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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 모차르트하우스 [MOZART WOHNH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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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오스트리아

2008. 11. 28.

 

 

[삼위일체성당 (Trinity Chuch, by Fischer von Erlach)]

 

미라벨정원에서 나와 우리는 빠르게 모차르트생가를 찾아 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며 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대충의 방향과 큰 맥만 잡은 후

무작정 걸으며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라

지도도 없이 대충의 감만 잡으며 친구와 모차르트생가를 찾아보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친구의 여행책자도 잃어버린 데다

호텔에서 얻은 지도도 너무 복잡해서 봐도 헤매기만 할 것 같아 볼 생각도 안합니다.

아니! 그런데 성당 앞에서 계속 직진해야 하는지 우측으로 돌아야할지 가늠하기 힘듭니다.

 

 

 

 

 

삼위일체성당을 바라보고 왼쪽은 호텔이고

 

 

 

 오른쪽은 연분홍색 건물입니다.

이 사이의 광장이 마카르트광장(Makart Platz)인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한 아저씨께 모차르트 하우스를 물어보니

바로 우리 앞에 있는 연분홍색 건물이 모차르트 하우스라고 합니다.

이상하다! 분명 사진에서는 노란색 6층건물이었는데????

문 위를 올려다보니 <MOZART WOHNHAUS>라고 써있습니다.

 

 

 

 

[게이트라이데거리에 있는 모자르트 생가 - 사진출처 : 현지 <CITY GUIDE>]

 

나중에 호텔에서 얻은 <CITY GUIDE SALZBURG>를 읽어보니 

<MOZART WOHNHAUS>는 모차르트가 비엔나에서 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 온 후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 게트라이데(Getreide)거리에 있는 생가에서

방이 8개인 이곳으로 이사와 1773-1780년까지 살았던 곳입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생가를 물어보려면 <Mozarts Geburtshaus>라고

했어야하는데 단순히 <Mozart haus>라고만 했으니

우리가 이상하다는 듯 다시 물어봐도 이곳이 맞다고 가르쳐 줄 밖에....

이렇듯 모차르트생가와 모차르트기념관이 따로 있는 지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독일어사전을 찾아보니 WOHNHAUS가 '주택'이라는 뜻이니

<MOZART WOHNHAUS>는 모차르트가 거주한 집이라는 뜻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요?

 

 

 

 

기차시간은 다가오고 모차르트생가를 찾아 헤맬 시간은 없기에

어쨋든 <MOZART WOHNHAUS>라고 써 있으니 우선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육중한 나무 대문 안으로 들어가면 양쪽 벽면 가득히 공연 포스터들이 빼곡히 붙어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서울이 아니면 문화공연을 쉽게 즐기기 힘들다고 하는데

오스트리아 작은 마을에도 이렇듯 많은 공연이 열리고 있다니

모차르트, 슈베르트, 하이든, 요한 스트라우스, 브루크너 등을 배출한 음악의 나라답습니다.

 

그러나 공업도시인 잘츠부르크가 이렇듯 음악의 도시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모차르트의 고향이라는 사실 뿐 아니라 <사운드 오브 뮤직> 또한 음악영화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지금은 타계한 세계적 명성을 누렸던 지휘자 카랴얀 또한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고 살았다고 하니

잘츠부르크의 아름다운 풍경은 절로 예술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마력을 지닌 곳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일본의 보험회사의 후원으로 이 건물이 재건되고 원형대로 복원되어 1996년

일반에게 공개되었기 때문인지 TOKYO의 보험회사이름이 적혀있네요.

 

 

 

 

나무 대문 안에는 유리문이 또 있는데 남녀의 심플한 그림으로 소박한 입구의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승화시켜주고 있는 것 같고 보안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듯한 느낌입니다.

 

 

 

 아쉽게도 실내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사진출처 : <CITY GUIDE SALZBURG>]

 

입장료(6.5 유로)를 내면 영어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을 줍니다.

영어안내방송보다는 전시실에 전시된 각 번호 앞에 서서

그에 해당하는 번호를 누를 때마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나오기 때문에

음악을 감상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냅니다.

모차르트는 이곳에서 그의 명곡들 대부분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또한 어릴 적부터 사용하던 피아노 세대를 나란히 전시해 놓고 있는데

나이에 따라 피아노도 크기가 다른 피아노를 사용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전시장에 목재 상자가 있는데 그 안에 무엇이 있을까 작은 구멍 사이로 들여다 보니

모차르트가 어릴 적 사용했던 아주 작은 바이올린이 들어 있습니다. 

