명승구(2차, 1988)이다.

   위룽설산(玉龙雪山)은 만년설로 뒤덮인 13좌의 설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북 간 35㎞, 동서 간 약 20㎞이며 남단의 주봉 선자두(扇子陡)는 해발 5,596m이다. 위룽설산(玉龙雪山)과 하바설산(哈巴雪山, 합파설산) 사이의 후탸오쌰(虎跳峡, 호도협)은 협곡이 약 20㎞를 우회하며 폭이 좁은 곳은 불과 30m로 강변에서 양안에 있는 산봉우리의 정상까지 고도 차이가 약 3,900m에 달하여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다.

   창강제일만(长江第一湾), 역대 전략적 요충지, 첩첩한 산간과 기암괴석, 카르스트 지형 등의 특색을 지닌 루구호경구(泸沽湖景区, 로고호경구)는 깊은 산지, 호수 및 소수민족의 고풍스러운 민속이 일체가 된 곳이며 리장고성(丽江古城, 여강고성)의 민가는 독특한 풍격을 지녀 중국의 건축사상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풍경구 내의 나시족(纳西族, 납서족)의 천여 년 전 창조한 동파문(东巴文)과 나시고악(纳西古乐), 백사벽화(白砂壁画) 등은 높은 역사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원문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옥룡설산 풍경명승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69884&cid=43792&categoryId=43794)

 

[위룽쉐산(玉龙雪山, Lijiang Yulongxueshan)]

   윈난성(云南省) 리장시(丽江市) 위룽나시족자치현(玉龙纳西族自治县, 옥룡납서족자치현)에 소재하고 있는 설산으로 산 정상에 쌓인 만년설이 거대한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위룽(玉龙, 옥룡)이라는 명칭이 유래되었으며 주봉 편자두(扇子陡)는 해발 5,596m로 메이리설산(梅里雪山, 매리설산)에 이어 윈난성(云南省)에서 두 번째로 높다.

   위룽설산(玉龙雪山)은 리장고성(丽江古城, 여강고성), 창강(长江) 상류의 협곡 호도협(虎跳峡) 및 닝랑이족자치현(宁蒗彝族自治县, 영랑이족자치현) 경내의 루구호(泸沽湖, 로고호)와 더불어 2007.5 국가5A급 여유경구로 지정된 위룽설산(玉龙雪山) 경구를 구성하고 있다. 이 중 리장고성(丽江古城, 여강고성)은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루구호(泸沽湖) 지역의 마사인(摩梭人)은 지금까지도 모계사회의 전통을 유지하며 나시족(纳西族, 납서족) 지역의 동파문화가 보존되고 있다.

[원문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옥룡설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52024&cid=43792&categoryId=51740)

 

[트레킹 후기]

운남성(雲南省, Yunnan) 여강시(丽江, Lijiang)의 평균 해발고도가 약 2,400m이지만 아침에 만난 모두들 숙면을 취했는지 표정이 밝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여명이 시작되는 이른 시각에 호텔을 나와 옥룡설산 트레킹을 위해 현지로 이동한다. 옥룡설산의 최고봉인 선자두의 높이가 5,596m이므로 여강시의 고도가 2,600m라고 하여도 고도 차가 3,000m정도 나는데도 불구하고 차로 이동하면서 여강시내에서 계속 보이는 옥룡설산은 마치 우리나라 서울에서 북한산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만큼 고도가 낮아 보인다는 것인데 이것이 착시현상인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출근시간 전인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한가한 도로를 30여 분 정도 달려 직진하는 대로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도로 한편에 세워져 있는 간판에 '옥룡설산 풍경명승구(玉龙雪山风景名胜区  AAAAA)'라 쓰여진 것을 언뚯 볼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 좁은 찻길을 조금 더 가니 17번 시내버스 종점인 '옥호촌 광장'에 이른다(07:38, 트레킹 후기를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다 보니 여강시 상산시장 앞에서 출발하는 17번 시내버스 종점이라고 한다).

