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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뱅크스 [거리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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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는 산책/외국서적

2020. 12. 30.

 

 

 

 

지은이 : 러셀 뱅크스

옮긴이 : 안명희

펴낸곳 : (주)민음사 / 총 481쪽

 

얼마 전 질 크레멘츠‘작가의 책상’을 읽은 후 그 책에서 소개된 러셀 뱅크스의 ‘거리의 법칙’을 읽었다. 사실 나는 우리나라 제목의 ‘거리’를 사람이나 자동차가 다니는 ‘거리’가 아닌 사람과 사람사이의 공간적 ‘거리’로 이해했기에 이 책에 대한 흥미를 느꼈었다. 그런데 영화 ‘비열한 거리’ ‘Streets of Fire’와 같은 ‘거리’를 말하는 것이었다. 또다시 오해로 인해 책을 선택하여 읽은 것이다.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

이 소설은 ‘<호밀밭의 파수꾼>과 <허클베리 핀>의 뒤를 이으며 새롭고 급진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성공한 성장소설이라고 평가받는다.’고 한다. 사실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대표적인 성장소설이라고 회자되는지에 대해 잘 공감이 가지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첫 장을 폈을 때 “데이비드 코퍼필드 식의 시시한 얘기 나부랭이를 듣고 싶겠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아.”라는 문장이 나를 불쾌(?)하게 하였다.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내가 고등학교 때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문호의 자전적 소설을 자신의 자전적 소설에서 대놓고 빈정대는 작가의 건방진 말투에 반감을 갖고 시작되었기에 ‘호밀밭의 파수꾼’은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를 보고나서는 더 더욱 공감을 못하게 되었다. 샐린저는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하여 고생을 모른다. 작가로 성공하기 이전에 이미 유진 오닐이라는 거물 희곡작가의 딸과 연애를 할 정도로 사교계와 친근하다.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고 이른 나이에 작가로서 성공하여 무명의 설움도 오래 느껴보지도 못하였다. 아내의 외로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정을 돌보지도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 홀든 콜필드를 끝~까지 살려낼 수 있도록 격려한 교수에 지나칠 정도로 배신감까지 느낀다. 모두가 샐린저 자신만을 이해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자신이 남을 이해해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를 이해해주는 주위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전기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에서 샐린저가 10대의 반항과 불안을 글로나마 표출해야만 하는 설득력 있는 필연적 요소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호밀밭의 파수꾼’이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영화에서 샐린저는 홀든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며 찾아온 팬에게 그것은 꾸며낸 소설 속 인물일 뿐이라고 말하며 도망친다. 그의 말처럼 그냥 허구의 소설일 뿐 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없다. 내가 감명 깊게 본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의 모델이 샐린저라는 것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은둔하는 소설가면 무조건 샐린저에게 대입시키는 상술로 느껴진다. 물론 두 영화에서 전혀 다른 외모와 성격의 배우가 주인공을 맡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중고등학교 때 감명 깊게 읽었던 성장소설은 헤르만 헤세 <데미안><수레바퀴 아래서>, 찰스 디킨스<데이비드 코퍼필드>, 서머싯 몸<인간의 굴레>, 로제 마르탱 뒤 가르<회색 노트>이다. 사실 너무 오래 오래 전에 읽은 책들이라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읽어도 큰 무리는 없는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질 크레멘츠 [작가의 책상]

 

 

 

 

거리의 법칙

그러나 ‘거리의 법칙’을 쓴 러셀 뱅크스는 샐린저와 달리 1940년 미국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작가로 성공하기 전까지 배관공, 신발 판매원, 창유리 절단공 등 여러 일을 전전해야 했다. 그는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자와 하층민의 고단하고 소외된 삶을 작품에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큰 거부감 없이 술술 읽혀졌다. 그는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자메이카에서도 실제로 생활하였다. 그는 쉬지 않고 작품을 발표하며 현대 미국 소설계를 이끌고 있다.

