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2021년 04월

09

꽁트/돈이 한바퀴 돌고나니 돈이 한바퀴 돌고 나니

관광객을 상대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여행객 한 사람이 와서 민박집에 방을 잡았고, 20만원의 숙박료를 지불 했습니다. 민박집 주인은 정육점으로 달려가서 그 동안 외상으로 밀려있던 고기값 20만원을 갚았습니다. 정육점 주인은 세탁소로 달려가서 그 동안 밀려있던 세탁비 20만원을 갚았습니다. 세탁소 주인은 맥주 집으로 달려가서 그 동안 외상으로 마신 맥주 값 20만원을 갚았습니다. 맥주집 주인은 민박집으로 달려가서 빌려 쓴 차용금 20만 원을 갚았습니다. 돈이 순식간에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돌아 다시 민박집 주인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여행객이 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20만원을 돌려받고 떠나 버렸습니다. 돈을 번 사..

23 2021년 03월

23

꽁트/질투심 유발작전 질투심 유발 작전

▲TV프로 장면(내용과 관계없음) 한 청년(동탁)이 자신의 여자친구(가연)를 골려주기 위하여 여자친구의 후배 아가씨(나경)와 짜고 몰카 작전을 편다. 동탁과 나경은 사무실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동탁: 가연이가 평소 질투심이 많아 골려주려고 하는데 나경 니가 도와줘. 일부러 너를 칭찬할 테니 가연 행동이 어떻게 나오는지 잘 봐. 나경: 알았어. 잘해볼게. 두 사람은 웃으며 성공을 다짐하는 뜻으로 하이파이브로 짝짝 했으나 손바닥이 빗나간다. 동탁: 벌써부터 잘 안 맞는데… ㅎ 그러면서도 속여먹는다는 흐뭇한 기분으로 두 사람은 마주보고 웃는다. 동탁: 나경아, 요즘 필라테스(요가 변형 운동) 잘되고 있어? 나경: 응. 열심히 하고 있어. 필라데스 교사인 나경의 활동을 두고 이야기하는 중..

04 2021년 03월

04

소설/극지 탐사 항해 34.선상파티

탐사항해 임무를 끝내고 한국으로 귀항할 준비 선상파티로 서로를 위로합니다 34. 선상파티 북극탐사 항해는 대체로 성공리에 끝마쳤다. 사흘 후면 놈 항에 입항하며 많은 사람들이 하선하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귀국일정을 헤아려보면서 비행기 시간과 호텔 예약, 서울 도착 시간을 살피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기에 바쁘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라 호텔이나 항공기 예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저녁 식당에 들어선 해양기상 연구원은 눈이 둥그레졌다. “배를 탄 이래 이렇게 많은 음식 처음 보네.” 해삼, 장어, 육회, 연어, 새우…… 쇠고기, 돼지고기…… 칠면조 고기는 웬일이람? 초밥, 김밥, 샌드위치, 장터국수…… 포도, 수박, 토마토…… 송편, 찰떡, 색깔떡…… 등등 포도주로 시작한 술은 산사춘, 복..

14 2021년 02월

14

소설/극지 탐사 항해 33.북극항로

기후변화는 뱃길마저 바꾸어 북극에 배가 다니기 시작하고 무역 항로의 획기적 변화가… 33. 북극항로 북극항로가 열리는 것은 확실하나 언제, 어느 정도냐가 문제다. 빙하 때문에 막혔던 바다가 열린다는 것은 신천지가 등장하는 것과 같다. 러시아와 알래스카, 캐나다는 북극해 연안에 여객선이 마음대로 왕래하는 날을 상상하며 마치 환상을 보듯 감탄할지 모른다. “얼음 땅이 이렇게 될 줄이야!” 2012년 9월 최초로 북극항로 전 구간이 해빙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엔 연간 6개월, 2030년엔 연중 항해가 가능하다는 대담한 전망을 내놓았다. “어쩜 이런 현상이?” 북극항로의 나라들이 고맙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놀라는 표정을 지을 만하다. “그럼, 지구상 바다에 배가 못 다니는 구간은 없어진다는 뜻인..

