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사

태극기사의 일상생활과 관심사항을 모아모아 놓지요

조롱은 윤석열 검증이 아니다, 품위 있게 가자

댓글 0

시사, 상식

2021. 7. 3.

조롱은 윤석열 검증이 아니다, 품위 있게 가자

 

[안호덕의 암중모색]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그의 혐의

 

'도리도리'만 740번? 윤석열 도리도리가 뭐길래?

 
<파이낸셜뉴스>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당시 고개를 좌우로 자주 흔드는 자세를 기사화하면서 붙인 제목이다. 며칠 동안 온라인에서 '도리도리'란 용어가 오르내렸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들도 한마디씩 했다.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습관을 희화화하고 비난의 소재로 삼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본질을 보자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윤 전 총장을 검증하고 비판해야 할 점은 이런 것이 아니다. 공정·정의·상식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검찰총장 재임 기간 불공정·불의·비상식적이라고 국민의 원성을 산 일도 부지기수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물에 대한 검증이 고개를 흔드는 습관을 조롱하는 것에 묻힌다면, 피해는 결국 유권자인 국민의 몫이다.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논쟁도 마찬가지다. 본질보다는 그의 이전 직업과 '쥴리'라는 별칭에 관심이 쏠려 있다. 논란이 시작된 건 윤석열 X파일에 대해 입장을 밝힌 김건희씨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면서부터다.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김씨가 윤석열 X파일과 세간에 떠도는 말을 조목조목 반박하자, 온라인은 곧장 '쥴리', '접대부', '룸살롱', '에이스'라는 자극적인 용어들로 넘쳐났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리석은 인터뷰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진위에 대해서 국민이 집요하게 검증하려 할 것이라며 치명적 실수라고 꼬집었고, 같은 당 정미경 최고위원도 응대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김건희씨가 직접 '쥴리'를 언급한 건 하책 중 하책, 자충수라고 평가했다. 내용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는 윤석열 X파일 내용 일부를 김건희씨가 직접 언급해 오히려 논란을 수면 위로 끌어냈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같은 지적과 정반대로 갈 개연성도 있다. 당장 온라인과 여론의 중심이 김건희씨의 이전 직업이나 연예 잡지에 다룰 만한 소재 찾기에 머무르게 되면, 김건희씨와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은순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혹의 본질을 끌어내기보다는 황색 저널리즘을 요동치게 하는 이런 인터뷰는, 김건희씨 의지와 상관없이 하책이 아니라 상책, 자충수가 아니라 묘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피해도 결국은 유권자인 국민의 몫이 되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유권자의 관심은, 권력과 금력을 이용해 탈법·불법 행위를 했느냐 안 했느냐로 쏠려야 한다. 공개되지 않았고 내용 일부도 믿기 어려운 소설 같은 이야기에 귀를 쫑긋할 게 아니라, 코바나컨텐츠를 둘러싼 뇌물성 협찬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이 유권자의 관심사항이 되어야 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은 지난 2020년 2월 17일 <뉴스타파>가 자세히 소개한 적이 있다.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주식시장의 '선수'로 활동하는 이아무개씨와 공모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했고, 김건희씨는 이들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증권 계좌, 현금 10억 원을 맡겨 전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 내사는 관계 기관의 비협조로 수사로 전환되지 못한 채 중단되었다. 수사가 제대로 진척되었더라면 시세 조정의 목적을 갖고 거래를 위탁·수탁한 행위도 처벌하도록 규정한 자본시장법에 따라, 김건희씨도 수사와 처벌이 불가피 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은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개설해 수십억 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최씨가 해당 병원을 통해 편취한 금액을 22억 9400만 원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동업자 중 1명은 징역 4년, 나머지 2명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형을 받았지만, 최씨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었다. 뒤늦게 7월 2일 법원은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최씨를 법정구속했다.

 

고개를 갸우뚱 할 사건은 또 있다. 350억 원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90억 원의 부당이득을 편취한 사건으로, 동업자는 가산을 탕진하고 3년 수감 생활을 했지만, 위조 당사자로 지목된 최씨는 그동안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가 2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불법 요양병원 운영으로 요양급여를 부정수급 한 혐의로 선고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최은순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 이희훈

  

 

냉정과 품위

윤 전 총장의 아내인 김건희씨와 장모인 최은순씨 관련해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도 중요하지만, 과거 수사와 재판에서 외압이 있었는지도 반드시 재조명해야 한다. 

아내와 장모의 불법 혐의를 가지고 대권을 선언한 윤 전 총장을 옥죄려 하는 게 과도한 정치공세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지지층에서 나온다. 그러나 아내인 정경심 교수의 확정되지 않은 혐의만 가지고 조국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던 과거에 비춰 보더라도, 김건희-최은순씨의 석연치 않는 혐의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는 지나친 게 아니다.

대선 레이스에 오른 주자들 모두가 그렇지만 특히 윤 전 총장에게는 지금부터가 검증의 시간이다. 검증은 냉정히, 그리고 품위 있게 했으면 한다. 조롱은 가장 되받아치기 쉬운 저급한 공격일 뿐이다.

윤 전 총장에 대해 검증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정치와 언론이 조롱과 황색 저널리즘으로 유권자를 잡아끌더라도, 유권자인 국민은 품위 있게 가자. 그게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