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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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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국내여행기

2020. 12. 10.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박수근 화백은 알지 않을까요?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분이시니까요. 코로나로 인해 개관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오늘은 박수근미술관을 복습해 보고자 합니다.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에 가면 박수근미술관을 비롯해 마을 곳곳에서 굳이 눈여겨 찾지 않더라도 박수근 화백의 동상과 그림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 인근 아파트 벽마다 박수근 화백의 유명한 그림들이 엄청 크게 그려있는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수근 화백의 흔적이 없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양구 문화관광산업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갔을 때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곳곳을 반 고흐의 흔적으로 가득채워 세계인의 발길을 사로잡는 것이 부러웠는데, 양구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수근 화백을 기념하는 사업을 이토록 활발하고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어 기쁩니다.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박수근미술관 (033-480-2655)

 

 

박수근 미술관은 두 번 가봤는데 평일이어서인지 주차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주차료는 무료입니다.

 

 

 

 

 

 

정림리는 박수근 화백(1914 ~1965)의 고향으로 박수근미술관을 중심으로 정림리 작은 마을은 박수근마을(PARKSOOKEUN VILLAGE)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양구군에서 관리하는 군립미술관이기에 전시실만 입장료를 받고 야외는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양구10년장생길(7년길) 안내판에 '국토정중앙 양구에 오시면 10년이 젊어집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양구가 국토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박수근 화백의 '아기 보는 소녀'의 판넬을 화백이 즐겨 그리셨던 나목(裸木) 옆에 세워 놓아 기념사진을 찍도록 해놓았습니다. 그러나 뒤로 보이는 아파트들이 그 시절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있을 빈부격차를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미술관의 안내 팸플릿에 박완서 소설 '나목'에서 발췌한 다음의 대목이 실려있습니다.

'보채지 않고 늠름하게, 여러 가지들이 빈틈없이 완전한 조화를 이룬 채 서있는 나목, 그 옆을 지나는 춥디추운 김장철 여인들. 여인들의 눈앞엔 겨울이 있고, 나목에겐 아직 멀지만 봄에의 믿음이 있다. 봄에의 믿음. 나목을 저리도 의연하게 함이 바로 봄에의 믿음이리라.'

지금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도 나목처럼 봄에의 믿음을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박수근미술관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입니다. 박수근 화백의 이 대형 초상화는 얼핏 보면 그림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검은 실처럼 보이는 재료를 사용하여 연출한 것입니다. 앞에서만 보지 마시고 꼭 옆에서 보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두 번이나 가서 감탄하고 신기해하며 보고 또 보았으면서도 작가의 이름을 미처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네요. 

 

 

 

 

박수근 공원은 이곳 말고 양구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다 박수근 동상이 세워져 있고 박수근 공원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분명 보았던 것 같은데 검색하니 이곳만을 박수근 공원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인가???

 

 

 

 

박수근미술관을 중심으로 박수근기념사업은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완공되지 않았던 어린이 미술관이 2020년 6월에 개관했다고 합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이곳에서 거북모양의 목재 냄비받침을 사왔는데 두 번째 갔을 때는 판매작품들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아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바꿔가며 전시판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은 규모이지만 이곳도 흥미로운 곳입니다. 우리나라의 방짜식기를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시대순으로 전시해놓고 있으며 장인분도 매우 친절하십니다.

 

 

 

 

 

[박수근 기념전시관]

2002년에 개관한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 화백의 생가가 있던 곳에 세워진 군립미술관입니다. 

 

성인(20세 이상) 3,000원 학생(초·중·고) 2,000원

7세 이하 어린이, 장애인,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무료 / 양구군민 50% 할인

관람시간 9:00 ~ 18:00(관람시간 1시간 전 입장)

휴관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 1월 1일, 설날과 추석 오전

 

 

 

 

돌을 쌓아올린 건물을 따라 둥글게 돌아들어가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전시실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전시실들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며 박수근 화백의 유명한 그림들은 거의 볼 수 없지만 그분의 삶의 궤적은 진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박수근 화백의 유명한 그림을 보기 위해 찾는 분들에게는 전시실은 조금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박수근 기념전시관, 현대미술관, 박수근 파빌리온이 멀리 떨어져 있고 기념전시관을 나와 방향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입장권은 한 장으로 전시관마다 동일하게 사용되는 것이니 버리시면 안됩니다.

 

 

 

 

따스한 시선으로 박수근 기념전시관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박수근 화백의 동상은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할 뿐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는 화백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고무신을 신고 바닥에는 공책과 연필만이 놓여 있는 것은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라는 박수근 화백이 '복순씨에게' 청혼하는 편지글을 연상하게 합니다.

 

 

 

 

 

박수근미술관에는 현대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수근 화백의 자녀분들(박인숙, 박성남)의 작품도 여러 점 전시되어 있는데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보듯 매우 따스한 느낌의 인상적인 작품들이었습니다. 이곳 전시작품들은 상설전시되는 작품도 있지만 첫 번째 갔을 때와 두 번째 갔을 때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기획전으로 운영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서울은 현재 활동 중인 전문작가나 아마추어 작가들의 그림이나 조각, 도자기 등  다양한 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많은 반면 지방은 확실히 그런 기회가 매우 부족한 것 같습니다. 

 

 

 

파빌리온을 나와 가운뎃길을 따라 현대미술관 방향으로 가다보면 돌에 새겨진 박수근 화백의 작품들도 볼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관 담에서도 어김없이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수근 화백의 그림들을 이런 식으로라도 더 많이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을 찾은 아이들이 박수근 화백에 대해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