23 2021년 01월

23

소설/극지 탐사 항해 32.연구 작업

얼음 연구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실제 과정을 소설 속에서 경험할까 합니다 32. 연구 작업 쇄빙능력시험이 몇 번 더 필요하다. 새로운 목적지 77N 160W 부근에 다다랐다. 북쪽으로 올라감에 따라 여름인데도 아침 기온은 영하 4도까지 내려갔다. 낮이 되자 햇빛이 나오고 갑판에 쌓였던 눈이 많이 녹았다. 눈은 철판의 색깔에 따라 온도가 다른지, 하얀색의 구조물엔 눈이 그대로 있는 반면 초록색 갑판엔 눈이 말끔히 녹았다. 헬리콥터가 빙빙 돌아다니다가 괜찮은 얼음덩어리를 발견했다고 연락해 왔다. 미국인 얼음팀은 오랜만에 밥값을 하게 됐다고 좋아했다. 곰감시인은 갑판 4층 연돌 옆에서 곰이 다가오는지 망을 보기 시작했다. 이젠 자신의 임무가 주어져 보수를 받아도 미안하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지만 북극..

07 2021년 01월

07

소설/극지 탐사 항해 31.얼음을 찾아서

북극탐사항해의 두 가지 과제는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 개발 그래서 임무는 중요하고요 31. 얼음을 찾아서 배는 북위 76도를 따라 정서(正西)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멀리 해빙(海氷)이 보이나 그리 단단하지는 않아 보였다. 약한 얼음을 밀고 지나갈 때 해면에서 사각사각 얼음 갈아내는 소리가 들렸다. 당직을 마치고 아침을 먹을 때 양외란은 러시아 유빙항해사와 마주했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 차이는 어떻습니까?” 양 극지를 다 경험한 그녀로서는 두 지역의 얼음의 차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나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 싶었다. “남극의 얼음이 빨리 녹습니다.” 유빙항해사는 간단한 결론을 내리고 설명에 들어갔다. 남극의 해빙에는 해조(海藻), 크릴 등이 섞여 있어 빨리 녹는다. 해조는 해빙의 바닥이나 가운데에 들..

20 2020년 12월

20

소설/극지 탐사 항해 30.연구원의 과제

처음 보는 눈무지개 한마디로 감탄입니다 행운이 다가올 것 같은 느낌 기대해도 좋으리라 30. 연구원의 과제 연구 해역인 척치해(Chukchi Sea)는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기원한 따뜻한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분포와 경계면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해양물리학자는 이번 항해에서 대륙붕에서 대륙사면으로 단면을 따라 해수의 물리화학 성분을 측정해본 결과 태평양과 대서양 기원의 해수가 각각 다른 수심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잠정 결론을 얻어냈다. 유입 해수는 수심 480미터에서 최고가 되었다가 천천히 낮아지는 것이었다. 날씨가 좋고 구름이 아름다우니 배 바깥을 구경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남자들 위주로 슬리퍼를 준비하다보니 여자들이 발보다 큰 슬리퍼를 신고 있는 것이 많이 보였다. 남성이 ..

04 2020년 12월

04

소설/극지 탐사 항해 29.얼음과 안개

얼음 바다에서 조사할 일이 많은데 다국적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의 역할이 크다 29. 얼음과 안개 2010년 7월 23일(금) 놈을 출항한 지 일주일째다. 간밤에 목적지로 가다가 안개가 심해 배가 멈춰 섰다. 안개는 북극해에서 종종 얼음 다음으로 문제가 된다. 다행히 자욱한 안개는 곧 비로 변했다. 북극에서 눈을 보기 전에 비를 볼 수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그러나 비는 한 시간을 못 채우고 그쳐버렸다. 북극 얼음은 작지만 남극 얼음보다 더 단단하다. 염분이 적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얼음이 많으면 파도가 얼음에 눌려 바다는 덜 사나와진다. 배는 여기저기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두꺼운 얼음을 깨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는데, 갑자기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멈춰 섰다. 세 시간 동안 배는 겨우 2..

