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애

히말라야시다 2017. 10. 29. 10:09

         

 

      제8장. 요셉이 꿈을 꾸다(2)

     그녀는 울었다.

    천사가 요셉을 등한시하였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요셉은 그녀의 말을 듣고서야 알았다.

     

    그러나 이 일은 남자로서 이해 하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일이었다.

     

    “당신은 어머니께 말씀 드리었소?”

    “아니요. 아버님께도 말씀 드리지 않았어요.

     

    저는 누구에게보다

    먼저 당신께 말씀 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하였어요.”

     

    요셉은 천천히 그녀에게로 걸어갔다.

    그의 모습은 어깨가 축 쳐지고

    금빛 수염이 맥없이 드리워졌다.

     

    그 빛나던 두 눈이 빛을 잃은 것을 그녀는 보았다.

    그녀의 마음은

    자식을 가엽게 여기는 어머니의 심정이 되었다.

     

    그를 껴안고

    위로의 노래라도 불러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좀 생각해 봐야겠소. 우리 내일 다시 얘기합시다.”

    요셉이 말했다.

     

    “그럼 평안이 당신에게 있기를 빕니다. 요셉.”

     

    “하나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마리아.”

    “조심하여 가시오.”

     

    마리아가 어깨에 걸친 망토를 둘렀다.

    목공소를 나서서 걸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별이 없는 나사렛의 밤거리를 걸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요셉에게 있어서도 어두운 밤이었다.

    앞이 캄캄해지는 절망과 비탄 속에서

    잠을 이루려도 이룰 수 없었다.

    자리에 누워 엎치락 뒤치락 몸을 굴렸다.

     

    주먹으로 거친 벽을 주먹으로 두들겨보았으나

    시원치를 않았다.

    그는 실망과 슬픔을 억제할 수 없어

    거리가 떠나가라고 울부짖고 싶었다.

     

    끝없는 저 하늘을 향하여 목이 터지도록

    발악이라도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눈물 어린 목소리로 찬미를 불렀다.

    마음의 파동을 진정시켜 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사랑하는 약혼자가 그에게 믿어달라고 하는

    그런 일이 어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부부가 되기로 약속했던 처녀가 임신을 하였다.

    그런데도 순결한 몸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의 말로는 하나님이 그녀의 아들의

    유일한 아버지이니까 믿어달라는 것이다.

     

    그것은 그렇고 그의 아들,

    아니 그녀의 아들이 구세주라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몇 천 년을 두고

    모든 사람들이 고대하여 온 세상의 구원자라고?

    마리아가 세상에 메시아를 낳아준다?

     

    요셉은 대상들이 모닥불에 둘러앉아 부르던

    로마 사람들의 노래가 머리에 떠올라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주여! 만군의 신이여!

    나의 마음속에 평화를 주소서!’

    그러나 평화는 좀처럼 얻어질 것 같지 않았다.

     

    그처럼 온화하던 요셉의 마음속에

    광풍이 일기 시작하였다.

    별별 생각이 다 일어났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길은

    오직 한 길밖에 없을 것 같았다.

     

    사무엘과 손을 잡고 혁명운동에 가담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마리아도, 어린 아이 일도 다 잊어버리자.

    마음을 모질게 먹고

    피를 흘리는 일에 투신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한 순간의 감정이었다.

    요셉의 성품으로는 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그는 감정을 억제하였다.

     

    어려운 일에 부딪힐수록 현명하고 냉정하여야 한다.

    되도록 소문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 일은 삼가야 한다.

    요셉은 마리아와

    비밀리에 파혼(破婚)할 것을 결심하였다.

     

    요셉은 새 삶을 살고,

    마리아는 그녀의 가족 곁에 남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면 가족이 마리아와 아이를 돌볼 것이었다.

    논리적이고 현명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뒷공론도 모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사렛에서나 세상 어디에서나

    그렇게 처리하는 방법은 흔히 있는 법이다.

     

    마리아가 오면 그녀와 결혼하리라.

    아무 것도 묻지 말고 의심도 갖지 말자.

    아무래도 좋으니 그녀와 짝을 지으리라.

    그녀를 사모하는 그의 마음은 변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일에 부딪혀 파혼할 것을

    결심하고 나니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

     

    북받쳐 오르는 설움을

    억제할 길이 없어 그는 흐느껴 울었다.

     

    여지없이 부서진 사나이 마음의 비통함을

    그는 절실히 느꼈다.

     

    눈물에 젖은 얼굴을 베개에 파묻은 채

    그는 잠이 들었다.

     

    그 날 밤, 옛 조상 야곱의 아들이 꿈을 꾼 것처럼

    이 나사렛의 젊은 목수도 꿈을 꾸었다.

     

    그것은 사가랴나 마리아가 체험한

    눈을 뜬 채로의 현실적인 경험은 아니었다.

    잠든 동안의 꿈이었다.

     

    그러나 현실에 못지않게

    실감을 느낄 수 있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꿈이었다.

     

    주의 천사가 요셉의 머리맡에 서서

    아버지가 자식에게 타이르듯이 말하였다.

     

    “다윗의 후손 요셉아,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라.

    그녀가 임신한 것은 성령으로 된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의 이름을 ‘예수(Jesus)’라고 불러라.

    그가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요셉은 조용히 잠을 깨었다.

    사면은 깊은 어둠에 잠겨

    마치 무덤 속에 누운 것 같았다.

     

    그는 눈을 뜨고 캄캄한 허공을 바라보았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옛 예언자

    이사야의 말을 되씹어보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직접 너희에게

    표적을 주실 것이다.

    처녀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사 7:14).

     

    그러고 나니 요셉은 새로 떠오른 생각에

    마음이 좀 냉정해지는 것 같았다.

     

    마리아와 결혼을 하자.

    그렇다. 그리고 이 초자연(超自然)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을 도와주자.

     

    요셉 자신은 깨닫지 못했으나,

    그 자신도 마리아처럼 역시 변화가 된 것이었다.

    위대한 인간이 되었던 것이었다.

     

    그에게 주어진 믿음의 힘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마리아와 결혼하리라.

     

    그리고 그녀의 깨끗한 몸의 깨끗한 배우자가 되리라.

    한없이 깊은 어둠 속에 누워서

    요셉은 그의 약혼의 맹세를 새롭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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