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상상

탁구의 일기 - 가장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적인 기록입니다

부석사 의 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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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상

2005. 5. 25.

2004.1.1. 
새로운 해의 시작은 부석사 일출에서부터 해 보기로 했다. 새벽 6시 30분 좀 더 자고 싶은 유혹을 무릅쓰고 부석사로 향했다. 소풍 때마다, 또한 수시로 오르내리던 부석사행이지만 이번의 느낌은 색 달랐다. 우선 많은 인파다. 그저 어릴 적 자주 다니던 절, 역사책에서 공부하던 무량수전 정도만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수백수천의 인파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어 여명을 뚫고 언덕을 오르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이제 내 고향의 부석사는 전국 유명 명승지중에 하나가 되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소문은 들었지만.) 

인파들 중의 많은 수는 무량수전 앞에 겹겹이 줄지어섰으나, 나는 이미 들은 바도 있고 또한 부석사 주변 지형 상 동향으로 가야 되겠기에 언덕을 넘어 원융 국사 탑 쪽으로 갔다. 거기에도 이미 수많은 인파가 언덕 요소요소에 길게 줄을 이루며 동편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차츰 다가오면서 해맞이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한 곳으로 모여지며 모두들 숨을 죽인 체 일부는 가슴에 합장을 하고 일부는 카메라 렌즈를 동편 하늘에 고정시킨 체 경건함이 감돌았다. 

그러나.... 오늘따라 하늘은 희끄무레한 구름에 덮여 있고 또 해가 뜰 것으로 기대했던 시간이 지났지만 해는 떠오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그러나 새해 아침의 마음을 상하지 않기 위해서 인지 크게 내색은 하지 않으며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반 정도의 사람들이 산을 내려가는 것을 보며 나도 추위나 달래 볼 량으로 가지고 간 커피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한쪽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순간적으로 동편을 바라보았을 때, 하늘이 밝고 붉게 물들며 빨간 점이 구름 사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일부는 기도 하고 일부는 낮게 탄성을 지르며 경건함에 젖어들었고, 나도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막연히 라도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이 있기를.. 그리고 세상 모든 이 에게도 평화가 있기를..' 바라는 기도를 했다. 아마 이 순간 모든 이의 마음은 일치됐으리라 믿어진다. 

태양은 처음에 주홍색 점이더니 점차 커지며 옅어지다가 다시 선명하게 빨간색으로 변하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크고 둥근 모습으로 온통 동쪽 하늘을 물들이며 하늘 가운데로 솟아올랐고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이 가슴 가운데로 모아졌다. 
“세상에 좋은 일들만이 있게 하소서..” 

일출을 보고 무량수전 앞 계단을 내려선 시간이 아침 8시 30분! 이제 계획되고 소백산 국망봉 등산으로 방향을 돌렸다. 
소백산은 1,2 연화봉에서부터 비로봉, 국망봉, 형제 봉등을 몇 차례 등산해 본 적이 있지만 겨울 등산이 가장(다른 사람들은 봄의 철쭉제가 최고라지만) 인상이 깊기에 이번에, 그것도 이번은 12 간지를 4회전 한 원숭이띠의 새해 아침이기에 꽤 오래전부터 계획해 왔다. (2004.1.2)