 

이 소설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약중독, 알코올중독, 마리화나 판매, 폭주족, 사기, 도둑질, 살인, 방화, 문신, 포르노, 매춘, 아동성폭행, 인신매매, 신분위조, 인종차별, 동성애, 부모의 무관심 등 모든 것이 등장한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청소년들에게 권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 소설은 흐름을 끊지 않고 단숨에 읽어 내려갈 만큼 흥미 있는 성장소설이다. 양아버지의 상습적인 성폭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가출을 하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일탈을 일삼지만 그러한 절망과 분노를 통한 사고의 성장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는 아이의 심리를 잘 묘사해주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채피[본명 채프만 도싯]는 14살의 반항아이고 낙제생이다. 또래들 가운데 가장 작은 아이이기에 운동장에서도 희생양이 되어야하는 외톨이이다. 채피는 5살 무렵 부모가 이혼하여 친아버지와 헤어져야 했다. 대신 양아버지 켄과 어머니 그리고 애완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양부는 알코올중독자이며 술에 취하면 폭력을 휘두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는 채피에게 있어 ‘찜찜한 존재’이다. 밤마다 채피의 방에 몰래 들어와 성폭행을 일삼기 때문이다. 엄마 또한 이러한 자식의 끔찍한 고통은 까마득히 모른 채 무조건 남편만을 두둔하는 소통부재의 어른이다. 자식이 왜 모호크 머리에 귀와 코에 피어싱까지 하고 마리화나에 쪄든 반항아가 되었는지 이해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그녀의 눈에는 쓸모없는 인간으로 취급되는 결과로 나타난 아들의 겉모습만 보일뿐이다. 엄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 위해 상점에서 초록색 실크 나이트가운을 훔치다 붙잡혀 경찰에 넘겨질 뻔 했던 엄마의 사랑을 간절히 원하는 14살의 하나뿐인 아들인데도 말이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그런 환경이라고 다 채피처럼 반항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양아버지로부터 날마다 성폭행을 당해야 하는 힘없는 어린 소년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약한 존재로 순응만 하느냐 채피처럼 저돌적으로 대항하느냐 그들에게는 이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직장을 얻을 수 있는 나이에 도달 못한 어린 아이이기 때문이다.

 

채피는 말한다.

“사람들은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 알지 못한다. 아마도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p. 43

 

14살 되던 해 여름 아버지의 성폭력과 엄마의 무관심에 질려버린 채피는 집을 나와 두 살 많은 러스의 집에 빌붙어 산다. 러스와 함께 사는 폭주족들로부터 이젠 좀도둑이 아닌 진짜 범죄를 배워간다.

15살의 4월 채피의 실수로 아파트에 불이 나고 폭주족 중 한 명인 브루스가 채피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사망한다.

채피는 폭력배들의 위협과 방화범이라는 의심을 피해 러스의 제안으로 뼈 문신을 새긴 후 자신을 ‘본(Bone)’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기로 한다. 그는 마치 기존의 자신은 깊이 꼭꼭 숨겨둔 채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몸을 지닌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 듯 한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의 제목이 ‘Rule of Bone’인 이유이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러스가 이모네 집으로 가버리자 채피는 “배신감에 1년 만에 처음으로 코와 귀의 피어싱을 떼고, 가위로 모호크 머리를 싹둑 잘라내니 평범한 아이로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외모가 달라지면 내면까지 달라진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낡은 스쿨버스에서 아이맨(I-Man)과 프로기(본명은 로즈)와 지내며 처음으로 행복을 느낀다. 나이가 지긋한 아이맨은 채피의 정신적 스승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그는 래스타패리언 자메이카인으로 뉴욕 북부의 사과농장에서 도망친 불법체류자이다. 채피는 아이맨을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떠올리게 하는 흑인이라고 표현하였다. 채피가 지금까지 만났던 어른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친절한 어른이기 때문이다.

