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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광규 <안개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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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2009. 12. 26.

 

 

 

안개의 나라

* 김 광규 *

 

 

 

언제나 안개가 짙은

안개의 나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안개 속에 사노라면

안개에 익숙해져

아무 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안개의 나라에서는 그러므로

보려고 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듣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

귀는 자꾸 커진다

하얀 안개의 귀를 가진

토끼 같은 사람들이

안개의 나라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