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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무시한 판결로는 한일관계 미래로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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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상식

2021. 6. 9.

인권 무시한 판결로는 한일관계 미래로 갈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가 7일,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 85명이 일본 전범기업 16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편향된 외교·안보 논리를 앞세워 피해자들의 인권을 무시한 조악한 판결 내용에,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하급심에 불과한 이번 판결이, 마치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뒤집은 것인 양, 견강부회하는 보수 언론들의 태도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번 판결의 논리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문제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히 해결되었기 때문에,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8년 10월 대법원이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근거로 배상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식민 지배의 불법성과 징용(강제동원)의 불법성은 모두 국내법적 해석”이라며,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 침략국이 불법성을 부정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가해국 중심 국제정치 논리를 답습한 것이다.

청구권협정으로 일본으로부터 받은 외화 덕에 ‘한강의 기적’이 일어났고,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권을 인정하면 “일본과의 관계가 훼손되고, 한미동맹으로 우리 안보와 직결된 미합중국과의 관계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엉뚱한 근거를 들기도 했다.

엄정한 법리에 근거해 인권 침해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사법부가, 외교와 국제적 힘의 논리를 내세워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내린 것은 극히 유감이다.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여전히 우리 사법부의 권위가 실린 판례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항소심에서 이번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런데도 일부 보수언론들은 “1심이 김명수 대법원의 판결을 조목조목 반박했다”(조선일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법원 판결이 뒤집혔으니, 이제 ‘외교의 시간’이 왔다”(중앙일보)며, 이번 판결에 과도한 무게를 실어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얄팍한 술수다.

 

한-일 관계는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부정하고, 이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개인들의 인권을 무시해서는 한-일 관계가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국가주의적이고 비법률적인 논리로 점철된 이번 판결은 오히려 걸림돌만 될 뿐이다.

법적 판단은 법리에 따라 엄정히 하되, 외교적 노력도 병행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 이후 ‘사법부 판결에 개입할 수 없다’는 논리만 내세워, 피해자들이 실제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욱 적극적인 외교로 해법 마련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계속해나가길 바란다.

 

[ 2021. 6. 9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98531.html#csidxe8af7b2482b2d99be52543f02f059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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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호사카 교수 "법원, 일본과 커넥션 있습니까?"

 

[호사카유지·김경년의 일본저격 9회] 강제징용 기각판결 분석

 


"혹시나 (사법부가) 일본쪽하고 커넥션이 있는 거 아닙니까?"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서 원고인 피해자들의 소송이 기각된 것을 두고,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8일 오전 11시 생중계된 오마이TV '호사카유지·김경년의 일본저격'에서, 그는 하루전인 7일 내려졌던 강제징용 소송의 판결 결과에 대해 분개했다. 이번 판결은 강제징용자 85명이 일본의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인데, 원고만 다르고 거의 내용이 동일한데도, 지난 2018년 10월의 대법원 판결과는 결과가 180도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강제징용판결은 '한일간의 모든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끝났다'는 일본측의 주장에 대해, '개인청구권은 아직 살아있다'는 원고측 주장이 승리한 것이다. 이 판결 이후 한일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판결을 방해하려는 박근혜 정권 시절 '사법농단'을 헤치고, 원고들이 무려 13년을 치열하게 투쟁해온 결과였다.

호사카 교수는 '그렇게 어렵게 소중한 판결을 얻어냈었는데, 이렇게 되면 그간의 세월은 뭐가 되냐'는 질문에 "저도 그런 마음을 많이 가졌었다"면서도 "아직 1심이기 때문에 상급심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열린 강제징용 노동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1심 선고에서 각하 판결을 받은 유족 임철호(왼쪽) 씨와 대일민간청구권 소송단 장덕환 대표가 공판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항소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날 열린 선고 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양호 부장판사)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낼 권한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내리는 결정이다.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에서 원고 패소 판결과 같은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일본 변호사들도 이긴다는데 왜 패배를 걱정하나"

두 진행자가 분개한 것은 '판결의 결과'보다는 재판부가 내건 '판결의 이유'였다.

판결문에는 "피해자들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가 국제사법재판소(ICU)에서 결과가 뒤집히면 문명국으로서 위신이 추락한다"는 표현이 있었던 것. 호사카 교수는 이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에 간다는 게 결정된 것도 아니며, 가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일본 변호사들의 얘긴데 왜 패배를 걱정하는 거냐"고 의아해했다.

판결문에는 또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를 공유하는 서방세력의 대표 국가 중 하나인 일본국과의 관계가 훼손된다"는 표현도 있다. 즉,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피해자들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호사카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한일관계 운운은) 외교적인 것 아니냐, 사법부가 외교부냐"고 반문하고 "어이없는 판결문을 쓰지말고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판결문이 나와야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어 "2018년 대법원 판결의 판결문은 상당한 명문이라서 일본 사람들도 읽으면 납득을 한다"며 "그러나 이번 판결문은 읽는 사람들의 머리를 갸우뚱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판결이 일본쪽에 노출되면 일본의 양심적인 사람들이 어이없게 느낄 것"이라며 그들이 "왜 이런 친일적인 판결문이 나올까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사카유지·김경년의 일본저격' 9회는 이 외에도 <미국이 '독도는 한국땅' 인정하는 증거>,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일본 전 총리>, <'스가의 예스맨' 코로나 자문위원장 "이젠 더 이상 못참겠다"> 등의 주제를 살펴본다.


 

김경년(sa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