로즈는 포르노남자인 버스터 브라운과 함께 다니는 6~7살 정도의 여자 아이이다. 아이를 돌볼 수 없게 된 그녀의 엄마가 버스터에게 팔아넘긴 것이다. 채피는 로즈를 버스터로부터 구해내 함께 살다가 싫다는 로즈를 ‘달달 볶아’ 그녀의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밀워키의 집으로 돌려보낸다. 채피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나 얼마 후 로즈가 폐렴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래스타패리언(Rastafarian) : 성서를 흑인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에티오피아 옛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를 예수의 재림으로서 숭상하는 자메이카 종교 신자. 환생한 유대인인 흑인이 결국엔 백인의 지배를 벗어나 천국인 아프리카로 돌아간다고 믿는 사람들.

 

집을 나간 지 1년 후 15살의 채피는 엄마를 찾아가 엄마와 같이 살고 싶다며 “정신병자 주정뱅이 변태 남편과 엄마의 유일한 핏줄인 부랑아 아들 중 엄마 옆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애원한다.

“엄마가 거의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가라. 채피. 가 버려.”

 

“때때로 사람들이 도저히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더 나쁜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나쁜 짓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날 켄의 권총에 안전핀이 설치되지 않았다면 소년은 고양이를 죽이고 자살을 했을 것이다.” p. 283

 

채피는 다시 아이맨이 있는 스쿨버스로 돌아간다.

15살의 7월 아이맨은 고향 자메이카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한다. 채피는 아이맨에게 자기도 자메이카에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아이맨이 대답한다. “네게 달렸어, 본.”

채피는 마치 자신이 최연소 래스타패리언이 되어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렇게 채피는 아이맨을 따라 자메이카로 건너가 제 2막의 성장통을 겪게 된다.

 

“아이맨이 옛 아샨티족과 노예 사냥꾼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노예 사냥꾼들이 파나마에서 커다란 식인 개들을 데려와 아샨티 전사들을 사냥했다는 말을 들으며, 백인들에게 치를 떨기도 했다.” p. 380

 

채피는 자메이카 모베이(몬테고베이)에서 친아버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아버지 차를 필사적으로 따라 달려가나 놓치고 만다. 그러나 채피는 “나는 완전히 구원받은 기분이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곳사람들은 아버지를 ‘훌륭한 의사’라고 말하지만 “오세이블 병원에서 가짜 서류를 꾸미고 엄마를 구워삶아 엑스레이 전문기사로 일했던 것처럼 아마도 그런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채피는 아이맨과 함께 아버지의 여자 친구 이브닝스타의 대저택으로 찾아간다. 그녀는 부유한 미국인으로 드레드 머리를 한 아름다운 중년여성이다. 그곳에서 감동적인 부자상봉을 한 후 채피는 그 저택에서 생활을 한다. 그 집에서는 ‘매춘을 할 수 밖에 없는 가난한 나라’ 자메이카의 젊은 남자들이 미국에서 온 백인 여자들과 매춘행위를 한다. 이러한 이브닝스타가 저택을 이끌어가는 방식 때문에 채피는 이 저택을 ‘스타포트’가 아닌 ‘모선(母船)’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렀다.

 

채피의 15번째 생일날. 채피는 아이맨과 래스타패리언인 이브닝스타가 섹스를 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이 사실을 아빠에게 말하자 아빠는 ‘그녀는 내 거야’라며 아이맨을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분노한다. 채피가 아이맨에게 사실을 알려주고 함께 아이맨의 고향 아캄퐁으로 떠난다.

 

우마차를 타고 채피는 아이맨과 어떤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백인들이 흑인 아이들을 사고판다. “심지어 흑인들조차 별로 상관하지 않는 듯하다. 슬픔의 눈물을 흘리거나 당황하거나 화가 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백인과 흑인 모두 편안해 보이고 서로 익숙해 보인다.” p. 392

 

아이맨은 자메이카를 떠나기 위해 마리화나를 마지막으로 수확해 팔기로 한다. 그러나 나이트호크의 계략에 의해 돈은 나중에 받기로 하고 마리화나만 실려 보낸다. 그러나 개미농장으로 돌아온 아이맨 일행을 나이트호크가 살해한다.

