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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자연을 벗 삼은 김장생의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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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2021. 1. 26.

며칠 동안 영어 공부를 하다 보니 문득 시조가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책꽂이에서 시조집 한 권을 꺼내들었다. 서울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지방에서의 생활에 차츰 익숙해져가는 탓인지 오늘 내 마음에 들어온 것은 김장생의 시조였다.

 

대 심어 울을 삼고 솔 가꼬니 정자이로다

백운 덮인 데 날 있는 줄 제 뉘 알리

정반(庭畔)에 학 배회하니 긔 벗인가 하노라

 

 

이 시를 내 마음대로 풀어 써본다.

 

대 심어 울타리를 삼고 소나무를 가꾸니 정자가 되었구나.

흰 구름 덮인 곳에 내가 있음을 그 누가 알리오.

뜰 앞 물가에 학이 배회하니 그것이 벗인가 하노라.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느껴지는 멋진 시조라고 생각된다.

 

 

이 시조는 예학의 대가 김장생(1548-1631)이 계축옥사 이후 관직에서 물러난 후 연산(連山)에 은둔하며 학문에만 전념할 때 지은 시조로 추측되는 시조이다.

김장생은 율곡 이이와 성혼의 영향을 받은 서인(기호학파)으로 가례집람을 저술하여 예학을 조선의 현실에 맞게 정리하였다. 예학이란 16세기 이후 도덕 윤리를 기준으로 형식논리를 중시한 예법에 관한 학문이다. 예학은 김장생의 아들인 김집과 송시열로 이어졌는데 현종 때는 두 차례의 예송논쟁을 벌이기까지 하였다. 예송논쟁이란 복상기간을 둘러싸고 서인(송시열)과 남인(허목, 윤휴) 사이에 발생한 전례(典禮)문제이다.

논산의 돈암서원은 김장생을 기리는 서원이다. 돈암서원은 사액을 받은 기호지방의 대표적인 서원으로 유네스코문화유산이다. 아들 김집과 김장생의 문하생이었던 송시열, 송준길이 함께 배향되어 있다.

사액서원이란 임금으로부터 편액[현판]과 서적, 노비 등을 받은 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