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우스 하우스

12월 한계령에서 바라본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시리우스 별처럼... 여기도 영원히...

북한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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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북한산 둘레길

2010. 9. 15.

 

[Outdoor] 쉬엄쉬엄 산 위를 노닐다

  • 박정원 월간 산 기자
    도심 속 올레길 '북한산 둘레길' 개통
    1차로 총 길이 44㎞ 열어 "옆길 걸으면 여유 생겨"

정상으로만 향하던 등산객이 옆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동안 산에 가면 으레 정상으로 가는 길만 있는 줄 알았다. 위로 가는 길만 쳐다봤지 옆길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른바 '정상지향형'의 산행문화였다.

어느 날 옆길이 뚫렸다. 위로 향하던 발길을 옆으로 돌렸다. 처음엔 조금 어색한 듯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그런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빨리빨리 위로 조급하게 걷던 발걸음이 천천히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걷는 걸음으로 변했다. 그때 깨달았다. '수평으로 걷는 길은 자기를 돌아보는 여유와 사색을 준다'는 사실을.

한국에서 가장 많은 연 1000만명 이상의 등산객이 찾는 한국의 진산 북한산에 '옆길'이 개방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만든 첫 둘레길이다. 지리산둘레길은 산림청에서 사단법인 '숲길'에 의뢰해서 만든 길이라, 공단과는 상관없었다.

북한산 둘레길 은평구 하늘길 구간. 험한 산길이 많지만 나무데크와 다리로 길을 연결해 편안한 산책이 가능하다. / 염동우 월간산 기자 _(이미지를 누르면 큰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일 수유리 북한산둘레길 탐방안내센터에서 개통식이 열렸다. '정상지향형'에서 '둘레지향형'으로, '빨리빨리'에서 '천천히'로 여유를 찾는 '느림의 미학'을 둘레길을 통해서 가져보자는 취지로 공단에서 1년여의 작업 끝에 선을 보였다. 북한산둘레길의 총 길이는 약 70㎞에 이르지만 이번에 개통된 코스는 도봉산 구간 26㎞를 뺀 순수한 북한산 구간 44㎞이다. 도봉산 구간은 내년에 개통할 예정이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는 해발 836.5m이지만 둘레길의 평균 고도는 불과 200m가 채 안 된다. 가장 높은 곳인 우이령 구간이 400m 정도이고, 형제봉 능선과 탕춘대 능선을 지나는 길도 고도 300m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도 100~400m를 오르내리면서 북한산 정상 백운대, 인수봉, 노적봉 등 32개 봉우리의 장엄한 모습과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5개에 이르는 능선과 10여개에 이르는 계곡도 일부는 지나가고, 일부는 옆에서 조망하는 재미도 만끽한다. 또한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이어주는 탕춘대성 암문을 지나친다. 바로 성곽의 구조를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아들 화의군 묘와 북한산성의 민속문화 등 많은 유적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걸어본 대부분의 사람은 "야, 북한산에도 이런 길이 있었나!"라고 감탄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박기연 팀장은 "새로 조성한 길은 하나도 없고 전부 기존에 사용하다 버려진 길을 찾아 둘레길로 연결시킨 것"이라며 "둘레길의 또 다른 목적은 1000만명이 이용하는 북한산을 좀 더 오래도록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산 둘레길은 많은 탐방객이 생전 처음 보는 듯한 아늑함을 느낄 만한 걷기 좋은 길이다. 등산문화와 걷기문화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자연 훼손도 크게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이지구(소나무숲길)=소나무숲길 가는 교통편은 지하철 수유역 3번 출구로 나와 120번이나 153번을 타고 종점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바로 북한산둘레길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또는 101번·120번·153번 버스를 타고 덕성여대 입구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면 바로 솔밭공원이다.

◆수유지구(순례길·흰구름길)=이준열사묘역 입구는 수유역 1번 출구에서 강북01번 버스를 타고 통일교육원에서 내리면 되고, 북한산생태숲은 길음옆 3번 출구에서 1014번과 1114번 버스를 타면 된다.

