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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6개월 방송중단’…승인 취소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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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31.

MBN ‘6개월 방송중단’…승인 취소 모면

자본금 불법충당 등 드러났는데
방통위 ‘6개월 영업정지’ 처분만
시청자 고려 6개월 유예기간 줘

MBN, 처분 효력정지 소송 가능성
실제로 방송중단 이어질지 미지수
“정치적 고려 속 종편 봐주기” 비판

 

출범 당시 회계조작 등 위법 사실이 드러난 종합편성채널 <엠비엔>(MBN)에 대한 행정처분 최종 의결이 열리기로 예정된 3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방송독립시민행동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통신위원회에 엠비엔 승인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 때 자본금 불법 충당 등 방송법을 위반한 <엠비엔>(MBN)이 ‘6개월 업무정지’라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언론시민단체들은 국민과 국가기관을 기만한 명백한 승인취소 사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고려 속에 또다시 ‘종편 봐주기’로 언론개혁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3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2011년 종편 최초 승인 과정에서 자본금 560억원이 모자라자, 임직원을 동원해 차명 투자를 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며, 2014년, 2017년 두 차례 재승인을 받은 엠비엔 방송 전부에 대하여 6개월간의 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방통위는 “다만 업무정지로 인한 시청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간의 처분 유예기간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방통위의 이날 결정은 6개월 동안 방송과 광고영업 등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명령으로, 지금까지 내려졌던 징계에 비춰 결코 낮은 수위는 아니다. 그러나 원인 무효에 해당하는 결격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결과적으로 방송을 계속할 수 있게 한 처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엠비엔이 소송을 제기하면 행정처분의 효력이 정지될 수 있어서, ‘무늬만 영업정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처분 유예 기간인 6개월이 지나도 실제 방송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셈이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청와대 추천 김창룡 상임위원은 “방송법 위반 원천무효로 승인취소 외엔 답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추천 김효재·안형환 상임위원이 새벽 시간대 등 일부 영업정지를 내세웠다. 결국 다수결로 한상혁 위원장과 김현 상임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이 제안한 6개월간 전부 업무정지를 결정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600억대 회계조작 엠비엔에 ‘6개월 유예’ 업무정지라니, 언론은 어떤 불법을 저질러도 치외법권인가”라며 “‘불법 백화점’이라고 표현해도 모자랄 만큼 다양한 범죄행위를 지속해서 벌여온 엠비엔에 또다시 ‘봐주기’ 처분을 했다”고 방통위를 비판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도 “규제기관의 권위를 스스로 좀먹고 민방 사주들의 일탈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방통위를 규탄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엠비엔이 저지른 범죄의 무게를 고려하면 영업정지는 오히려 처벌수위가 가볍다 해야 할 것”이라며 “업무정지가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지난해 <한겨레> 단독 보도로 엠비엔의 자본금 편법 충당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줄곧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조사해 엄중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천명해왔다. 방송법 18조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12일 외부인사로 구성한 별도의 청문위원회는 엠비엔 경영진을 불러 청문 절차를 진행한 뒤 ‘최초 승인 취소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그런데도 방통위는 이 보고서를 묵살하고 28일 대주주인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 등을 불러 다시 의견 청취에 나섰다. 장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은 몰랐다”며 시청자나 직원들을 고려해 선처를 부탁했다. 다음날 엠비엔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범법행위를 한 장 회장의 아들 장승준 대표 사퇴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언론단체들은 “행정처분 하루 앞둔 ‘꼼수 사임’ 면피용 눈속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결정은 편파·왜곡 논란이 끊이지 않은 다른 종편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장대환 회장 등 엠비엔 경영진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국민과 방통위를 기만하고 탄생한 엠비엔은, 언론 권력이라는 힘을 동원해 또다시 전방위 로비로 솜방망이 처벌을 이끌어냈다”며 “방통위가 불법행위 언론사에 대해 원칙대로 승인취소를 적용해, 불법과 가짜뉴스로 한국 사회를 망치는 다른 종편들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어야 하는데, 국민 열망에 크게 엇나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엠비엔은 당분간 류호길 대표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류 대표는 자본금 불법 충당금 책임자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다. 3년 전 조건부로 재승인을 받은 엠비엔은 다음달 말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967956.html?_fr=mt2#csidxc46e244c8dcf3049079e7b591132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