 

채피는 그곳에서 도망쳐 아이맨의 죽음을 전하기 위해 아캄퐁으로 가지만 모두들 그를 냉대할 뿐이다.

“그동안 내가 백인이 되지 않겠다고 기를 쓰면서도, 이를테면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을 비롯해 언제나 백인으로서 특권과 이익을 누려왔다는 생각에 자신이 가증스럽기까지 했다. 그러고 보면 마룬족이 내게 화를 내는 것도 당연했다. 그들은 아마도 내가 나이트호크와 한편이 되어 모든 일을 옆에서 도왔다고 생각할 것이며, 아캄퐁을 다시 찾아간 것도 또다시 그들을 해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할 것이다.” p. 421

 

“자메이카에서는 나는 외국인이고 불법체류자고, 백인이었다.”

 

‘정말 끔찍하게 싫었지만’ 채피는 몬트필리어 마을의 ‘모선’으로 돌아간다.

“1년도 안 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지금의 나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물론 많은 부분에서 나는 여전히 그때의 나와 같은 사람이었지만 내가 놀라울 만큼 달라졌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었다. 나는 그런 변화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원했는데, 그 이유는 뭐가 어떻게 변했든 간에 1년 전의 그 우울하고 혼란스러운 아이로는 추호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p. 439

 

자의식과 독립심이 강해진 채피는 아이맨을 죽인 배후인물로 의사(아이맨을 죽이려 한 후 아빠를 의사로 부른다.)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아이맨에게 저지른 죄를 씻기 위해 그리고 의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브닝스타에게 섹스를 해도 좋은지 노골적인 제의를 한다.

“그것은 의사가 자기 거라고 생각하는 어떤 것을 훔치는 거였지만 사실 그것은 물건이 아닌 사람이었고, 따라서 엄밀히 말해 그의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훔치는 행위는 범죄일 뿐이지만, 친구를 배신하는 행위는 죄를 짓는 것이다.” “나는 이미 범죄자로서 상당한 경력이 있어서 저지른 범죄를 취소할 수 없다는 것쯤은 안다. 아주 사소한 범죄라도 말이다.” “범죄는 행위로서, 저지르는 순간 종료되며 자신의 내면 또한 전혀 바뀌지 않는다.” “그렇지만 죄라는 것은 처벌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에 상관없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 해서든 그 죄를 취소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채피가 사랑하겠다고 선택한 사람들은 어린 소녀 로즈, 정신적 스승인 아이맨, 오세이블의 불속에서 채피를 구하려다 죽은 브루스였다. 그들은 이제 죽고 없지만 채피는 그들이 남겨준 많은 깨달음을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야금야금 꺼내 쓰게 될 것이다.’ 러스처럼 마약중독자로 섹스나 즐기며 인생을 허비하며 살아가지 않을 수 있도록 일깨워준 그들에게 채피는 감사해한다.

 

채피는 “이제 더 이상 아이가 아니었고, 선뜻 죽어 버리기에는 너무 아는 것도 많은 데다 너무 강하고 약았다.” “이제 어려운 순간들은 마치 먹구름처럼 지나쳐 모두 흘러가 버렸다.” “굳이 오세이블로 돌아가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오세이블에서도 또 한 명의 부랑아가 되어 마약 중독자가 되지 않기 위해, 또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근근이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p. 434

그래서 채피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은 잊기로 한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면 아이맨에게 의견을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거대하고 차디찬 우주의 정적을 가로지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본, 네게 달렸어.” 이 대답이 바로 그가 원하는 전부이다.

 


“그때 다리 위에서 내가 들은 음악은 사실은 사악하고 무시무시한 아마도 헤비메탈을 거꾸로 연주하면 들린다는 악마의 음악이 아니었나 싶다.” p. 288

이 구절을 읽으니 한때 서태지의 노래를 거꾸로 돌리면 악마의 소리가 들린다는 헛소문이 돌았던 일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