◆정릉지구(솔샘길·사색의 길)=정릉주차장은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43번·110B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되고, 형제봉 입구는 153번·7211번 버스를 타고 롯데삼성아파트에서 내리면 찾을 수 있다.

◆구기지구(평창마을길·성너머길·하늘길)=탕춘대성 암문입구는 길음역 3번 출구에서 7211번 버스를 타고 구기터널에서 하차하고, 북한산생태공원은 불광역 2번 출구에서 7022번·7211번 버스 독박골에서 내리면 된다. 진관생태다리는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진관외동까지 가는 7724번 버스의 종점이다.

◆산성지구(마실길·내시묘역길·효자마을길)=방패교육대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과 34번 버스로 입곡삼거리에 내리면 된다. 효자동 공설묘지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효자동마을금고에서, 사기막골 입구는 사기막골에서 하차하면 된다.

 

산 향기 솔솔· · · '도심 속 자연'을 걷다

서울 속 새 트레킹 코스 북한산 둘레길 44㎞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은 1994년 한 해 348만5000명의 탐방객이 찾아 기네스북에 오른 이후 현재 년 1000만 명 이상의 탐방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산 중 하나다.

그간 탐방객 증가로 인해 심각한 자연 훼손 및 생태계 파괴 등이 가속화됨에 따라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자연보호와 생태계 보전 차원에서 샛길을 정리, 기존 마을길과 주변을 연결하고 공원을 재정비해 조성, 개통한 것이 바로 북한산 둘레길이다.

9월 7일 개통식을 갖고 우선 개통한 구간은 북한산 둘레길 전체(우이령길 포함) 총 70㎞ 중 44㎞ 구간이다. 나머지 도봉구 일부와 경기도 일부 구간은 2012년 개통 예정이다.

44㎞는 '흰구름길' '솔샘길' '명상길' '평창마을길' '옛성길' '구름정원길' '마실길' '내시묘역길' '효자길' '충의길' '우이령길' '소나무숲길' '순례길' 등 13개 구간으로 돼 있다.


마침내 개통한 북한산의 둘레길을 따라 걸어봤습니다. 때론 새소리와 물소리 가득한 오솔길을 지나기도 하고, 때론 골목 대청마루에서 장기 두는 어르신들의 티격태격 훈수 두는 소리를 들으며 지나가기도 합니다. 이따금 개가 짖는 마을 어귀를 돌기도 하고, 드륵드륵 공사가 한창인 재개발 지역의 어느 아파트 단지를 지나치기도 합니다. 북한산 둘레길은 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1 ◀흰구름길 구간을 지나다보면 작은 계 곡도 만난다. 2 스카이워크로 가는 오솔길.3 궁녀들이 빨래를 했다는 빨래골 계곡. 흰구름길 구간에 있다 4 구름정원길 구간의 하이라이트'스카이워크'. 기암절벽 사이로 데크길이 이어져 있다 5 둘레길은 때론 주택가 골목도 지난다. 평창마을길 구간. 6 흰구름길 구간의 작은 전망대. 북한산 과 도봉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구름전망대, 빨래골 계곡 있는 흰구름길(강북·성북구)
(이준열사 묘역입구~북한산생태숲 앞, 약 4.1km)

나무계단길, 돌계단길, 흙길 밟는 느낌이 제각각인 길이 오르락내리락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오를 만 하면 다시 내리막길, 평지인가 싶으면 다시 오르막길이 나오는 식이다. 흰구름길 3분의 2지점 즈음을 통과하니 북한산의 이름 난 사찰 중 하나인 화계사가, 조금 더 오르니 전망데크가 나왔다. 전망데크에서 5분 정도 오르니 높이 12m 원형 계단으로 된 구름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유지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구름전망대에 오르니 가깝게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에서부터 멀리 용마산, 아차산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조선시대 궁녀들이 빨래했다는 ‘빨래골 계곡’도 흰구름길 구간에 있다.


