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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용 “아무리 열심히 설명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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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교육, 문화계 관련

2021. 12. 3.

문준용 “아무리 열심히 설명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 세상”

 

 

일부 언론, 문준용 작가 인터뷰 발췌 인용·자극적인 제목 사용

문준용 작가, 앞뒤 맥락을 함께 들어줄 생각은 없나?

대통령 아들과 예술가로서의 인간적인 고뇌 털어놨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 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이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 세상”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문 작가가 이런 글을 쓴 이유는 한 편의 영상으로 시작됐습니다. 문 작가는 지난달 20일부터 경기도 파주 스튜디오 ‘끼’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문 작가는 개인전을 했던 자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고, 영상은 12월 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의 제목은 “ ‘대통령 아들’ 문준용 “그림자와 교감하는 AR 작품으로 힐링 주고 싶었다””였습니다.
문 작가의 발언은 “[단독]‘대통령 아들’ 문준용 “누구 아들이라 봐주는 세상 아냐””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전문이 <중앙일보>에 게재됐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문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그중 <서울경제>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 “난 지원금 받아도 된다고 생각””이라고 썼습니다.
문 작가는 페이스북에 “서울경제에서 그 글의 일부를 발췌하고 엉뚱한 부분을 제목으로 썼다.”며 “서울경제 기사의 ‘화나요’ 수는 무려 1만. 화내시는 분들이 동영상은 볼 수도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제가 지원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맞다. 그런데 앞뒤 맥락을 함께 들어줄 생각은 없나요?”라며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설명을 해도 들어주질 않는 세상”이라고 했습니다.

 

문 작가와 인터뷰한 <중앙일보>의 영상과 인터뷰 전문을 읽어보면, 문 작가에게 지원금이 필요한 이유와 왜 받을 수밖에 없는지 잘 나와 있습니다.

 

 

문예위 지원금 관련 문준용씨 인터뷰 (출처:중앙일보)

Q.이번 작품 논란됐던 문예위 지원금 받은 작품이다.

A.지원금이란 용어가 문화계에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쓰인다. 근데 예술가들은 이 단어가 사용되길 원치 않는다. 어려운 사람 돕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원금은 정확히 말하자면, 미술관을 만들 때 투입되는 콘텐트 제작비용, 미술작품 구매 비용이다. 지원받는 대상을 잘 봐야 한다. 박수근 어린이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숨은 그림 찾기’)의 경우, 미술관이 작품을 사도록 양구군청이 지원해줬다는 의미다. 나를 지원한 게 아니다. 지원금이란 용어는 행정 과정상 쓰이는 단어다.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다. 문예위 지원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온 게 아니다. 대부분 장비 대여 회사에 지급되고, 같이 작업한 사람들에게 갔다. 덕분에 미술관 등은 돈을 더 안 들이고 작품을 전시한다. 관객들은 관람료를 거의 안 내거나, 최저가로 관람한다.

Q.지난 9월 SNS에서 “제가 받는 지원금에 불쾌한 분들 이해한다”고 했다. 뭘 이해한다는 뜻인가.

A.서로 생각이 다르단 걸 이해한다는 뜻이다. 내용을 잘 모르고, 오해해서 불쾌하신 분들도 있고, 다 설명해 드려도 불쾌한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문준용은 아무것도 받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런 눈높이가 있을 수 있는데, 어쩔 수 없다. 생각이 다른 거다. 난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문 작가는 “문예위 지원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온 게 아니다. 대부분 장비 대여 회사에 지급되고, 같이 작업한 사람들에게 갔다"며 "덕분에 미술관 등은 돈을 더 안 들이고 작품을 전시하고, 관객들은 관람료를 거의 안 내거나 최저가로 관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작가는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작비는 지원금 6900만원을 한참 넘겼다”면서 “장비 대여에만 4000만원이 소요됐고, 이외 컴퓨터 그래픽팀, 모델링, 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투입된 전문가만 10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경제> 기사에는 문 작가가 설명했던 지원금 발언은 대부분 생략됐고,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지원금 신청은 모든 작가가 다 하는 일” 등의 일부 발언만 발췌해서 보도됐습니다.
<서울경제> 박윤선 기자가 어떤 의도로 “난 지원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제목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문 작가의 영상과 인터뷰 전문을 제대로 읽고, 전시회 관련 취재를 제대로 한 기자라면, 일부 발언만 발췌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문준용 작가 인터뷰 중에서

Q.평소 부모님과 작품 이야기 자주 주고받나.

A.자주 얘기 안 나눈다. 특히 아버지랑은 얘기 잘 안 한다. 그렇지 않나.

Q.‘대통령 아들’ 정체성을 잘 못 받아들이는 건 아닌지, 원망도 들던가.

A.그런 생각을 해서 뭐하나. 그렇게 됐는데…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없지 않나. (대통령 아들은) 어쩔 수 없이 해야 되지 않나. 그러니까 하는 거고. 잘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원해서 하는 것도 아니지만… 원망해서 뭐하나. 원망한다고 안 해도 되는 게 아니고, 바뀌는 것도 아니고.

Q.‘대통령 아들’인 예술가로 5년 살았다. 어땠나.

A.난 내가 누구라고 밝히지 않으려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누군가 알아보는 사람 있으면 창피해하는 성격이다. 특히 작품이 별로인데, ‘빽’으로 성공했다면 길게 봐선 내 손해다. 그 부분이 특히 두려웠다. 내가 실력 없는 작가라면 빨리 그만두고 다른 일 하는 게 내가 더 잘 먹고 잘사는 길이다. 작가 커리어로 봤을 때도. 괜히 어중간하게 지금만 반짝하고, 나중에 못하면 그것도 큰 골치 아닐까. 그런 걸 극도로 경계했다. 또 지금 세상이 다들 알고 있지만 누가 누구 아들이라고 이상한 짓 했다간 바로 SNS에 공개되는 세상이다. 그걸 또 쉽게 용서하거나 넘어가는 세상도 아니다. 옛날에 대통령 자식 중에 그런 걸 누렸던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요즘 사람들이 다들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보고 있지 않나. 무슨 무슨 회사 사장, 회장님들도 다 잡아가는데, 대통령이라고 참고 넘어가겠나 아니다.




문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 대통령 아들과 예술가 사이에서 겪었던 고충과 인간적인 고민 등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오히려 기자라면 어디에서 볼 수 없었던 대통령 아들의 솔직한 심경에 포커스를 맞춰 기사를 쓰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물론 대한민국 언론에서 이런 기사는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속보와 클릭 경쟁에서 자극적인 제목은 필수이고, 독자의 자율적인 판단과 해석을 위한 원문 링크는 금기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문준용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인용 기사 말고 유튜브 영상이나 인터뷰 전문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지원금 논란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편일 것입니다.

 


문준용 작가 인터뷰 영상
문준용 작가 인터뷰 전문

 

 

[ 임병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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