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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크랠릭 [365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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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는 산책/외국서적

2020. 11. 29.

365 Thank You

존 크랠릭 지음 / 차동엽 옮김

펴낸 곳 : 한국경제신문

 

이 책도 <작가의 책상>과 마찬가지로 제목이 눈에 띄어 빌려온 책이다.

잠시 짬을 내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일 것 같고, 이야기마다 함께 실린 삽화가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의 소개란에 이해인 수녀님, 김훈 작가님의 글도 실려 있어 선택을 유인당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존 크랠릭은 로펌을 운영하는 변호사이자 사업가로 어려서부터 작가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법대에 들어가면서 그 꿈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번의 이혼, 로펌의 운영난, 뒤늦게 다시 찾은 사랑하는 여인과의 이별을 겪으면서 어릴 적 꿈이었던 글쓰기 작업을 통해 치유해나가는 것 같다.

이 책은 작가가 감사의 편지를 쓰게 된 계기, 감사의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찾아왔던 변화들, 감사의 편지를 왜 그 사람에게 썼는가에 대한 이유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을 나열한 글이다.

감사편지 또한 짧고도 일상적인 내용이라 색다른 감동을 받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작고 평범한 일일지라도 짧게나마 감사의 편지를 써나가면서 자신의 아픔과 위기를 극복해나갔고, 자신뿐만 아니라 남들에게도 변화가 생기는 것을 경험하면서 감사편지의 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오프라 윈프리의 자서전(책 제목은 잊어버렸다)의 한 내용이 떠올랐다. 그녀는 자기 전 그날에 있었던 일들 가운데 다섯 가지 감사한 일들을 꼬박 꼬박 기록하는 ‘감사일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쓴다는 것이다. 끔찍함 그 자체였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성공한 그녀였기에 감사하는 일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더욱 인상 깊게 내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렇기에 한 개인의 평범한(?) 일상이 아닌, 각계각층 인사들의 다양한 감사의 편지글이었다면 나는 더 큰 감명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그러나 내가 큰 감흥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책은 아니기에 소개해 본다.

 

 

 

고객을 등쳐먹기 위한 수법으로 많은 변호사들이 선호하는, 법률적인 말장난으로 페이지를 늘리는 짓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고객들과 계약을 할 때 단 한 페이지짜리 간단한 의뢰 합의문을 작성하여 사인을 했다. 이렇게 하면 고객들이 훨씬 더 저렴한 수임료만 부담해도 되었다. <p. 21>

 

아들은 가방 속을 뒤적거리더니 서류봉투 하나를 꺼냈다. 봉투는 불룩했다.

아들이 잠자코 테이블 너머로 봉투를 건넸다.

안을 들여다보자 빳빳한 100달러 지폐 다발이 보였다.

“빌렸던 4,000달러예요.” <p. 47>

 

그녀(동화책 <폴리애나>의 주인공)는 자신이 ‘기쁨놀이(glad game)’라 이름 붙인 놀이를 하기 좋아했다. 모든 상황에서, 아무리 끔찍한 상황이라 해도 그녀는 그 속에서 기쁨을 느낄만한 것을 찾아내기를 좋아했다. <p. 77>

 

스캇은 최근 매니저가 되었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소비자 불만을 처리하는 일에 보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커피 한 잔에 3달러를 지불한다는 것이 무슨 특권이라도 되는 양 여기는 일부 고객들이 커피숍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에 대한 의견을 미주알고주알 토로하는 것을 들어야만 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편지를 주었을 때, 그는 그것이 아주 멋진 손 손님으로 보였던 신사가 터뜨린 또 하나의 소비자 불만이라고 맥없이 생각했었다. 그러나 스캇은 내 편지가 감사의 글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몸 둘 바를 몰랐다고 설명했다. (중략)

스캇은 내게 교훈 하나를 가르쳐주었다. 아주 작은 쪽지도 가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가장 사소한 일인 듯 보이는 것에도 감사할 게 있다는 사실을. <p. 111>

 

변호사님께,

나는 지금 내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유머로, 그리고 삶의 좋은 일에 대한 감사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관점에서 보니, 나는 이제 좌절마저도 즐길 수 있겠군요.

감사를 담아, 존 <p.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