 

돌로 벽을 쌓아 만든 가옥들이 인상적인 데다가 그 너머로 아침 햇살을 가득 품은 옥룡설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아름다워 보이지만 이곳에서 보는 옥룡설산 역시 우리나라 시골 마을의 조금 높은 뒷산을 보는 듯 그리 높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옥룡설산 트레킹을 위해 마방으로 걸어서 이동하는데 말을 끌고 오는 현지인들이 우리를 지나간다. 아니나 다를까, 이 주민들이 우리를 안내해 줄 현지인들로 마방에 도착하니 이들이 끌고 온 말을 타라 한다. 우리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곳 옥호촌에서 말을 소유한 주민이 약 300여 명이고 순번제로 트레킹 산행객들을 배당받는다고 한다. 비용은 승마비, 트레킹 안내비 및 전죽림에서의 중식비를 포함하여 관광객은 1인당 중국 화폐로 1,000元, 가이드는 800元이며 이중에서 마부들이 받는 돈은 약 30% 정도라고 한다.

 

각자 배당받은 말에 올라타니 마부가 말을 이끌고 순차적으로 옥룡설산을 향해 출발한다(07:45). 말을 이끌고 가는 현지인들의 외모만 볼 때에는 제법 나이가 많아 보이지만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생각보다 젊다고 한다. 고도가 높다 보니 자외선이 강해 피부가 빨리 노화되어 그렇다고 하지만 그래도 말을 타고 가는 내가 미안한 생각이 든다.

 

가옥과 가옥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다가 키 낮은 돌담길을 빠져 나가니 너른 평야지대가 펼쳐진다(08:02). 그래서인가 말을 이끄는 마부가 아닌 못 보았던 현지인 한 명이 제일 앞에서 우리 일행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아울러 견공 한 마리도 어디서 나타났는지 우리와 함께 동행하고 있는데 가이드와 떨어져 있으니 물어볼 수도 없다.

 

아무 시설도 없는 넓은 평지 사이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얼마나 이동했을까, 커다란 돌이 있는 곳으로 말을 이동하여 세우는데 말은 안 통해도 말(馬)에서 내리라는 것을 알 수 있어 모두들 말에서 내린다(08:30). 가이드가 이곳부터 약 십 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단다.

 

옥호촌에서 말을 타고 편하게 올라왔다가 갑자기 내 발걸음으로 오르려니 첫 발걸음이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내 고산에 적응이 되는가 싶었는데 금새 쉼터가 나오고 가이드는 이곳에서 다시 말을 타고 올라간다고 한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려니 마부들이 도착하고 잠시 쉬었다가 말을 타고 출발한다(08:40).

 

이곳까지 평야를 지나왔지만 지금부터는 산길을 따라 앞서가는 말의 뒤꽁무니를 보면서 제법 고도를 올려가는지 오르막길을 간다. 울퉁불퉁 패이기도 하고 좁은 산길도 나오지만 말은 마부의 손길이 없어도 숙달된 걸음으로 제 갈 길을 또박또박 잘 걸어간다. 그렇게 이동하여 산길을 벗어나니 또 다시 넓은 초지가 나오고 옥룡설산은 변신을 시도했나 보다. 여기서 보는 옥룡설산은 말을 탔던 옥호촌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이제 정상적인 높이만큼 높아만 보인다.

 

홀쪽한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은 듯 웅장하게 다가서는 옥룡설산의 모습이 이제서야 그 육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잠시 후 좌측편으로 청색 지붕의 건물이 보이는 마황패(螞蝗坝)에 도착, 말에서 내린 후 다시 걸어서 올라가야 한단다(09:55).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마황(螞蝗)은 거머릿리과의 환형동물인 말거머리를 뜻하는 한자어로 이곳은 지명처럼 말거머리가 많다고 한다. 우기철에 이 부근을 지날 때에는 말거머리를 상당히 조심해야 할 듯 싶다.