소나무 무성한 솔샘길 (성북구)

북한산생태숲 앞~정릉주차장, 약 2.1km

성북구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인 삼각산도심자연공원(북한산생태숲)을 지난다. 정릉초등학교 후문 쪽에서 시작하는 이 길은 야생화단지를 감상할 수 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시설처 윤대윤 차장은 “평균 고도 200m 이상에 조성돼 있어 도심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성북 생태체험관에선 가족 단위로 숲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북악하늘길’과 연결, 명상길 (성북·종로구)

정릉주차장~형제봉 입구, 약 2.4km)

정릉주차장에서 청수사 입구로 진입해서 형제봉 능선 사이로 가는 길은 가파른 구간이 있어 등산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평지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 최근 개방한 ‘북악(산)하늘길’과 연결돼 있다. 도심 속 계곡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려한 청수계곡 감상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평창동 동네와 사자능선 어우러진 평창마을길 (종로·서대문구)

형제봉 입구~탕춘대성암문 입구, 약 5km)

“구간도 긴데다 평창동 골목길을 따라가야 해서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 구간”이라는 윤 차장의 사전 설명이 없더라도 대저택이 이어지는 다소 ‘썰렁’한 골목은 어쩐지 심심해 뵌다. ‘둘레길’이라기보다 ‘언저리길’에 가깝다. 이따금 골목 사이로 등산복 차림으로 둘레길 종주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기까지 하다. 구간 자체가 고지대에 있어 전망 좋은 곳에 서면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사자능선길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


유일하게 성문 통과, 옛성길 (서대문·은평구)

탕춘대성암문 입구~북한산생태공원 상단, 약 2.7km


“조선시대 도성인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을 지나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서울시 선정 우수 조망명소)에서 북한산의 여러 봉우리(문수봉,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 등)를 한눈에 조망해볼 수 있다. 이 구간의 종착지인 북한산생태공원 맞은편 장미공원도 가볼 만하다.


‘스카이워크’ 이어지는 구름정원길 (은평구)

북한산생태공원 상단~진관생태다리 앞, 4.9km

북한산생태공원 상단 뒷길로 오르면 돌계단과 흙길이 다소 험하게 이어진다. 하지만 “굴곡 많은 길을 걸어오느라고 수고했다”는 듯 하늘전망대와 함께 데크길 ‘스카이워크’가 펼쳐진다. 맨살을 드러낸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길 양쪽으론 나무들이 탐방객과 키를 맞춰 이어진다. 이따금 태풍 ‘곤파스’가 훑고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탐방로와 둘레길 가까이 쓰러진 나무들부터 정리하고 있지만 피해가 워낙 커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는 게 공단 측의 입장이다. 스카이워크에 서면 불광동 일대가 발아래 있다. 이어지는 물길과 흙길, 숲길은 걷는 재미를 더한다. 세종의 아홉 번째 아들인 화의군 묘역이 이곳에 있다. 윤 차장은 “북한산 둘레길 중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6호선 독바위역(도보 5분 거리)에서 내리면 이 코스의 중간 지점 즈음부터 진입할 수 있다”고 전한다. 이어지는 은평 뉴타운(기자촌) 뒷길은 지대가 높아 전망이 좋고 둘레길 고지대 구간 중 비교적 완만한 코스에 속한다. “일부 구간은 휠체어로도 산책이 가능하다”지만 아직은 정비 중이다. 구름정원길은 도로 정비로 어수선한 은평 뉴타운 진관생태다리(에코브리지)에서 끝난다.


전원 풍경 간직한 마을을 통과하는 마실길 (은평구)
진관생태다리~방패교육대 앞, 1.5km

이웃집에 놀러 가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길이라는 뜻의 ‘마실길’. 아직은 어수선한 진관생태다리 부근에서 시작하지만 구간구간 정겨운 풍경들이 지나간다. 성종의 열세번째 왕자인 영산군의 사위 정충인공이 정착하면서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느티나무 다섯 그루가 큰 그늘을 만들며 서 있다. 주변은 한창 공원 정비 사업이 진행 중이다. 마을과 가장 가깝게 걸을 수 있는 이 구간은 때론 음식점 앞 마당을 지나가기도 하고 농원의 뒷길을 이용해 걷기도 한다. 북한산의 고찰 중 하나인 진관사와 삼천사가 이 구간과 가까이 있다.