그 바이올린이 너무도 앙증맞고 왠지 모차르트가 함께 있는 듯한 감동을 받아

기념품으로 바이올린이 들어 있는 액자를 샀습니다. 

 

기념관 안에는 모차르트가 사용했던 가구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목재색이 매우 은은하고 고상하여 당시 고급가구였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차르트 하우스는 여러개의 방으로 구분되어 모차르트의 일생을

연도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 17번 방은 모차르트의 일생을 보여주는 비디오방인데

어두운 방 안에 외국인 젊은 남녀와 제 친구 그리고 저 넷이만 앉아 비디오를 봅니다.

시계가 계속 움직이며 그 때의 상황을 그림으로 보여주며 설명해 주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16번 방에는 여러개의 버튼이 있는데 각각의 버튼을 누르면

연도별로 모차르트가 연주여행을 다닌 도시에 불이 들어 옵니다.

 

이렇듯 여러가지로 방문객들을 위해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념관으로

모차르트를 보다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정말 많은 감동을 선사해 주는 곳입니다.

잘츠부르크의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도 좋았지만

모차르트 하우스가 선사한 감동은 정말 예상 밖의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 감동을 언제까지나 간직하고자 기념품점에서 모차르트 씨디를 사기 위해 곡명을 훑어봅니다.

그런데 위의 원형 씨디케이스는 기념도 될 것 같아 눈에 띄어 곡명을 살펴보니

엘비라 마디간, 로망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지크, 돈 지오반니, 마술 피리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들만이 들어 있습니다.

와! 더 이상 찾아볼 필요도 없이 선뜻 이 씨디로 선택한 후 저는 큰 행복감에 젖습니다.

 

 

 

 

 

 

 

2시간 반 정도의 시내구경을 할 시간 중 미라벨정원에서 20분

다시 이 곳에서 1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제 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밖에 남지 않았네요.

잠깐이라도 시내 구경을 하기 위해 서둘러 1층으로 내려오니

뒷뜰의 담쟁이 덩굴이 또 다시 발목을 잡습니다.

한 겨울에도 저토록 초록의 싱그러움을 간직하고 있다니....

 

 

 

 

 

 뒷뜰에서 할머니 한 분께서 마당을 쓸고 계시는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기차시간이 임박해옴에 따라 모차르트 기념관에서 나와 우리는 걸음의 속도를 빨리합니다.

 

 

 

저 높은 언덕 위로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호헨잘츠부르크성인가?

 

 

 

 

 [호헨잘츠부르크성 안 보리수와 우물 : 사진 - 김광진]

 

사실 저는 여행을 떠나기 전

'성문 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꿈을 보았네...'로 시작하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의 '보리수'의 배경이 바로 호헨잘츠부르크성에 있는

보리수와 우물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슈베르트가 호헨잘츠부르크 성에 있는 보리수와 우물을 본 후 비엔나로 돌아가

'보리수'를 작곡했기에

비엔나 교외의 메들링 외곽 횔더리히스뮐레 레스토랑가면

슈베르트가 그곳에서 작곡했음을 알리기 위해 레스토랑 벽면에

슈베르트 초상화와 보리수 악보가 그려있다고 합니다.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는

사랑에 실패한 젊은이가 한 겨울 연인의 집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그 사랑의 아픔을

잊기위해 겨울 나그네길에 오르는 착잡한 심경을 노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24곡으로 이루어진 <겨울나그네>의 5번째 곡인 '보리수'는

학교 음악시간에 필수적으로 배워야하는 곡이기에 그저 아무 느낌없이

시험보기 위해 불렀던 그리고 너무도 방송에서도 자주 들어야했던

무척이나 익숙한 곡 중 하나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인호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겨울 나그네'에서

주인공 민우가 나올 때마다 자주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올 때

슈베르트의 '보리수'가 그토록 순수하면서도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의 노래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결코 근접할 수 없는 맑은 영혼을 지녔지만 지나치게 여린 탓에 

좌절과 방황을 결코 빗겨갈 수 없는 

민우의 성격과 그의 어두운 미래를

슈베르트의 '보리수'가 얼마나 가슴 절절이 잘 대변해 주던지.....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 호헨잘츠부르크성 보리수 아래에서

31세에 병으로 요절한 슈베르트와 <겨울나그네>의 민우를 떠올려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돌아서야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