 

마부와 말이 쉬는 동안 우리도 잠시 쉬었다가 우리 먼저 비탈진 산길을 올라간다(10:01). 그렇게 경사진 길을 십여 분 올랐나 보다, 커다란 돌들이 널려 있는 곳에서 잠시 기다리니 나시족 마부들이 다시 올라온다. 조금 더 쉬었다가 다시 말을 타고 마지막 오름길이 될 전죽림을 향해 올라간다(10:18).

 

지금까지 완만하게 올라온 것과는 달리 조금씩 경사각을 세우는 산길은 고도를 그만큼 올려간다. 우리는 말을 타고 편히 가지만 나시족의 마부들은 이런 생활이 일상이 되어서인지 그리 힘들다는 표정없이 걷고 있다. 오르고 또 오르기를 한참을 했다고 느낄 때쯤 고갯마루에 올라서는데 내리막 능선에 청색 지붕의 건물이 보인다(10:50). 가이드 왈 전죽림(箭竹林, 3,670m)으로 말을 타고 이동하는 것은 이곳이 끝으로 여기서부터는 망설봉까지 우리들의 발걸음으로 가야 한단다.

 

모두들 말에서 내려 바로 아래에 있는 '箭竹林 JIAN ZHU LIN'이라 쓰여진 나무로 지은 쉼터에 들어가니 점심이 준비되어 있다. 개인용 그릇에 담겨진 김밥은 우리나라의 김밥과 다를 바 없고 또한 컵라면이 제공되는데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辛라면이다.

 

그리 넓지도 그렇다고 좁지도 않은 실내에는 보온을 위해 피워놓은 화로에서 새어 나오는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이 정겹다. 가이드는 고산증을 대비해 평소 먹는 양의 80% 정도만 먹으라 하지만 먹는 만큼 가는 법 나에게 제공된 김밥과 신라면을 다 먹고 후식으로 제공되었던 사과 한 개를 다 먹으니 포만감이 느껴진다. 이제 점심식사도 끝났으니 5,100m 지점에 있는 망설봉을 향해 가는 일만 남은 것 같다. 쉼터 밖으로 나와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본격적인 트레킹을 준비한다.

 

산행 전 가이드가 말하기를 등산이 가능한 해발고도 5,100m 지점인 망설봉에서 다시 원점회귀하는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이란다. 따라서 목표 지점까지 못 갔어도 오후 2시 30분이 되면 무조건 그 지점에서 되돌아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옥호촌에서 말도 없이 홀로 올랐던 나시족 현지인은 우리를 망설봉까지 안내해 줄 산악 가이드라는 것을 이곳에서 알게 되었다. 나시족 산악 가이드가 앞에서 진행하고 우리들의 현지 가이드는 후미에서 진행하는 형태로 올라간다고 한다. 일본 북알프스에서 3,200m의 고산을 경험해 보았지만 오늘 5,000m를 넘는 고산을 경험한다는 설레임으로 전죽림을 출발한다(11:35).

 

풀이 자란 내리막길을 따라 여강시내 방향을 보면서 조금 내려가다가 계곡능선을 건너 좌사면으로 서서히 오르는 산길을 걷는다. 전죽림이 좌측 아랫편으로 작은 점으로 보이기 시작할 즈음 초지가 끝나면서 석회암석의 자잘한 너덜길로 바뀐다. 고도가 4,000m를 넘어섰을 것 같은데도 능선을 따라 높이 자란 소나무들이 시선을 붙잡는지 발걸음 속도는 생각보다 느리기만 하다.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잘게 부순 파쇄석처럼 자잘한 돌을 깔아놓은 듯한 오르막길은 조금씩 각을 세우기 시작한다. 능선을 따라 좌향으로 자연스레 방향을 바꾸는 지점의 우측편에 있는 바위에는 4,190m라고 적색 페인트로 표기되어 있다(12:14). 그새 박성창 대장과 박상연 회장 내외분은 시야에서 멀어졌고 김명수 대장은 고산증이 오는지 표정이 별로 안 좋아 보인다, 그래도 아무런 내색이 없고 아직 시작 단계이므로 선두와 관계없이 천천히 오른다.