호젓한 산길 지나는 내시묘역길 (은평구·고양시 덕양구)

방패교육대 앞~ 효자동 공설묘지, 3.5km

소담스럽게 가꿔놓은 화단, 바람에 흔들리는 빨랫줄, 한가롭게 모이를 쪼고 있는 울타리 안의 닭, 낯선 사람의 발길에 컹컹 짖는 개가 심심함을 잊게 한다. 행정구역상 서울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전원 풍경을 간직한 마을을 통과해 내시묘역길로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왕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던 내시들의 묘역이 있는 길이라지만 내시묘역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풀 향기, 흙 냄새가 그 어느 구간보다 진하게 느껴진다. 걷다 보면 어쩐지 ‘많이 돌아간다’는 기분. 이에 대해 공단 측은 “북한산 내에도 사유지가 많아 둘레길에 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곳은 인근으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길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효심 전설 간직한 효자길(덕양구)
효자동 공설묘지~사기막골 입구, 2.9km


효자마을길은 효성이 지극했던 박태성의 전설을 간직한 곳. 효성에 감동해 박태성을 따랐던 인왕산 호랑이에 대한 전설을 간직한 효자비도 만나볼 수 있다. 걷다 보면 곳곳에서 국사당을 대표하는 굿당을 볼 수 있다. 일부 구간은 도로 위나 교량 위를 걷기도 해 ‘희로애락’을 느끼게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아스팔트 길 이어지는 충의길(덕양구)

사기막골 입구~교현우이령길 입구, 2.7km

송추지구 충의길에선 군부대와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친다. 산길이 아니라 도로 옆 보도블록을 따라 걸어 다소 지루함이 느껴지는 구간이다. 


비밀의 숲 있는 우이령길 (강북구·양주시 장흥면)
교현우이령길 입구~우이우이령길 입구, 6.8km)

둘레길 중 가장 긴 구간으로 약 3시간 30분 소요되는 코스다. 강북구 우이동과 양주 교현리를 연결하는 작은 길 우이령(소귀 고개)길을 지나면 41년 만에 일반인에 개방된 우이령이 나온다. 출입금지 기간이 길었던 만큼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비밀의 숲에 들어선 기분이다. 마사토(화강암이 풍화돼 생긴 흙) 구간은 맨발로 걸어보자. 오봉전망대와 안보체험관이 이 구간에 있다. 단, 우이령은 사전 예약 입장제로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사람에 한해 하루 1000명만 입장 가능하다.


피톤치드 내뿜는 소나무숲길 (강북구)
우이우이령길 입구~솔밭근린공원 상단, 2.9km

둘레길 중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뿜어내는 구간으로 삼림욕 명소로 꼽힌다. 소나무가 빼곡한 이 구간은 폭이 넓고 경사도 완만해 남녀노소 걷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솔밭근린공원과 독립유공자 손병희 선생의 묘소가 있다. 일부 구간은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청정 계곡인 ‘우이계곡’이 600~700m 이어진다. 지척에서 들리는 물소리는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애국선열 기리며 걷는 순례길(강북구)

솔밭근린공원 상단~이준열사묘역 입구, 2.3km

헤이그밀사인 이준열사와 초대부통령이었던 이시영선생 묘소 등 애국선열들의 묘역과 국립 4.19민주묘지를 지나친다. 독립유공자들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다. 독립유공자 묘소를 비롯해 광복군의 합동묘소까지 16기의 묘소는 걷는 내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낮은 강에 통나무와 솔가지를 이용해 만든 섶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재미있다.


