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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불균등한 회복을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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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상식

2021. 8. 3.

세계경제, 불균등한 회복을 넘어야

 

 

코로나19 충격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생각보다 빠르다. 7월 발표된 국제통화기금의 세계경제전망을 살펴보면, 2021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6%, 2022년은 4.9%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6%,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은 6.3%인데, 이는 4월 전망에 비해 선진국은 0.5%포인트 높아지고, 신흥·개도국은 0.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적극적인 재정 확장으로 미국은 7%의 성장이 예상되어 경기과열 우려까지 나오지만, 개도국들은 사정이 좋지 않다. 현재까지 선진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17%를 쏟아부었지만, 신흥경제국은 약 4% 그리고 가난한 개도국은 2%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접종률은 소득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7월19일 현재 전세계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 비율이 약 13%인데, 그중 선진국이 약 40%, 신흥경제국은 11%, 가난한 국가는 고작 1.2%에 불과하다.

 

따라서 2024년 선진국의 국민소득은 위기 이전의 전망치보다 약 1% 낮을 정도로 회복되겠지만, 신흥경제국과 가난한 국가들은 회복이 훨씬 느려서 각각 4%와 6%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이 단층이라고 표현하듯, 최근 세계경제의 회복에는 이렇게 거대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타격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주로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가난한 국가에서 절대빈곤층이 크게 증가했다.

6월에 발표된 이 기관의 연구는, 2020년 경제위기로 인해 하루 1.9달러(약 22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세계의 빈곤 인구가, 코로나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할 때 9700만명 증가했을 것이라고 보고한다. 이는 그나마 1월의 전망치 1억2000만명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전세계의 절대빈곤층은 1999년 인구의 약 29%에서 2017년 약 9%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그러한 성과가 코로나로 역전된 것이다. 극빈층이 늘어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유엔(UN)에 따르면, 충분한 식량을 얻지 못해 영양부족에 직면한 인구가 2020년 약 7억700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1억2000만명이나 증가했다. 다른 연구는 기아 상태에 빠진 인구도 늘어났다고 보고한다.

 

팬데믹을 배경으로 전세계의 불평등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 교수는 2020년 국가 단위의 불평등은 감소했다고 보고한다. 코로나19로 선진국이 개도국에 비해 더 큰 타격을 받았고 경제침체가 더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외의 개도국들은 성장률이 크게 하락했고, 특히 인구가 많고 가난한 인도는 국민소득이 7.3%나 줄어들어, 인구 가중치를 준 각국 사이의 불평등은 약간 상승했다.

 

정확한 세계시민 사이의 불평등은 각국 사이와 각국 내의 불평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몇몇 선진국에서는 정부 지원으로 빈곤과 불평등이 줄어들었다고 보고하지만, 훨씬 많은 국가에서는 국내의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을 것이다. 결국 팬데믹은 세계시민들 사이의 불평등을 확대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앞서 보았듯이 경제 회복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격차가 다시 커질 전망이다. 팬데믹 동안 개도국의 학생들은 온라인 교육을 받기 어려웠고, 중소기업들도 부채 부담이 커져서 성장의 앞날이 어둡다. 또한 경제 회복 이후 선진국의 금리 인상은 개도국들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2010년대 이후에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들의 성장도 국제무역 성장의 둔화를 배경으로 정체되었고, 제조업 발전을 통한 가난한 나라들의 추격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사정이 이러니 불균등한 경제 회복과 개도국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각자도생에 바쁘고, 국제기구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바네르지와 뒤플로 교수는 최근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과 개도국에 대한 지원 부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팬데믹에 대응하여 선진국과 개도국이 힘을 모으고, 기후변화 등 지구적 위협에 대응하여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진국 시민들은 세계화된 시대에 모두가 안전하지 않다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진실이, 일국 차원의 문제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도국에 대한 대규모 지원과 투자 확대, 그리고 무역규제 완화 등을 통해 세계적 차원에서 더 나은 재건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강국 ㅣ리쓰메이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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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06199.html#csidxe4b07e01682fb4294269132f5f8af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