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애

히말라야시다 2018. 3. 10. 07:41


 

    제10장. 아기 예수의 탄생(3)

     

     

    베들레헴 거리로 들어서니 모여든 순례자들로

    대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혼잡 속을 요셉은 길을 내가며 객줏집을 찾아 헤맸다.

    말대꾸를 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객줏집을 다섯 곳이나 들려보았으나 모두 만원이었다.

     

    그러나 요셉은 단념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어떤 여관에 들어가

    주인을 만나겠다고 하였다.

     

    “아내가 산기(産氣)가 있어 그럽니다.“

    요셉은 애원 하였다.

    주인이라는 사람은 건장하고 우악스럽게

    배가 불쑥 나온 사나이였다.

     

    그는 붉은 손을 가슴에 모아 쥐고 얼빠진 사람처럼

    네 명의 나사렛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뱁새 같은 두 눈에는 인정하고는 먼 사람 같았다.

    잠시 말없이 바라보더니 그 굵은 손가락으로

    나팔을 만들어 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사라!”

    사라라고 불린 마누라는 마치 남편에게

    여자 옷을 입혀놓은 꼴이었다.

    집 안쪽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왔다.

    “왜 그러시우?”

    그녀도 남편 못지않게 쉰 목소리다.

     

    “아일 낳게 되었다는데 정말 그렇게 보이는가 말이야.

    괜히 재워달라고 핑계 대는 것은 아닌가 보란 말이야.”

    “어머나, 이 사람은!”

    그녀는 당황해지면서 목소리가 더 쉬어졌다.

     

    “금방 아이를 낳겠는데! 틀림없어요.

    나는 아이를 열이나 낳아본 걸요.”

    “그렇지만 여보, 재울 데가 없지 않아요.”

    주인 마누라 사라가 두덜댔다.

     

    “베들레헴 어느 집이고 만원 아닌 데가 없다우.

    어디 가든지 빈 침대라고는 없을 걸요.

    그렇다구해서 땅바닥에다 애를 낳을 수도 없을 거구.

    이거 야단났는데. 어떻게 해주시구려, 여보 가브리엘!”

     

    “글쎄 말이야.”

    주인이 고분고분 대답하였다.

    “아직 아무도 들이지 않은 따뜻하고

    아늑한 방이 하나 있지 않우?”

     

    “뭐? 어디 그런 방이 남아 있었어?”

    주인 가브리엘이 물었다.

    “외양간 말이우.”

    “외양간!”

     

    요셉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되받아 외었다.

    안나는 팔을 벌려 마리아를 얼싸안아 주었다.

     

    그러나 이 젊은 부인은 감격한 얼굴로

    주인 마누라를 쳐다보았다.

     

    “고맙습니다. 외양간이야 따뜻하고 얼마나 좋아요.

    사람 사는 방만 못지않아요.

    집에서도 가끔 양이나 염소가 자는 헛간에서 잔 걸요.”

     

    마리아는 다시 요셉을 향하여 말하였다.

    “다른 사람은 넣지 말고, 저희만 쓰게 해 주시겠어요?”

    마리아가 간청하였다.

     

    “그렇게 하슈.”

    사라는 내키지도 않는 웃음을 웃었다.

     

    “그리구 도와도 드릴께.

    우리 여자들끼리는 그런 일에 서로 도와야 하쟎수?”

    외양간은 그 여관집 밑을 파서 만든 넓은 굴이었다.

     

    요셉은 마리아의 손을 잡고 꼬불꼬불한 층층대를

    내려가서 지하실 외양간으로 들어갔다.

    한 손에는 등불을 들었다.

     

    가브리엘과 사라는 여관 일이 바빴기 때문에

    그 쉰 목소리로 한 마디를 남기고 올라가 버렸다.

     

    “그럼 순산하시우.”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사라진 뒤

    네 사람은 ‘이젠 됐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다.

    안나는 마리아의 옷을 끌러 편하게 하여주었다.

    그러고 나서는 위로 올라가 주인 집에서

    뜨거운 물을 한 항아리 얻으러 갔다.

     

    그 동안 요셉은 깊은 생각에 잠겨

    마리아의 곁에 서 있었다.

     

    ‘무슨 기적이 일어날 법한데.

    천사들은 다 어디 간 거야.

     

    안나는 무얼 하느라고 꾸물대는 걸까?’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안나가 더운 물을 얻어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요셉과 요아킴을 뒷문으로 내어 보내고

    이쪽에서 부를 때까지는 들어오지 말라고 하였다.

     

    바깥은 캄캄하였다. 밤의 공기는 습하고 차가웠다.

    이런 일에 노련한 안나는 마리아에게

    짚 위에 누워있지 말고 일어나 걸으라고 하였다.

     

    시키는 대로 마리아는

    외양간 안에서 왔다 갔다 거닐었다.

    당나귀와 양이 울었다.

    요셉도 외양간 밖의 어둠 속을 거닐고 있었다.

     

    먼 여행의 길 먼지로 더러워진 옷을

    허리끈으로 맺다 끌렀다 하였다.

    돈 전대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이것으로 자랄까 화폐를 더듬어 보았다.

     

    시간이 무척 지루하였다.

    요아킴은 주저앉아 잠이 든 듯하였다.

    그러나 요셉은 기다리다 기도하다

    꿈꾸는 사람처럼 걸어 다녔다.

     

    그 때 갑자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새 생명의 첫 울음 소리였다.

     

    요셉은 으스름한 불빛 아래 보릿짚 위에

    누운 마리아 곁에 무릎을 꿇었다.

    마리아는 창백한 얼굴에 커다랗게

    뜬 눈으로 정숙(靜淑)한 미소를 남편에게 보냈다.

     

    “보세요.”

    그녀는 나직이 말했다.

    요셉은 꿇어앉았다.

    마리아는 할머니의 옷을 강보로 삼아

    싸 누인 갓난아기를 두 팔로 번쩍 들어 보여 주었다.

     

    그녀의 두 손 바닥에

    세계의 운명이 고이 잠들고 있었다.

     

    요셉은 이 아기를 첫눈에 보았을 때

    범상치 않은 무엇을 느꼈다.

     

    보통 갓난아기들과 같이 빨갛고

    주름살투성이가 아니고 흰 살결에 미끈하였다.

     

    그것이 어딘가 모르게 성스러운

    순결함과 인자함을 느끼게 하였다.

     

    이 세상에서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주기 위해 태어난 것이 이 아기였다.




~ 영원한 사랑, 위대한 사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