 

 

둘레길 주변 맛집_ '하산' 후 들러볼까… 입이 즐거운 '그곳'

둘레길 주변엔 '우이동 먹자골목' '국립 4.19민주묘지 주변 맛집' '구기동 맛집' '북한산성 집단상가촌' 등 음식촌이 몰려 있다. 그 중 북한산성 집단상가촌은 북한산 내에서 영업을 하던 '계곡 음식점'들이 옮겨와 최근 형성되기 시작한 곳이다.

1대교정의 옻닭 2기와집추어탕의 추어탕 3도봉산갈비의 양념갈비

북한산 둘레길 홍보관 주변에선 기와집추어탕(02-990-4768)이 유명하다. 문 연 지 21년째로 인근 개성해장국, 소나무집 등과 함께 오래된 맛집으로 통한다. "연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먹는 추어탕 맛이 기가 막히다"는 평. '연꽃정원'으로 난 마루에서 새소리, 벌레소리를 들으며 추어탕을 맛볼 수 있다. 비린내 없고 구수한 맛의 비결은 "100% 미꾸라지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인 김춘금씨는 말한다. 미꾸라지를 믹서기에 갈아넣는 방식이 아닌 통째로 압력솥에 넣고 푹 고아내는 것도 비결이다. 여기에 볶은 들깨를 듬뿍 넣고 표고버섯 가루도 첨가한다. 김치 겉절이를 바로바로 해 상에 내고 '반찬 리필'은 알아서 뷔페식으로 가져다 먹으면 된다. 추어탕 9000원, 튀김 1만6000원.

수유지구 104번 버스 종점 맞은편에 있는 도봉산갈비(02-902-0977)는 "천연 재료 16가지로 양념해 3~4일 숙성했다"는 양념갈비로 손님들을 모으는 곳이다. 전직 장관이 살던 별장을 개조해 음식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식사를 하다 보면 저택에서 손님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소문 자자한' 돼지고기 양념갈비(1인분 9000원)는 육질이 연하고 씹을수록 고소하다. 모임용 방만 6개, 최소 4명에서 최대 100명까지 수용가능한 방이 있다.

옛성길, 북한산생태공원 부근 대교정(02-357-6097)은 옻닭(4만원)이 유명하다. 주인 이봉례(67)씨는 맛의 비결을 묻자 "그저 '북한산 자락의 노모가 행복한 밥상을 차려주는 곳'이라고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범상치않은 옻닭은 직접 인근 밭에서 무농약ㆍ무비료로 기른 채소와 약초 30여 가지(약초만 13가지)를 넣고 끓인 육수를 사용해 국물맛이 진하다. '음식'이라기보다 '보약'에 가깝다. 특히 이 집은 4~11월엔 쌈채류 대신 방아잎, 민들레, 헛개나무, 하수오, 구절초 등 약초를 상에 올린다. 겨울엔 약초들로 만든 장아찌류를 낸다. 이봉례씨는 "보양식을 만들면서 화학조미료를 넣으면 되겠느냐"며 "천연조미료만 사용한다"고 강조한다. 옻닭을 맛보려면 1시간 전 예약 필수다.

구기동 방향으로 하산하는 등산객들에겐 '참새와 방앗간' 같은 집, 원조할머니 두부집(02-379-6276)은 유봉준(78)·유봉희(61) 자매가 만들어내는 손두부로 소문난 맛집이다. 강원도 인제군의 국산 콩만을 사용하고 신안군 염전에서 가져온 간수를 이용해 두부를 만들어낸다. 고춧가루와 마늘, 돼지고기, 소주를 넣고 볶은 뒤 모두부와 함께 내는 두부김치(1만원)도 인기지만 깔끔한 맛의 두부젓국(6000원)이나 고추장 두부찌개(6000원)도 스테디셀러다.