 

전방으로 펼쳐지는 아이보리 빛깔의 석회암석 자갈들이 몽환적인 그림을 그리고 우리는 그 자갈밭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걷는다. 이제 능선과 능선이 만드는 야트막한 계곡능선으로 진입하여 오르는데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자갈밭 뿐이다. 반면 자외선이 강해서인가 하늘은 파랗다 못해 검푸르게 보인다.

 

좌측 능선은 짙은 갈색의 초지를 이루는 반면 우측편 능선은 자갈밭으로 대비되는 계곡 능선을 따라 계속 고도를 높여만 간다. 경사도가 제법 되는 것인지 가야 할 방향으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상아색 자갈밭과 검푸른 하늘선 뿐이고 잠시 멈추어 선 채 여강시내 방향을 바라보니 급경사처럼 느껴진다. 우측으로 높게 일어선 능선과 만나는 지점을 향해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산길 중간 지점의 바위에 4,280m라고 표기되어 있다(12:48). 그렇다면 조금 전 4,190m 지점이었으니 이곳까지 고작 고도를 90m 올랐을 뿐인데 시간은 30분이 넘게 소요되었다. 가야 할 곳은 5,100m 지점인 망설봉인데 이런 속도로 간다면 과연 갈 수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자갈밭길은 다시금 초지로 바뀌었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좌측편 바윗면에 '4,600m 綠雪海 -1.5km' 라고 적힌 곳을 지나는데 선두는 저 멀리 한참을 앞서가고 있는 중이다(13:20). 다시금 우측편 능선으로 올라서서 진행한다. 여태까지 올라오면서 보았던 우측편의 높은 능선 구릉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綠雪海 LV XUE HAI 海拔4900米]라고 적힌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13:35).

 

잠시 멈추어 서서 바라보니 능선마루를 따라 올라가는 산길 저 멀리 높은 둔덕같은 곳에 선두가 보이는가 싶더만 그 너머로 사라진다. 좌측으로 시선을 살짝만 돌려보면 날카롭게 솟은 암릉의 능선과 사면에 녹지 않고 쌓여 있는 적설(만년설)이 보이는데 눈이 수북한 한겨울에 온다면 상당히 아름다운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옥룡설산의 만년설 풍경은 이곳 망설봉 코스가 아닌 빙천공원(4,680m) 케이블카 코스가 아름다울 것 같다).

 

경사가 완만하지만 고산이라 그런지 김명수 대장의 발걸음 속도가 더욱 더디어지는 듯 하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 언제 갔는지 우리의 현지 가이드가 저 앞의 돌무더기가 있는 곳에서 우리보고 올라오라 손짓한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므로 그곳 작은 돌탑이 있는 곳까지 오르니 돌덩이에 '4,900m→ -0.6km'라고 쓰여 있다(13:58). 도대체 이곳의 해발고도 및 거리 표기는 고무줄인지 일정한 것이 없고 제멋대로이다. GPS 앱인 트랭글을 확인해 보니 고도 4,263m이며 전죽림(3,743m)에서 2.0km(옥호촌 마방부터 8.79km)를 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5,000m 지점을 넘어선 선두는 계속 진행하도록 하고 우리는 현지 가이드와 함께 이곳에서 전죽림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한다. 더 이상 올라간다면 김명수 대장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아쉽지만 내려가기로 한 것이다. 우리의 현지 가이드가 나시족 산악 가이드에게 우리 세 명만 먼저 내려간다고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발길을 돌린다(14:03).