22 2020년 11월

22

소설/극지 탐사 항해 28.시차 적응

시차 적응이 어려울 때는 술자리를 만드는 게 좋은데 한잔하면서 나누는 농담이 재밌고요 28. 시차 적응 고문 중에 가장 고통스런 것이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잠으로 고생해본 적이 없는 양외란은 오늘은 불면으로 고문을 당하고 있다. 배는 진동하고, 밖은 훤하고…. 새벽 4시가 됐는데도 눈이 멀뚱멀뚱하다. 머리맡에 있는 형광등마저 오늘따라 유난히 떨고 있었다. 책상 위에 걸어놓은 엄마의 사진이 자꾸 웃으면서, 오늘은 제발 이야기 좀 하자고 눈꺼풀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너 맘대로 배 탔으니 오늘 내하고 대화 좀 하자.’ 엄마는 그렇게 태클을 거는 자세로 비쳤다. 양외란은 이렇게 오랜 시간을 뒤척이며 잠을 설쳐본 경험이 없다. 정말이지 엄마가 지금쯤 저녁 밥상을 차려놓고 딸과 대화할 준비를 하..

11 2020년 11월

11

소설/극지 탐사 항해 27.중간기지 출항

시료의 채취는 연구에 중요한 부분 연구의 결과는 기득권 확보 미래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27. 중간기지 출항 2010년 7월 17일(토) 오전 배는 장비와 선식, 탑승자를 싣고 알래스카 놈 항을 출항했다. 본격적인 임무를 기다리고 있는 북극으로 향했다. 배가 갑자기 엉덩이를 들썩였다. 인천을 떠난 후 이렇게 건방지게 흔들리는 것은 처음이다. 북극으로 가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시위하는 것 같다. 북극의 해신이 파도를 충동질해서 겁을 먹이는 건지도 모른다. 점심때 식당에 갔더니 처음 보는 얼굴이 많았다. 5명이 하선하고 34명이 새로 승선했다. 결국 배의 식구는 선원 25명과 탑승원 46명, 도합 71명이 되었다. 사람 사는 맛을 느꼈다. 식당 벽에는 탑승자들의 사진이 붙였다. 모두 어제 찍은 사진들이다..

23 2020년 10월

23

소설/극지 탐사 항해 26.알래스카 항구 놈

알래스카 서쪽 비교적 큰 항구에 기항해 보급품과 인원을 승선시키는데… 26. 알래스카 항구 놈 알래스카 놈(Nome)에 가까워졌다. 육지가 가까워질수록 바닷물은 조금씩 싱거워지면서 염분은 31.0‰로 내려갔다. 아마도 유콘 강 등에서 흘러나온 강물이 해빙을 녹였기 때문일 것이다. 7월 13일 저녁시간의 기온은 6℃, 풍속 17m/s. 북풍이 불고 파도는 2미터까지 치솟았고, 몸이 가늘게 떨릴 정도의 한기가 스며들었다. 흔들리는 수평선 위로 세인트로렌스 섬이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베링해협 앞을 턱 막고 서 있는 큰 섬이었다. 갑판원이 육지가 보인다고 소리쳤다. 알래스카 대륙에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북위 62° 서경 170°의 하늘은 황혼에 젖었다. 뭉치 구름을 비집고 나온 태양은 붉고 눈부셨다..

09 2020년 10월

09

소설/극지 탐사 항해 25.베링해로 들어서다

알류산열도로 둘러싸인 베링해로 들어가면 포근한 엄마의 품안에 안긴 기분 25. 베링해로 들어서다 부산을 출항한 지 일주일. 배는 많이 흔들리지 않았지만 가끔씩 크게 출렁였다. 해무가 끼기 시작하면서 시야가 좁아졌고 피칭(전후 상하 흔들림)을 하기 시작했다. 캄차카 반도 남동 200해리 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알래스카 놈(Nome)까지는 1,500해리 남았으므로 5일 더 항해해야 한다. 이틀 후면 베링해(Bering Sea)로 들어간다. 춥고,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은 바다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에 그렇다는 얘기이고 지금 여름은 호수처럼 조용하다. 주위 바다는 안개로 이불을 덮은 듯 시야가 절망이다. 지팡이로 더듬어서 가야 할 지경이다. 레이더의 도움이 없다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오후 들어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