[Outdoor] 북한산 둘레길_서울 도심 한눈에… 걷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 박정원 월간 산 기자
여학생들이 북한산 둘레길 우이동 솔밭공원길에서 책 을 읽으며 쉬고 있다 월간산 제공

계곡길·황토길·숲길 곳곳에 문화 유적
성너머길은 성문 통과…청계천과도 곧 연결 우이령길은 사전예약해야

북한산 둘레길은 산길, 계곡길, 들길, 숲길, 흙길이 어우러져 있다. 숲길도 소나무·참나무·은행나무 숲 등으로, 흙길도 마사토·황토 등으로 다양해 걷는 재미도 만만찮다. 대추나무가 가로수로 늘어선 길도 있고, 사철마다 변하는 야생화 군락들도 탐방객들을 유혹한다. 걷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솔밭공원·우이동계곡·화의군 묘, 그리고 무장간첩 김신조가 침투했던 우이령길 등 역사·문화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북한산 둘레길을 우이·수유·정릉·구기·산성·송추 등 6개 지구와, 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 등 12개 구간으로 나눴다. 6개 지구 12개 구간에 포함되지 않은 우이령길 6.8㎞는 현재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탐방하려면 필히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신분증을 지참해야 입장이 허용된다.

◆우이지구=둘레길 중에 유일하게 계곡을 따라 걷는 운치를 맛볼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의 명소 중의 하나인 솔밭공원이 나온다. 각종 기묘한 모양을 한 소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내뿜는 상쾌한 길이다. 독립유공자 손병희 선생의 묘소도 가는 길에 있다.

◆수유지구=순례길과 흰구름길로 나뉜다. 순례길은 애국선열들의 묘역과 4·19국립묘지를 지나친다. 흰구름길은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북한산 정상에 올라가지 않더라도 북한산과 도봉산, 맞은편의 수락산과 불암산, 서울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해 무수리들이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했던 빨래골 계곡도 만날 수 있다.

◆정릉지구=예로부터 소나무가 무성하고 맑은 샘이 있어 솔샘(松泉)이라 불렸던 솔샘길이 있다. 강북구를 거쳐 성북구를 지날 즈음엔 무궁화가 가로수로 조성돼 있고, 바로 옆엔 야생화 군락지도 눈에 띈다. 끝 지점의 북한산생태숲엔 운동기구와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돼 있다. 형제봉으로 올라가는 사거리는 최근 개방된 북악하늘길로 가는 길과 형제봉 정상, 그리고 둘레길로 가는 길로 나눠진다. 북악하늘길은 청계천과 연결될 예정이다.

북한산 둘레길 산책에 나선 한 등산객이 불광동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다. 월간산 제공 / 한 부자(父子)가 은평구 불광동 스카이워크에서 산 아래쪽을 바라보고 있다. 염동우 월간산 기자
구기지구=평창마을길은 평창동 마을과 사자능선이 어우러진 길이다. 마을길을 걸으면 북악산 팔각정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있다. 성너머길은 둘레길 중에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한다. 하늘길 구간은 숲 위로 나무데크를 설치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거의 끝 지점에 다다르면 세종대왕의 아홉 번째 아들인 화의군 묘가 자리 잡고 있다. 탕춘대성 암문입구는 길음역 3번 출구에서 7211번 버스를 타고 구기터널에서 하차하고, 북한산생태공원은 불광역 2번 출구에서 7022번·7211번 버스를 탄 후 독박골에서 내리면 된다. 진관생태다리는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진관외동까지 가는 7724번 버스의 종점이다.

산성지구=동네 마실 나온 기분으로 가볍게 걷는 길인 마실길은 은평뉴타운과 인접해 있다. 국내 최대의 내시 묘역이 있는 내시묘역길, 조선시대 북한산성 축성 당시 동원되었던 연인을 기다리지 못하고 연못에 빠져 죽은 기생의 흔적인 '여기소' 터도 볼 수 있다. 산성지구의 마지막 구간인 효자마을길에는 전설 속 효자 박태성의 전설이 서려 있다. 방패교육대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과 34번 버스로 입곡삼거리에 내리고, 효자동 공설묘지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같은 버스 효자동마을금고에서, 사기막골 입구는 사기막골에서 하차하면 된다.

송추지구=충의길은 아스팔트 옆 군부대 담벼락을 끼고 인도를 따라 가는 길이라 다소 지겹지만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게 하는 길이다. 공단에서는 이 길을 자전거길과 병행해서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