 

오를 때와는 달리 내려가는 길에서는 발걸음의 속도가 빨라지는 듯 하다. 그렇게 내려가다가 잠시 멈추어 서서 뒤돌아보니 선두에서 진행하던 일행과 함께 나시족 산악 가이드가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내리막길에 선두에서 진행하던 일행과 다시 합류하여 다시금 후미가 되어 전죽림으로 내려간다.

 

초지가 끝나고 자갈밭을 내려가는데 언제 내려온 것인지 나시족 산악 가이드가 나에게 무어라 한다. 자갈밭을 피해 비교적 딱딱한 산길로 내려가는 나에게 오히려 자갈밭으로 미끄럼을 타듯이 내려가라 몸짓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하여 그렇게 내려가니 딱딱한 산길로 걸을 때보다 편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드디어 자갈밭 내리막길이 끝나고 계곡 능선을 지나 고갯마루를 넘어 전죽림에 도착한다(15:25).

 

전죽림에서 잠시 쉬면서 앞서갔던 박상연 회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5,000m를 넘어서서 진행하는데 고산증이 심하게 왔다고 한다. 그런 시점에 때마침 후미였던 우리가 고산증으로 하산을 한다고 하니 잘되었다고 하면서 바로 하산을 하기로 했단다. 4,900m 지점을 지날 때에는 약간의 고산증이 있었지만 불과 100m를 더 올랐을 뿐인데 고산증이 순간 심해졌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들어보니 4,900m지점에서 아무런 증세도 없었던 나는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이제는 끝났다.

 

어제 인천을 출발하여 고도 2,400m의 여강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바로 5,100m의 망설봉에 오른다는 것이 무모한 도전이었을까. 하여튼 아무 탈없이 무사히 전죽림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대기하고 있던 말을 타고 옥호촌으로 내려간다(15:35).

 

나시족 마부들 중에서도 제일 연장자인 듯한 내 말을 끌고 가는 마부의 연륜일까, 전죽림에서 세 번째로 출발하였지만 어느 순간 선두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내려갈 수록 후미와 격차가 많이 벌어지는 듯 하다. 좁은 산길을 거침없이 내려가는 마부의 발길을 따라 내가 탄 말 역시 성큼성큼 잘도 내려간다.

 

올라올 때 쉬었던 곳에서 잠시 멈출줄 알았지만 그대로 통과하더니 오르막길의 첫 번째 쉼터에서 걸어 올라왔던 지점에 이르기 전 말에서 내려 움푹 패이고 경사진 좁은 내리막길을 따라 3분여 걸어서 내려갈 뿐 바로 또 말을 타고 내려간다. 그렇게 혼자서 빠르게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옥호촌 마을이 지척에 다가서고 이내 마방의 입구에 도착한다(17:17). 말에서 내리니 마부는 무언가 말을 한 후 말(馬)을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낯선 이국 땅에서 말이 안 통하니 휴대폰의 트랭글 앱에 저장된 GPS 트랙 로그를 살펴보면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마방의 직원인 듯한 현지인이 나에게 따라오라 손짓하면서 마방의 휴게소로 안내를 한다. 그리고는 따뜻한 차가 담긴 주전자와 함께 종이컵을 가져와 차를 따라준다. 달콤한 차를 두어 잔 마시고 있으려니 일행들과 함께 현지 가이드가 도착한다.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현지 가이드를 통해 한화로 25,000원을 마부와 산악 가이드에게 전해줄 것을 요청하고 복장을 정리한 후 옥호촌 광장으로 나가 대기 중인 버스로 여강시내를 향해 출발한다(현지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이곳 옥호촌의 마부들에게 수고했다는 팁은 한화를 주어도 된다고 한다).

 

아침에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가는 길목에 여강의 전통시장을 지나고 이른 아침이라 못 보았던 여강의 본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중국의 여느 도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풍경을 보면서 도착한 숙소(阿丹閣大酒店, Adange Hotel)에 짐을 풀고 길 건너편의 현지식당에서 저녁과 함께 맥주 한잔을 하면서 고산증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내일의 일정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